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강박장애
1.1. 강박사고
강박사고는 자신이 원하지 않는 사고, 욕구, 심상이 억제할 수 없이 침투하는 것으로, 심한 불안과 고통을 유발한다. 대상자는 자신이 쓸데없는 생각을 한다는 것을 알고 그 생각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지만, 그 어떤 생각에서도 벗어나지 못하고 반복해서 같은 내용의 생각 때문에 고통을 받게 된다.
강박사고는 아주 끈질기게 계속 의식 속으로 뚫고 들어오기 때문에 아무리 애를 써도, 또 논리적인 설득이나 이성의 힘으로도 어찌할 수 없다. 강박사고는 강한 죄책감이나 우울감정을 일으키거나 불쾌한 내용이기 때문에 대상자는 항상 괴로운 심정에 시달리게 된다.
강박적인 사고의 내용은 때때로 '사람이 왜 사는가?' 등의 형이상학적인 질문을 스스로에게 반복하는 수도 있고, 밤, 세균, 질병 등 기타 어떤 상황에 대한 공포에 연결되어 있는 수도 있다. 그 두려움이 사실 무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떨쳐버리지 못한다. 예컨대 세균에 대한 두려움을 주제로 하는 강박사고와 지나치게 손을 씻는 행위가 공존하는 경우이다.
어떤 강박사고는 강박장애에서 대표적으로 볼 수 있고 조현병의 일부에서도 흔히 보게 되는데, 물건을 제자리에 놓고도 거기에 대한 의심이 반복된다든지 시험답안지에 이름을 정확히 쓰고도 그에 대한 의문이 반복되기도 한다.
이처럼 강박사고는 대상자에게 심각한 불편함과 고통을 야기하며, 그것이 강박행동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는 대상자의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고, 대인관계와 사회생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1.2. 강박행동
강박행동이란 반복적이고 의식적인 행동으로, 강박사고로 인한 불안이나 고통을 경감시키기 위해 수행되는 행동이다. 강박행동은 알 수 없는 이유로 강박사고를 반복하거나 강박적인 습관을 가지게 된 것에 대한 대처 방식으로 볼 수 있다.
강박행동은 정신분석이론에 따르면 불안과 긴장을 통제하기 위한 타협의 결과물이다. 방어기제로 작용하여 자아가 위협적 원초아를 극복하고자 하는 시도로 나타난다. 구체적으로는 격리, 대치, 반동형성, 취소와 같은 방식으로 작용한다. 격리는 고통스러운 생각이나 기억을 감정과 분리하여 고통스러운 사실은 의식에, 감정은 무의식에 두는 것이다. 대치는 본래 욕구를 다른 것으로 대체하여 위장하여 불안을 줄이며, 반동형성은 실제 욕구와 반대되는 방식으로 행동하는 것이다. 취소는 이미 발생한 일을 어떤 행위로 무효화하려는 시도를 말한다.
또한 학습이론에서는 강박행동을 고전적 조건 형성으로 공포반응이 획득되고, 조작적 조건 형성에 의해 공포반응이 지속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공포반응이 획득되면 강박행동에 의해 불안을 떨쳐버리는 것이 강화되어 회피행동이 지속된다고 설명한다.
구체적인 강박행동의 예로는 반복적인 확인, 숫자세기, 마음속으로 단어 반복하기, 기도하기, 의식행동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행동은 엄격한 규칙에 따라 수행되며, 일시적으로 불안을 해소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불안을 증가시키게 된다.
영화 '플랜맨'의 주인공 한정석은 다양한 형태의 강박행동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매일 밤 위생모를 쓰고 자며, 아침에 일어나서 침구를 교체하고 화장실을 청소하고 소독된 안경을 사용한다. 또한 삐뚤어진 삼각김밥, 컵 등 정렬되지 않은 물건을 보면 다른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귀를 만지며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 상대방이 포옹했을 때 얼굴이 창백해지며 곧바로 세탁소로 가 옷을 세탁하는 모습을 보이며, 고양이가 옷에 오줌을 싸자 땀을 흘리며 기절하는 등 극심한 결벽증상을 보인다.
이처럼 정석은 강박행동으로 인해 주변 사람들이 그를 불편하게 느끼며 일상생활에 사회적, 직업적인 기능에 손상을 입고 있다. 이는 강박행동이 개인의 삶에 심각한 지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1.3. 원인
1.3.1. 유전적 요인
강박장애의 유전적 요인은 매우 중요한 원인 중 하나이다. 강박장애는 발병률이 비교적 높은 정신장애로 평생 유병률은 2~3% 정도이다. 유전적 요인에 의한 발병률은 질환의 발생과 경과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일란성 쌍생아에서 발병률이 이란성 쌍생아에 비해 약 2배 정도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또한 직계 가족 중 한 명이 강박장애로 진단받으면 그 가족의 발병률은 약 10% 정도로 추정된다.
유전학적 연구에 따르면 강박장애의 유전율은 약 35~65%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 즉, 강박장애의 발병에는 유전적 요인이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전적 취약성이 있는 사람들은 스트레스나 외상적 사건과 같은 환경적 요인에 노출될 경우 강박장애가 발병할 가능성이 높다.
분자유전학적 연구에서는 세로토닌,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등의 신경전달물질 관련 유전자 다형성과 강박장애의 연관성이 보고되었다. 특히 세로토닌 수용체 유전자의 다형성이 강박장애 발병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강박장애 치료에 널리 사용되는 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