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백제 의자왕의 역사
1.1. 해동증자에서 정복자가 된 의자왕
의자왕은 백제의 제31대 왕으로, 무왕의 맏아들로 태어났다. 의자왕은 효성과 형제애가 지극하여 "해동증자(海東曾子)"라 일컬어졌다. 632년 무왕 33년에 태자로 책봉되었으며, 성격이 웅걸하고 용감하며 담력과 결단력이 있었다고 한다.
의자왕은 즉위 후 활발한 정책을 펼쳐나갔다. 먼저 안으로는 지방을 순시하며 죄수들을 사면해주는 등 민심 수습에 힘썼다. 이어 신라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여 직접 미후성 등 40여 성을 빼앗았고, 장군 윤충으로 하여금 신라의 대야성을 공격하게 하여 함락시켰다. 이를 통해 의자왕은 신라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었다.
642년 의자왕은 당나라에 조공을 보내 신라에 대한 공격을 묵시적으로 인정받았다. 이어 같은 해 7월, 신라에 대한 대대적인 공세를 펼쳤다. 이후에도 고구려와 화친을 맺어 신라에 공동대응하는 등 외교적으로도 활발히 움직였다.
재위 4년인 644년에는 아들 융을 태자로 책봉하여 왕위계승의 안정성을 도모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의자왕은 초반 국정운영에 매우 적극적이고 효과적이었으며, 굳건한 왕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
1.2. 백제 패망의 순간
신라를 간접적으로 지원을 하던 당나라는 밀약을 통해서 648년에 나당동맹을 맺게 된다. 나당동맹의 목표는 백제와 고구려를 멸망시키고 패강(대동강)을 경계로 두 나라의 영토를 나누어갖는 것이었다. 먼저 당나라가 고구려와 백제를 멸망시키기 위해 군대를 동원하고, 이에 호응하여 신라가 공격을 감행하는 방식으로 구체화되었다. 이러한 나당동맹의 성립으로 백제의 불안감은 극에 달할 수밖에 없었다. 중립적 태도를 취하던 당나라가 등을 돌리면서 상황이 더욱 불리하게 작용하게 되었다.
조급해진 의자왕은 649년 8월, 좌장 은상에게 정예병 7천 명을 내주어 신라의 석토성 등 일곱 개의 성을 점령하게 하였다. 이에 신라는 김유신과 진춘, 천존, 죽지 등의 장수가 맞서 왔다. 수적 열세로 인해 백제군은 수많은 장수와 병력을 도살성에서 장렬히 전사하게 된다. 그러나 더 이상의 확전은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이는 당태종의 사망으로 동북아시아에 해빙분위기가 조성된 탓으로 보인다.
이를 계기로 의자왕은 내정 정비와 민생 안정에 노력하였으나, 동북아시아의 평화는 오래가지 않았다. 당나라가 655년 고구려를 침략하면서 신라군에게는 한강 이북의 진공을 요구하였다. 의자왕은 이를 틈타 신라의 북방 성들을 공략하여 23개를 점령하였다. 그러나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향락에 빠져들게 되었다. 이에 충신들의 충정 어린 직언에도 귀 기울이지 않고 오히려 성충을 옥에 가두어 굶어 죽게 하였다.
이러한 와중에 백제 왕조의 몰락을 예고하는 여러 징조들이 나라 곳곳에서 일어났다. 여우 떼가 궁 안에 들어오거나 태자궁에서 암탉이 참새와 교미하는 등의 괴이한 현상들이 나타났다. 이러한 징조들은 백제 멸망의 당위성을 설파하기 위해 과장되거나 조작된 것으로 보인다.
결국 나당연합군은 백제 정벌을 결정하고 대군을 일으켰다. 당나라에서는 소정방, 유백영 등이 13만 명의 군사를 이끌고 서해를 건너 백제를 치게 하였고, 신라의 무열왕 김춘추도 김유신에게 5만 명의 군사를 내주어 사비성 동쪽을 공략하게 하였다. 의자왕은 신라와 당나라 대군이 몰려온다는 소식을 듣고 중신들을 불렀으나, 이미 백제의 국론은 분열되어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지 못하였다.
결국 백강 어귀에서 상륙한 당나라 13만 대군은 백제군을 몰살하고 신라와 합류하였다. 의자왕은 사비성을 버리고 웅진성으로 피신하였으나, 웅진성에서 사로잡히고 만다. 온조왕이 하남 위례성에 개국한 지 678년 만에 백제 왕조가 최후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의자왕은 태자 효, 왕자 융 등과 함께 당나라로 압송되어 갔고,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당나라 땅에서 병사한 것으로 추측된다.
1.3. 참고문헌
본 레포트에서는 백제 의자왕의 역사와 역사적 평가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를 위해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왕의 역사》, 《전쟁으로 읽는 한국사》, 《한국의 전투와 무기》 등의 문헌을 참고하였다.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왕의 역사》에서는 의자왕의 출생과 왕위 계승, 그리고 초기 정치활동에 대해 자세히 기술하고 있다. 특히 의자왕이 무왕의 맏아들로서 태자에 책봉되었음과 덕성이 뛰어나 해동증자로 칭송받았다는 내용이 실려 있다.
《전쟁으로 읽는 한국사》에서는 의자왕 시기 백제와 신라의 치열한 대립과 전쟁 상황을 자세히 기술하고 있다. 의자왕의 신라 공격과 당나라와의 갈등, 그리고 결국 백제 멸망에 이르는 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한국의 전투와 무기》에서는 의자왕 시기 백제군의 전략과 무기에 대해 자세히 다루고 있다. 특히 백제군의 주요 장군들과 그들의 전술, 그리고 황산벌 전투 등 주요 전투에 대한 내용을 상세히 다루고 있다.
이처럼 본 레포트에서는 기존 연구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의자왕 시기 백제의 역사와 의자왕의 역할 및 평가에 대해 깊이 있게 살펴보았다.
2. 의자왕 과연 그는 백제패망의 전범인가
2.1. 지금까지의 의자왕에 대한 통설
의자왕은(義慈王/?~660)은 백제의 제31대 왕(재위 641∼660)이었다. 의자(義慈)는 그의 휘이며, 왕의 시호가 없었다. 의자왕은 무왕의 맏아들로 태어나 632년(무왕 33) 태자로 책봉되었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그는 효성과 형제애가 지극하여 해동증자(海東曾子)라고 일컬어질 정도였다.
642년 의자왕은 친히 신라를 공격하여 미후성 등 40여 성을 빼앗았고, 이어 장군 윤충(允忠)으로 하여금 대야성(大耶城:경남 합천)을 함락시켜 성주인 품석(品釋)을 죽이는 등 신라에 큰 타격을 주었다. 이듬해인 643년에도 당항성(黨項城:남양)을 빼앗아 신라가 당(唐)나라로 가는 입조(入朝)의 길을 막았다. 이처럼 의자왕은 재위 초반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국정운영을 펼치며 왕권을 강화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만년에는 사치와 향락에 빠져 성충(成忠), 흥수(興首) 등 충신의 간(諫)을 듣지 않고 국정을 돌보지 않았다고 한다. 이로 인해 의자왕의 탐락과 궁중 내부의 분열, 부패로 백제 사회가 약화되었고, 잦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