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병리학 개요
1.1. 병리학의 정의와 범주
병리학(Pathology)은 우리 인간의 질병에 대한 본질을 연구하는 의학의 한 분야로, 질병의 원인(etiology), 발생 기전(pathogenesis), 형태 변화(morphologic change), 기능 장애(functional disorder)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병리학의 어원은 그리스어로 질병(disease)을 나타내는 'pathos'와 학문 또는 과학을 나타내는 'logos'의 합성어로, 질병의 발생 원리를 밝히기 위한 의학의 가장 기초분야라고 할 수 있다.
병리학은 크게 인체병리학과 실험병리학으로 구분된다. 인체병리학은 인체를 대상으로 하는 병리학과 진단검사의학(임상병리학)으로 나누어지며, 병의 원인이나 상태, 치료 효과, 사망 원인 등을 규명하는 분야이다. 실험병리학은 인체에서 검체재료를 얻을 수 없어 동물이나 배양세포를 재료로 하여 질병을 연구하는 분야이다.
따라서 병리학은 질병의 본질적 성질을 다루는 의학의 한 분야로, 질병을 유발하는 원인과 병에 의한 신체의 조직이나 기관의 형태적·기능적 변화를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1.2. 병리학의 역사
병리학의 역사는 질병에 대한 인간의 이해가 발전해온 과정을 보여준다. 먼저 고대 그리스의 의학자 히포크라테스는 4가지 체액설(혈액, 점액, 황색담즙, 흑색담즙)을 주장하며, 질병이 이 4가지 체액의 불균형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하였다. 이는 체액병리학설(humoral pathology)로 알려져 있다.
이후 아스클레피아데스는 질병이 인체를 구성하는 원자의 변성에 의해 일어난다는 고체병리학설을 주장하였다. 이어서 모르가니가 부검을 통해 장기와 조직에 일정한 병변이 있음을 발견하면서, 병소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하며 장기병리학설을 제시하였다.
19세기에는 병리학이 본격적으로 학문화되었는데, 비샤가 조직을 단위로 질병을 관찰하는 조직병리학설을 정립하였고, 피르호가 세포가 세포에서 유래한다는 세포병리학설을 주장하였다. 이처럼 병리학의 역사는 질병에 대한 인간의 이해가 점차 세부적이고 체계적으로 발전해왔음을 보여준다.
병리학은 질병의 본질을 규명하는 의학의 핵심 분야로서 오늘날까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1.3. 질병의 원인
1.3.1. 외인인자
외인인자(external factor)는 신체의 외부로부터 질병을 유발하는 요인들이다. 외인인자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포함된다.""
1) 영양장애: 과다 섭취나 섭취 부족 시 질병을 일으킨다. 비만, 영양실조 등이 이에 해당한다.""
2) 물리적 요인: 기계적 외상, 열, 기압, 음파, 전기, 방사선 등이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 예를 들어 화상, 동상, 방사선 손상 등이 발생할 수 있다.""
3) 화학적 요인: 유해 화학물질, 유기물, 가스, 의약품, 독소, 대기오염 물질 등이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중독, 직업병 등이 이에 해당한다.""
4) 생물학적 요인: 바이러스, 세균, 진균, 원충, 기생충 등의 병원체가 감염성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결핵, 에이즈, 말라리아 등이 이에 속한다.""
5) 사회·환경적 요인: 스트레스, 사고, 성폭행 등이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우울증,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외인인자는 질병의 발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들을 포함하고 있다.""
1.3.2. 내인인자
내인인자는 신체의 내부에서 질병을 일으키는 요인이다. 개인의 연령, 성별, 인종, 유전 상태 등이 내인인자에 해당한다.
연령은 질병의 호발 시기에 영향을 미친다. 영아기에는 위장관 및 감염성 질환이 많이 발생하고, 소아기에는 백혈병, 뇌종양 등이 호발한다. 성인기에는 고혈압, 암, 관절염 등이 흔하며, 노년기에는 동맥경화증, 치매 등의 질환이 많이 발생한다.
성별 차이에 따른 질병 발생은 유방암, 전립선암 등과 같이 성별에 따라 발생 장기가 다른 종양 질환이 대표적이다. 또한 심혈관계 질환과 통풍의 발생률이 남성에서 더 높게 나타난다.
인종에 따른 질병 발생의 차이도 관찰된다. 백인에서 유방암, 악성 흑색종, 통풍이 많이 발생하고, 흑인에서는 버킷림프종, 황색인에서는 위암, 간암 발생이 높다.
