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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약리학 개요
1.1. 약물의 명칭과 약리학의 정의
약물의 명칭은 일반명, 상품명, 화학명의 3가지로 나뉜다. 일반명(generic name)은 약리학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약물 명칭으로, 약물이 개발되어 최종적으로 시장에 나올 때 붙여지는 이름이다. 상품명(trade name)은 제약회사에서 약물을 판매할 때 기억하기 쉽고 편리한 이름을 붙여 판매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사용한다. 화학명(chemical name)은 약물의 화학적 구조를 나타내는 명칭으로, 실제 사용하기에는 너무 길고 어려워 잘 사용되지 않는다.
약리학(pharmacology)은 약물이 생체 기능에 미치는 작용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약물은 질병을 진단, 치료, 예방하기 위해 사용되는 구조가 알려진 화학물질로 정의된다. 따라서 약리학은 약물의 효과, 약물과 수용체의 상호작용, 약물의 약동학적 특성 등을 연구한다고 볼 수 있다.
1.2. 약물 규제와 승인 절차
약물 규제와 승인 절차는 치료제와 생물 제제가 개발되는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단계이다. 이는 약물의 안전성과 효과성을 확보하기 위해 필수적인 절차라고 할 수 있다.
먼저 전임상연구(preclinical investigation) 단계에서는 실험실에서 인간과 미생물 세포를 사용하는 실험을 통해 약물이 인체에 유해한지 여부를 탐색한다. 또한 다양한 동물 종에게 연구를 수행하여 유해 반응을 관찰한다. 이는 약물이 인체에 미칠 수 있는 부작용을 사전에 파악하고자 함이다.
이어서 임상연구(clinical investigation) 단계에서는 약물의 적절한 용량과 유해 반응을 확인하기 위해 처음으로 건강한 지원자를 대상으로 시험을 시행한다. 임상시험은 약물의 승인과정에서 가장 긴 부분을 차지한다.
그 다음으로는 신약 허가 신청(new drug application, NDA) 단계에서 약물의 상품명이 최종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신약 허가 신청의 검토에 소요되는 시간은 17-24개월 정도이다.
마지막으로 시판 후 감시(postmarketing surveillance) 단계에서는 대규모 대상자를 통해 유해한 약물 반응이 나타나는지 탐색한다. 이는 신약 승인 과정의 최종 단계로, 약물이 실제 임상에서 어떤 부작용을 유발하는지를 확인하는 중요한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치료제와 생물 제제는 엄격한 4단계의 검토 과정을 거쳐야 최종적으로 승인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약물의 안전성과 효과성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적인 절차라 할 수 있다.
1.3. 약동학
약동학(pharmacokinetics)은 투여된 약물이 체내에서 거치는 흡수, 분포, 대사, 배설과 같은 일련의 과정을 연구하는 분야이다. 이러한 약물의 체내 동태에 대한 이해는 약물의 치료 효과와 부작용을 예측하는데 필수적이다.
약물이 체내에 투여된 후 나타나는 흡수 과정은 약물이 작용점에 도달하기 위해 거치는 가장 중요한 단계이다. 약물의 흡수 정도와 속도는 약물의 생체이용률(bioavailability)을 결정한다. 약물은 투여 부위로부터 혈액 속으로 흡수되어 전신 순환계로 들어가게 된다. 경구투여, 비경구투여 등 다양한 투여 경로에 따라 흡수 양상이 달라진다. 경구 투여 시 위장관에서의 흡수가 중요하며, 주사 투여의 경우 주사 부위와 투여 경로(정맥, 근육, 피하 등)에 따라 흡수 속도가 달라진다.
약물의 분포는 혈액을 통해 전신으로 퍼져나가는 과정으로, 약물이 목표 조직에 도달하는 것을 의미한다. 약물은 주로 혈장 단백질과 결합하여 운반되며, 결합 정도에 따라 자유 약물의 양이 달라져 약리 작용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혈액 뇌 장벽, 태반 장벽 등 생물막을 통과하여 중추신경계나 태아로 분포하게 된다.
