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1.1. 이기적 유전자의 등장과 생명에 대한 탐구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는 생명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했다. 저자는 인간을 비롯한 모든 동물이 유전자가 만들어낸 "유전자 전달 기계"라고 주장했다. 모든 동물은 유전자에 의해 통제되며, 유전자는 "이기성의 기본 단위"이자 자연선택의 기본 단위라는 것이다. 이러한 혁신적인 관점은 생명의 근본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근본적으로 바꾸어놓았다.
저자는 유전자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생존해왔다고 보았다. 이기적 유전자들은 자신의 복제와 전달을 극대화하기 위해 전략을 진화시켜왔다. 이 과정에서 유전자는 복잡한 "생존기계"를 만들어냈고, 이는 곧 우리가 알고 있는 생명체의 모습이 되었다. 따라서 생명의 근본 원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유전자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이 책은 생명에 대한 새로운 렌즈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인간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유전자 중심의 관점을 제시함으로써, 생명체의 행동과 상호작용을 새로운 시각에서 해석할 수 있게 되었다. 유전자의 이기적 본성으로부터 파생되는 다양한 현상들, 예를 들어 이타주의와 이기주의의 공존, 성 전략의 진화, 세대 간 갈등 등을 설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통찰은 생물학뿐만 아니라 진화생물학, 사회학, 심리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에 큰 영향을 미쳤다. 유전자 중심의 관점은 인간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고, 더 나아가 인류의 미래에 대한 새로운 전망을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
1.2. 새로운 복제자 '밈'의 등장
저자는 인간의 진화에는 유전자만이 진화의 기초라고 이해하기에는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고 지적한다. 그는 현대 지구에서 볼 수 있는 또 다른 복제자로 "문화"라는 스프 속을 떠돌아다니는 문화 전달의 단위인 "밈"을 제안한다.
DNA는 뇌를 만들어냄으로써 최초의 밈이 발생할 수 있는 수프를 만들어 주었다. 한 개인 A가 다른 개인 B의 뇌 속에 어떤 문화적 개념을 불어넣는다면 그것은 번식력 있는 밈이 된다. '신'이라는 개념은 대표적인 강력한 밈의 예이다. 밈은 심리적 매력에 의해 사람과 사람 사이를 빠르게 퍼져나간다.
밈의 생존 가치를 높여주는 특성은 유전자의 자기복제자적 특징과 유사하다. 즉 '장수, 다산성, 정확성'이다. 밈은 종이에 인쇄되어 오랜 동안 존재할 수 있으므로 밈에 있어 수명은 유전자보다는 덜 결정적이다. 오히려 밈의 사본이 얼마나 여러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는가의 '다산성'이 더 중요하다. '정확성'의 측면에서 밈은 유전자보다 불확실한 요소가 많다. 밈은 여러 사람을 거치면서 조금씩 다르게 받아들여지고 변형되면서 전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 밈에 대한 사람들 간의 변이가 다소 있다하더라도 그 밈에 대해 모든 사람이 공유하는 본질적인 바탕은 존재한다. 이를 밈의 한 단위로 볼 수 있다. 유전자가 유전자 풀 속에서 경쟁하는 유전자를 갖듯이 밈도 일정 시간 동안 뇌를 독점하는 것은 특정한 밈이라는 의미에서 경쟁하는 밈을 갖는다. 유전자들이 안정한 세트를 이루는 것처럼 밈은 다른 밈과 복합체를 이루어 다른 밈이 끼어들 수 없을 정도로 견고한 것으로 진화한다. 일례로 지옥불이라는 아이디어는 신이라는 밈과 결합하여 서로의 생존력을 강화한다. 종교전쟁이나 마녀사냥처럼 밈은 맹목적이고 다른 밈에게 잔인한 경우가 많다.
개체의 유전자는 세대를 거칠수록 희박해져 가지만 밈복합체는 오랜 세월동안 살아남는다. 모방능력이 있는 뇌가 존재하는 한, 이기적 유전자처럼 밈도 그 자신에게 유리하기 때문에 진화한다. 유전자도, 밈도 눈앞의 이익을 위해 공동의 선(善)을 저버리는 이기적 본성을 가졌다. 다행히도 인간은 선견지명을 통해 모두를 위해 더 바람직한 것이 무엇인지 시뮬레이션 할 수 있으며 이타주의를 배울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2. 자기 복제자로서의 유전자
2.1. 원시수프로부터 시작된 유전자의 진화
원시수프로부터 시작된 유전자의 진화는 생명체의 탄생과 발전을 이해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부분이다. 우주의 대폭발 이후 지구상에 존재하던 원시수프에는 다양한 분자들이 풍부했었다. 이러한 분자들은 서로 만나 안정한 구조를 형성하려는 성질이 있었다. 이 과정에서 물리화학적 진화가 일어났고, 점차 더 복잡한 분자들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원자들을 오랜 시간 동안 흔들어대도 인간과 같은 복잡한 존재를 한 순간에 만들어낼 수는 없었다. 다윈의 진화론은 이러한 느린 과정 이후에 대해 설명해 준다. 생명의 기원은 바로 자기복제를 하는 유전체이다. 원시수프에는 화학적 원료들이 풍부했고, 이들이 점차 자외선이나 번개 등의 에너지원을 받으며 점점 더 복잡한 분자로 변형되었던 것이다. 특히 아미노산과 DNA의 구성요소인 퓨린 및 피리미딘이 발견되었다. 약 30-40억 년 전, 바다는 이러한 "원시 수프"였을 것이다.
이 유기물들은 태양에너지를 받으며 점점 더 농축되어 거대 유기물 분자로 변형되었고, 바다를 표류했을 것이다. 어느 시점엔가 이러한 거대 유기물 중 스스로 복제물을 만드는 "자기 복제자"가 생겨났다. 이는 거의 불가능해 보이지만, 수억 년이라는 긴 세월을 생각한다면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 최초의 "자기복제자"는 여러 종류의 구성요소 분자들이 복잡하게 연결된 거대 분자일 것이다.
이러한 "자기복제자"가 담긴 원시 수프에는 "자기복제자"의 특정 구성요소와 친화성을 지닌 다른 구성요소들이 떠다녔다. 그리고 "자기복제자"에 들러붙으면서 "자기복제자" 내의 서열과 같은 식으로 안정한 사슬을 만들어냈다. 이 과정에서 "자기복제자"는 주형이 되고 동일한 분자가 계속 복제되었다.
복제 과정에서 오류가 생겨나면서 "자기복제자"와는 다른 변종 개체군이 만들어졌다. 이제 개체군들 사이에서 세 가지 진화적 경향이 나타났다. 첫째는 개체 자체의 수명이 길어지는 것, 둘째는 자기복제 속도가 더 빨라지는 "다산성", 셋째는 복사 오류를 최소화하는 "정확성"이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원시수프 속에는 점점 더 수명, 다산성, 정확성이 우수한 분자들이 포함되게 되었다.
이제 자기복제자들은 원시수프 속의 구성요소 분자들을 얻기 위해 서로 경쟁하게 되었다. 더 안정성을 높이는 복제 오류나 경쟁 상대의 안정성을 해치는 새로운 방법이 늘어나고 보존되면서 분자는 개량의 과정을 겪게 되었다. 이로써 유전자의 진화가 시작된 것이다.
2.2. 유전자의 복제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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