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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노인의 심리적 특성과 삶의 질
1.1. 노년기 소외감과 고독감
사회의 변화 속도가 점차 빨라짐에 따라 노년기에는 개인의 지적능력이나 기술 또는 사고방식 등이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뒤떨어지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더 나아가 불가피하게 쇠퇴와 상실을 경험하는 시기로 많은 부분에 있어서 의욕과 행동, 그리고 통제능력의 감퇴까지도 일어나게 된다. 노인의 신체적 변화를 1차적 변화라고 한다면 사회심리적 변화는 2차적 변화라 할 수 있으며, 사회심리적 변화는 노년기의 생활에 있어서 신체적 변화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측면이 있다.
노인은 가정 내에서 세대갈등을 겪을 수밖에 없고, 빠른 사회변화에 적응하지 못함으로써 오는 소외감, 우울감, 자신감의 상실 등을 경험하며, 이러한 과정에서 보다 더 내성적이고 수동적으로 변하게 된다. 자격지심, 강박관념, 무기력증, 체중감소, 식욕감퇴, 자살충동 등의 증상이 일어날 위험성도 가지고 있다.
노년기 생활환경의 변화에 따라 대인관계의 축소 역시 불가피하다. 직업 능력의 감소에 따라 경제 능력의 감소 또한 피할 수 없게 되고, 배우자 또는 가까운 지인과의 사별로 인한 상실감으로 심리적 위축도 경험하게 된다. 특히 남자노인의 경우 지난 세월 가장으로서 가겼던 위엄을 자녀에게 내 줌으로써 고독감을 느끼기도 한다. 여자노인의 경우는 자녀들이 성장함에 따라 허전함을 느끼는 빈둥지증후군(empty nest syndrome) 등을 겪게 되면서 타인에 대한 의존성의 증가, 사기저하 등의 심리적 문제에 맞닥뜨리기도 한다.
이처럼 노인들은 대체적으로 노화에 따른 신체적 기능의 쇠퇴와 사회적인 관계의 소멸 등으로 고독감과 우울감, 소외감과 증오감 등 부정적인 정서를 가지기 쉽기 때문에 사회적, 정서적 보살핌이 필요하고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있어서도 다양한 촉진과 조력이 필요하다.
1.2. 노년기 경직성과 폐쇄성
노년기 경직성과 폐쇄성은 노인들이 이미 기존에 습득한 지식과 경험이 풍부하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특성을 의미한다. 지식의 변화 속도가 매우 빨라지고 새로운 지식과 정보에 빠르게 적응하는 것이 오늘날을 살아가는 노인의 필수적인 과제임에도 불구하고, 노인들은 예전의 알고 있던 지식구조에 대한 집착과 고정적인 지식 습득 방법에 얽매이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경직성과 폐쇄성의 메커니즘은 다음과 같다. 첫째, 기존의 지식구조에 쏟았던 감정적 집착이다. 노년기에 따른 심리적 경직성은 새로운 지식을 수용하기 어렵게 만든다.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이게 되면 자신의 정체성이 부정되고 이미지가 손상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둘째, 사회통념적인 편견이나 속설에 대한 믿음이다. 노인들은 기존에 믿고 따르던 속설이나 편견에 대한 강한 신뢰 때문에 새로운 지식 습득을 거부하는 경향이 있다. 셋째, 관습에 대한 맹목적 집착이다. 전통적으로 전해 내려온 생각이나 행동 패턴에 얽매여 새로운 지식에 대한 반감을 가지게 된다.