약물은 주로 간에서 대사되어 불활성화되거나 배설 가능한 형태로 변화된다. 간에서의 약물 대사는 1상 대사(산화, 환원, 가수분해 등)와 2상 대사(포합반응)로 구분된다. 이러한 대사 과정을 통해 약물의 효과가 소실되고 독성 대사 산물이 생성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약물 배설 과정에서는 주로 신장을 통해 약물과 대사 산물이 소변으로 배출된다. 일부 약물은 담즙을 통해 대장으로 배출되기도 한다. 약물 배설 속도는 약물의 반감기를 결정하며, 이는 약물 농도 변화와 약물 효과의 지속 시간을 예측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처럼 약동학은 약물이 체내에서 거치는 일련의 과정을 정량적으로 다루며, 약물 투여량 결정, 용법 설계, 약물 상호작용 예측 등 임상적 의사결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따라서 약물 치료의 성공을 위해서는 약동학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필수적이다.
1.4. 약력학
약력학(pharmacodynamics)은 약물의 작용기전과 약물의 농도와 인체 반응 간의 관계를 연구하는 분야이다. 약물이 어떻게 사람의 몸을 변화시키는지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약물이 인체에 작용하여 나타나는 효과는 약물의 용량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일반적으로 약물의 투여량이 증가할수록 그 효과도 증가하지만, 특정 용량에 도달하면 더 이상 용량 증가에 따른 효과 증가가 나타나지 않는다. 이를 최대유효량(maximal effective dose)이라고 한다. 그 이상의 용량 증가는 해당 약물의 독성만 증가시킬 뿐이다.
한편, 약물의 용량에 대한 반응은 개인차가 크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빈도 분포 곡선(frequency distribution curve)이 사용된다. 빈도 분포 곡선은 약물에 대한 환자들의 반응 분포를 보여준다. 빈도 분포 곡선의 중앙에 해당하는 약물 용량을 중간효과용량(median effective dose, ED50)이라고 한다. ED50은 특정 환자군의 50%가 치료 효과를 달성하는데 필요한 투여량을 의미한다. 빈도 분포 곡선을 통해 약물의 안전성도 판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중간치사용량(median lethal dose, LD50)은 실험 동물군의 50%가 사망할 수 있는 약물 용량을 나타낸다.
ED50와 LD50는 약물의 안전범위를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인 치료지수(therapeutic index)를 계산하는데 사용된다. 치료지수는 LD50/ED50로 계산되며, 값이 클수록 해당 약물의 안전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약물은 신체의 생리적 과정과 생화학적 과정을 조정하거나 변화시킨다. 이러한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약물이 신체 내의 특정 분자나 화학물질과 상호작용해야 한다. 이러한 효과를 일으키기 위해 약물이 결합하는 세포 내의 거대분자를 수용체(receptor)라고 한다. 약물이 수용체와 결합하면 내인성 조절 분자의 효과를 모방한 반응을 일으킨다. 예를 들어, 베타네콜이라는 약물을 투여하면 아세틸콜린 수용체와 결합하여 아세틸콜린과 동일한 효과를 나타낸다. 이런 경우 내인성 물질과 동일한 작용을 하는 약물을 작용제(agonist)라고 한다.
반면, 약물이 수용체와 결합하여 내인성 화학물질의 작용을 억제하기도 한다. 이러한 기능을 하는 약물을 길항제(antagonist)라고 한다. 길항제는 작용제의 작용을 방해하거나 감소시킨다.
이처럼 약물은 수용체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생리적 반응을 일으키거나 억제한다. 이해하기 쉬운 예로, 아세틸콜린은 근육 수축을 유발하는 내인성 신경전달물질이다. 이 때, 아세틸콜린 수용체에 작용제인 베타네콜이 결합하면 근육 수축이 유발되고, 길항제인 아트로핀이 결합하면 근육 수축이 억제된다.
결론적으로, 약력학은 약물이 인체에 미치는 작용 기전과 약물 농도에 따른 생리적 반응의 관계를 연구하는 약리학의 한 분야이다. 약력학적 지식은 약물 치료에 있어 약물의 선택, 투여량 결정, 예상되는 치료 효과와 부작용 예측 등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2. 약물의 작용과 부작용
2.1. 아드레날린성 약물
아드레날린성 약물은 교감신경계를 자극하여 투쟁 또는 도피 반응의 특징적인 증상들을 유발하며, 쇼크와 저혈압 치료에 사용된다. 이러한 교감신경 작용제는 항콜린성 약물과 유사한 반응을 나타낸다. 대부분의 교감신경 작용제는 아드레날린성 수용체에 직접 작용하여 이를 활성화시킴으로써 효과를 발휘한다. 또한 교감신경계 절후에서 분비되는 노르에피네프린의 재흡수 억제 또는 분해 억제를 통해 간접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아드레날린성 수용체는 α 수용체와 β 수용체의 두 종류가 있으며, 각각 α1, α2, β1, β2, β3로 세분화된다. α1 수용체 자극은 혈관 수축과 저혈압 치료에, α2 수용체 자극은 고혈압 치료에, β1 수용체 자극은 심장 정지, 심부전, 쇼크 치료에, β2 수용체 자극은 천식과 조기 진통 치료에, β3 수용체 자극은 과민성 방광 치료에 사용된다.