유전 상태 또한 내인인자로 작용한다. 유전 성향이 강한 혈우병, 색맹, 겸상적혈구빈혈 등이 대표적이며, 암 발생에도 유전적 요인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처럼 개인의 내부적 요인인 내인인자는 질병 발생에 있어 중요한 영향을 미치며, 이에 대한 이해와 관리가 필요하다.
2. 세포 손상과 대응
2.1. 세포의 구조와 기능
세포(cell)는 인체를 구성하는 최소 기본 단위이다. 세포는 세포막, 세포질, 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구조와 기능이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세포막(cell membrane)은 세포와 세포 외부의 경계를 이루는 5~10μm 두께의 얇은 막으로, 물질의 선택적 투과성(selective permeability)을 가지고 있다. 세포막은 세포 내외의 물질 출입을 유지하고 조절하여 세포에 필요한 물질만 선택적으로 흡수할 수 있게 한다.
세포질(cytoplasm)은 세포에서 핵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말한다. 세포질에는 세포소기관들이 존재하며 다양한 생명활동이 이루어진다.
핵(nucleus)은 세포의 모든 활동을 조절하는 세포 내 기관이다. 핵은 보통 1개가 들어 있으며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서 세포의 증식과 유전을 주도하는 등 생명활동의 중심적 역할을 한다. 핵은 핵막에 의해 세포질과 구분되며 핵액, 염색질, 핵소체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처럼 세포의 구조와 기능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세포막은 물질의 출입을 조절하여 세포의 항상성을 유지하고, 세포질에서는 다양한 생명활동이 이루어지며, 핵은 세포 활동을 총괄적으로 조절한다. 이러한 세포의 구조와 기능은 인체 전체의 기능 유지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2.2. 세포 손상의 원인
세포 손상의 원인은 다음과 같다.
저산소증(hypoxia)은 세포 손상을 야기하는 가장 일반적인 원인이다. 세포는 정상적으로 산소를 필요로 하며, 산소 부족 시 호흡 능력이 저하되어 세포 손상이 발생한다. 이는 혈류 장애, 폐질환, 빈혈 등으로 인해 초래될 수 있다."
물리적 인자에는 외상, 열, 방사선, 전기 등이 포함된다. 외상으로 인한 세포 손상은 조직이나 기관의 기계적 손상을 동반하며, 열이나 방사선, 전기 등의 노출은 직접적인 세포 손상을 유발한다."
화학물질과 약물 또한 세포 손상의 중요한 원인이다. 산, 알칼리, 독성 물질, 중금속, 약물의 과량 섭취 등은 세포 구조와 기능을 저해하여 변성이나 괴사를 야기한다."
감염성 인자로는 세균, 바이러스, 진균, 기생충 등의 미생물이 있다. 이들이 세포에 침투하여 증식하면 세포를 파괴하거나 세포 대사에 장애를 초래한다."
유전자 손상 또한 세포 손상의 원인이 될 수 있다. DNA 복구 기전의 결함, 돌연변이, 염색체 이상 등으로 인해 세포의 정상적인 기능이 저해된다."
마지막으로 영양 불균형, 면역 또는 염증 반응, 노화 등의 요인들도 세포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영양분 부족이나 과잉은 세포 활동을 저해하고, 면역학적 이상반응이나 만성 염증 반응은 세포를 직접 공격한다. 또한 노화로 인한 세포 기능 저하도 세포 손상의 원인이 된다."
이처럼 세포 손상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며, 이는 결국 세포의 정상적인 구조와 기능을 방해하여 세포 손상을 유발하게 된다."
2.3. 세포 적응 반응
2.3.1. 위축
위축(atrophy)이란 세포의 크기가 감소하여 장기의 용적과 중량이 감소하는 현상이다. 이는 생리적 위축과 병적인 위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생리적 위축에는 몇 가지 유형이 있다. 첫째, 무용 위축(disuse atrophy)은 조직이나 기관을 사용하지 않아 기능이 감소하여 발생하는 위축이다. 대표적으로 소아기에 크던 흉선이 성인이 되면 축소되는 것을 들 수 있다. 둘째, 생리적 위축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일어나는 위축으로, 폐경 후 자궁이나 난소의 크기가 감소하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셋째, 영양성 위축은 산소와 영양분이 부족할 때 나타나는 위축이다.