이처럼 노인들의 경직성과 폐쇄성은 그들이 지적 융통성을 발휘하여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 적응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려는 의지가 부족하고, 관습과 고정관념에 매몰되어 있어 노년기의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는 노인들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노인교육을 통해 노인들의 경직성과 폐쇄성을 극복하고,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수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인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
1.3. 노년기 의존성
노년기 의존성은 노인의 일상생활 수행 중에 신체적·사회심리적 측면에서 타인의 도움을 얻어 요구를 충족시키거나 노인의 성취와 관련하여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한 부분을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노년기 의존성은 개인의 요구와 도움의 정도가 얼마나 많은가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노년기에는 신체적 기능의 감퇴나 개인의 인지적, 경제적 능력 등의 쇠퇴를 보상하고 남아있는 능력을 유지 또는 보완하기 위한 방법으로 다양한 형태의 의존성이 나타난다. 첫째, 신체적 의존성은 노화나 질병으로 인해 신체적 독립성이 제한됨으로써 나타나며, 일상생활 수행능력의 감퇴로 타인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 드러난다. 둘째, 사회심리적 의존성은 의사소통과 대인관계 등의 사회활동에서 타인에게 의지하려는 속성을 의미한다. 셋째, 인지적 의존성은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인지 기능의 감퇴로 인해 나타나는데, 기억력 저하나 위험 회피 능력 저하 등으로 나타난다. 넷째, 경제적 의존성은 생산적 노동자로서의 역할 상실에 따른 경제활동 제한으로 인해 타인에게 의지하게 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처럼 노년기의 의존성은 신체적, 사회심리적, 인지적, 경제적 측면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게 되는데, 이러한 의존성은 노인 개인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과도한 의존성은 노인의 자기효능감을 저하시키고,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년기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노인 의존성을 낮추고 노인의 자기효능감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1.4. 노년기 자아존중감
노년기 자아존중감은 인생 여정을 통해 얻어지는 자신에 대한 느낌이며 자신의 삶에 대해 스스로가 매기는 가치감이기 때문에 성공적인 노화와 노년기 삶의 질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정서이다. 노년기 자아존중감이 중요한 이유는 생의 마지막에 해당하는 노년기 삶을 주도적으로 낙관적인 방향으로 만들어 나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인의 신체적·경제적·사회적 역할 상실은 노년기 자아존중감에 영향을 미치고, 자아존중감이 낮아짐으로 인해 노년기 우울감과 같은 심각한 정신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노년기에 자아존중감이 낮아지게 되면 노인은 자신의 인생 전반에 대해 회의적인 생각을 갖게 되고 이로 인해 삶의 질이 낮아져서 행복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낮아진 자아존중감이 불안정한 자아상을 그리게 만들고, 불안, 불면증, 두통, 욕구불만 등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노인의 자아존중감과 관련 요소들 간의 관계를 규명한 연구에 따르면 건강상태가 좋은 노인들이 그렇지 않은 노인들보다 자아존중감이 더 높고, 일상생활 활동 수준이 높은 노인들과 낮은 노인들 간에 자아존중감의 차이가 나타났다. 다시 말해서 노인의 건강상태와 사회적 활동이 자아존중감에 영향을 미친다. 자아존중감은 타인으로부터 관심과 인정을 받는다는 느낌에서 시작되며 노인의 자아존중감은 특히 유의미한 타자(significant others) 중 성인 자녀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년 후기에는 타인과의 상호작용이 얼마나 빈번한가, 상호작용의 질에 얼마나 만족하는가 등에 따라 자아존중감이 영향을 받기도 한다. 이는 노년기 고독감이 얼마나 자아존중감을 낮추는가를 보여주는 결과이다.
노인의 삶과 관련된 다양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노년기 자아존중감은 노인의 심리적 건강과도 매우 밀접하다. 자아존중감이 높아지면 신체적 노화도 늦출 수 있고 심리적·사회적 노화의 감소 효과도 얻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자아존중감이 높은 노인은 노화에 따른 역할 상실 등 생활환경의 변화에 대응하는 통제력이 높아져 비교적 잘 적응하고, 따라서 성공적인 노년기를 보낼 가능성이 높다.
결국 노인들은 노화에 따라 필연적인 신체적·사회적·경제적 기능 감퇴로 인해 자아존중감이 낮아진다. 또한 사회적 지위와 역할의 상실에 뒤따르는 사회적 참여 기회의 축소로 인한 심리적 박탈감과 타인으로부터의 관심과 존경심의 부재로 인해 자아존중감이 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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