아드레날린성 작용제로는 dobutamin(β2 작용제), dopamin(α1, β1 작용제), epinephrine(α, β 작용제) 등이 있다. 이들 약물은 교감신경을 직접 자극하여 혈압, 심박출량, 기관지와 같은 생리학적 반응을 일으키는데, 용량에 따라 선택적으로 특정 수용체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
한편, 아드레날린성 길항제는 교감신경을 억제하여 부교감신경 작용제와 유사한 휴식 및 소화 증상을 유발하며, 주로 고혈압 치료에 사용된다. 아드레날린성 길항제 역시 α 수용체 차단제와 β 수용체 차단제로 구분된다. α 차단제는 고혈압, 전립선 비대증 치료에, β 차단제는 심장 수축 속도와 수축력 감소를 통해 고혈압, 부정맥 치료에 사용된다. 대표적인 약물로는 propranolol(Inderal)이 있다.
이처럼 아드레날린성 약물은 교감신경계에 대한 작용을 통해 다양한 생리학적 반응을 조절함으로써 질병 치료에 활용된다. 이들 약물은 용량과 수용체 선택성에 따라 상반된 효과를 나타낼 수 있어 세심한 투여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2.2. 콜린성 약물
콜린성 약물은 자율신경계 중 부교감신경계에 작용하여 휴식과 소화 반응을 나타내는 약물들이다. 콜린성 수용체는 니코틴성 수용체와 무스카린성 수용체 두 가지로 구분되는데, 니코틴성 수용체는 자율신경계의 신경절에, 무스카린성 수용체는 부교감신경말단에 분포하고 있다.
콜린성 약물은 이러한 수용체와 결합하여 작용하는데,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부교감신경계를 자극하여 휴식과 소화 반응을 일으키는 부교감신경 작용제이고, 둘째, 부교감신경계를 억제하여 투쟁 또는 도피 반응을 나타내는 부교감신경 차단제이다.
부교감신경 작용제에는 직접작용 약물과 간접작용 약물이 있다. 직접작용 약물은 콜린성 수용체에 직접 결합하여 부교감신경 반응을 일으키는 피로카르핀(pilocarpine)이 대표적이다. 간접작용 약물은 아세틸콜린 분해효소인 아세틸콜린에스터라제를 억제하여 아세틸콜린의 농도를 증가시켜 부교감신경 반응을 유발하는 도네페질(Donepezil, Aricept)이 대표적이다.
부교감신경 차단제는 무스카린성 수용체를 차단하여 부교감신경 반응을 억제하는 약물로, 아트로핀(atropine)이 대표적이다. 이 약물들은 부교감신경계가 과다하게 작용할 때 이를 억제하여 투쟁 또는 도피 반응을 유발한다.
콜린성 약물은 안과, 위장관, 비뇨기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된다. 안과 영역에서는 동공 확장, 근시 치료, 녹내장 치료에 사용되고, 위장관 영역에서는 위장관 운동 촉진, 소화 장애 치료에 이용된다. 비뇨기계에서는 방광 수축 촉진, 요저류 치료에 사용된다. 또한 중추신경계 질환인 알츠하이머병 치료에도 아세틸콜린에스터라제 억제제가 사용된다.
이처럼 콜린성 약물은 자율신경계에 대한 작용기전을 바탕으로 다양한 질환 치료에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과도한 자극이나 차단은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용량 조절이 중요하다.
2.3. 불안과 불면 치료제
국제 질병 분류에 따르면 불안(anxiety)은 염려, 근육긴장,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끊이지 않는 걱정 등을 말한다. 불안은 그들의 증상에 따라 범불안장애, 공황장애, 공포증, 강박충동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의 종류로 규명할 수 있다. 이러한 불안이나 수면장애를 경험하는 환자들은 벤조디아제핀 약물, 바비튜레이트, 비벤조 디아제핀 약물, 비바비튜레이트의 4가지 약물이 도움이 된다. 그 밖에도 중추신경계 항우울제는 우울한 감정과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이러한 항우울제는 삼환계 항우울제(TCAs),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