병적인 위축에는 압박 위축, 신경성 위축, 내분비성 위축 등이 있다. 압박 위축은 지속적인 압력이 국소 조직에 가해져 발생하며, 욕창이 대표적인 예이다. 신경성 위축은 신경 자극의 단절로 인해 신경세포나 근육에 병변이 생겨 기능이 감소하여 일어난다. 소아마비가 이에 해당한다. 내분비성 위축은 내분비 기능의 저하로 호르몬 분비가 감소하여 발생하는데, 난소 절제 후 유방의 위축이 그 사례이다.
이처럼 위축은 세포 크기 감소로 인한 장기의 용적 및 중량 감소를 특징으로 하며, 생리적 원인과 병적 원인에 따라 다양한 유형으로 나타난다. 정상적인 위축은 자극이 제거되면 세포가 다시 정상 상태로 회복될 수 있지만, 병적 위축은 영구적인 변화를 동반한다.
2.3.2. 비대
비대(Hypertrophy)는 세포가 원래 기능을 유지하면서 세포 크기가 증가하여 장기의 부피가 증가하는 현상이다. 이는 세포 수의 증가가 아닌 개별 세포의 크기 증가로 인한 것이다.
비대에는 생리적 비대와 병적 비대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생리적 비대는 내분비 호르몬의 자극 증가나 기능 증가로 발생하는 것으로, 임신 중 에스트로겐 증가로 인한 자궁 민무늬근의 크기 증가가 대표적인 예이다. 반면 병적 비대는 고혈압 환자의 왼심실 비대나 전립샘 비대증과 같이 질병이나 비정상적인 호르몬 분비로 인해 발생한다.
비대의 원인을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작업성 비대(대상성 비대)는 장기의 기능이 지속적이거나 과도하게 증가하여 발생한다. 수유부의 유방 비대, 운동 선수의 골격근 비대, 고혈압으로 인한 심장 비대 등이 이에 해당한다. 내분비성 비대는 호르몬의 분비가 증가하거나 부족할 때 발생하는데, 성장호르몬 과다 분비로 인한 거인증이나 성호르몬 부족으로 인한 전립샘 비대증이 대표적이다. 또한 가성 비대는 다른 조직의 증식으로 인해 비대된 것처럼 보이는 경우를 말한다.""
2.3.3. 증식
증식(hyperplasia)이란 어떤 조직의 정상 구조 내에서 정상세포의 수가 비정상적으로 증가되어 조직이 두꺼워지거나 세포의 수가 증가하는 것이다. 증식은 생리적 증식(physiologic hyperplasia)과 병적 증식(pathologic hyperplasia)으로 구분된다.
생리적 증식은 호르몬의 작용이나 대상성 자극에 의해 세포가 증식하는 것이다. 사춘기 여성의 젖가슴이나 임신 중 자궁의 민무늬근육세포 증식, 일부 장기의 결손 부위에 새로이 과다형성한 세포에 의한 재생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러한 생리적 증식은 정상 세포의 정상적인 작용을 위한 것으로, 자극이 제거되면 세포는 다시 정상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
반면 병적 증식은 호르몬이나 성장인자의 과잉 분비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에스트로겐 과잉 분비로 인한 자궁내막과다형성이나 만성 염증에 의한 기관지 상피의 편평상피화생 등이 그 예이다. 이러한 병적 증식은 암의 전 단계로 간주되며, 지속적인 자극이 가해짐에 따라 세포의 변형과 이상증식이 일어나 결국 암으로 진행될 수 있다.
종합해보면, 증식은 세포의 수가 증가하는 과정으로, 생리적 자극에 의한 정상적인 증식과 병적 자극에 의한 비정상적인 증식으로 구분된다. 생리적 증식은 세포 수의 증가가 조직의 정상적인 기능을 위해 발생하는 것이지만, 병적 증식은 조직의 구조적·기능적 이상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구분된다. 따라서 증식 과정에 대한 이해는 정상 생리와 병리 현상을 구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2.3.4. 화생
화생(metaplasia)은 한 형태의 성숙세포가 다른 형태의 성숙세포로 대치되는 것을 말한다. 이는 주로 상피조직에서 발생하는데, 새로운 형태의 상피로 분화할 수 있는 줄기세포에서 주로 일어나게 된다.
화생은 본래의 형태와 다른 세포로 변형되는 현상이지만, 자극이 없어지면 다시 원래의 성질로 돌아갈 수 있는 가역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화생은 세포손상에 대한 적응반응의 하나로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기관지 상피와 자궁경부 상피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