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청록파
1.1. 시대적 배경
40년대는 제2차 세계대전을 겪고, 어느 때보다 세계가 전쟁과 해방운동을 활발히 했던 시기였다. 또한 이로 인해 전쟁의 피해 및 사망자가 극대화되었던 시기이기도 했다. 종전 이후에는 미국과 소련의 대립 및 자유주의진영과 공산주의진영의 대립으로 냉전시기가 시작되었다.
대한민국은 이 시기에 일제 말기를 맞이하였는데, 일본은 전쟁과 통치를 확고히 하기 위해 강제 징용 및 징병, 위안부 징집, 국어 및 국사 교육 금지, 창씨개명 등으로 시련을 가하였다. 이후 1945년 8월 15일 우리나라는 광복을 맞이하였으나 곧 신탁통치와 남북 분단의 아픔을 겪게 되었다. 당시 사회는 전쟁으로 인해 전사자 및 사망자도 크게 증가한 상태였으며, 이산가족, 고아, 미망인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또한 국가예산이 군사비로 많은 부분 투입되어 경제상황이 좋지 못했고, 재산 및 문화재 또한 파괴되어 국가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 속에서 청록파 시인들은 전통과 자연에 주목하며, 당시 암울했던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민족의 정서와 자연에 대한 동경을 담아내며, 전통적 가치의 보전과 회복을 지향했다고 할 수 있다.
1.2. 40년대 시의 특징
1940년대는 우리 문학사에서 '문학의 암흑기'라 일컬어지는 시대였다. 일제는 내선 일체(內鮣一體)라는 미명 아래, 창씨개명(創氏改名), 신사참배(神社參拝)를 강요하고, 우리말과 글의 사용을 금하는 등 황국(皇國) 신민화 정책을 폄으로써, 우리 민족의 정신적인 지주를 파괴하려 하였다. 이에 따라, 동아일보, 조선일보 등의 일간지가 폐간되고, 문장, 문예 등의 문예지도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 속에서 다수의 시인들은 일제의 강요에 못 이겨서, 혹은 자발적으로 친일을 하였으며, 일부는 아예 절필함으로써 소극적이나마 일제에 저항하였다.
그러나 1940년대 시의 특징은 다음과 같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첫째, 허무와 절망의 형상화이다. 폐쇄된 현실 상황으로 인해, 인생에 대한 회의, 절망, 허무를 주조로 한 작품이 발표되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서정주의 「바다」, 신석정의 「슬픈 구도」, 박두진의 「푸른 하늘 아래」 등이 있다.
둘째, 민족적 전통의 탐색이다. 를 중심으로 고전의 소개 및 연구가 활발했으며, 민족적 전통을 모색하려는 움직임과 우리말을 지키고 민족적 정조를 표현하려는 노력이 있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김영랑의 「춘향」, 김상옥, 이호우 등의 작품을 들 수 있다.
셋째, 부끄러움의 미학이 나타났다. 민족의 고통과 시대의 어려움을 직시하는 지식인의 자기 성찰과 윤리적 고뇌를 보여주는 작품들이 등장했다. 대표작으로 윤동주의 「서시」, 「별 헤는 밤」, 「또 다른 고향」 등을 들 수 있다.
넷째, 기다림의 자세가 드러났다. 절망적인 시대 상황 속에서도 미래에 대한 신념을 잃지 않고 견디는 자세가 나타났다. 대표작으로 이육사의 「광야」, 「청포도」, 「절정」 등을 꼽을 수 있다.
다섯째, 자연 친화적인 시가 나타났다. 전통적인 서정과 율격으로 한국적 자연을 그리고 있는 작품들이 등장했다. 대표작으로 박목월, 박두진, 조지훈의 시를 들 수 있다.
이처럼 1940년대 시는 암울한 시대상황 속에서도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났다고 할 수 있다.
1.3. 청록파 주요 시인
청록파 주요 시인은 박목월, 박두진, 조지훈 세 사람이다. 이들은 1940년대에 활동한 시인들로, 자연을 제재로 하여 한국적인 정서와 전통 문화를 표현하는 데 주력하였다.
박목월은 자연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과 전통적인 서정성을 보여준 시인이다. 그의 초기 작품들은 민요풍의 소박하고 순수한 정서를 담고 있으며,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노래하였다. 특히 그의 대표작인 「산도화」는 구강산이라는 가상의 공간을 배경으로 자연 속의 아름다운 풍경을 그려내고 있다. 또한 그의 시에는 전통적인 한국미와 선적(禪的) 분위기가 잘 드러나 있다.
박두진의 시는 강렬한 남성성과 기독교적 세계관이 두드러진다. 그의 초기작품들은 자연을 통해 미래에 대한 소망과 민족의 화합을 노래하였다. 대표작인 「해」와 「어서 너는 오너라」에서는 어둠을 몰아내고 새로운 세상을 열어가고자 하는 의지가 잘 드러난다. 또한 그의 중기와 후기 작품에서는 신앙적 갈구와 더불어 역사와 현실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나타난다.
조지훈은 전통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와 관심을 보여준 시인이다. 그의 작품들은 한국적인 고전미와 선적(禪的) 정서를 잘 드러내고 있다. 대표작인 「고풍의상」과 「승무」는 한국의 전통 의상과 무용을 소재로 하여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있다. 또한 그의 「봉황수」에서는 망국의 비애와 역사에 대한 성찰이 드러난다. 전반적으로 조지훈의 시는 한국의 전통 문화에 대한 애착과 그것의 가치를 드높이고자 하는 의지를 담고 있다.
이처럼 청록파 3인의 시인들은 각자의 개성과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한국 전통 문화와 자연에 대한 깊은 관심과 애착을 보여주고 있다. 그들의 시세계는 1940년대 암울한 시대 상황 속에서도 민족의 정신적 구원을 지향하였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1.4. 청록집
『청록집』은 1946년 을유문화사에서 발간된 박목월, 박두진, 조지훈 3인의 공동 시집이다. 이 시집은 당시 문단의 주목을 받았으며, 이들 3인이 대표하는 청록파 시인들의 대표작들이 수록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