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노인복지의 역사 고찰
1.1. 여는 말
21세기 한국 노인복지의 발전 방향을 설정하는데 있어 중요한 기준이 제시될 노인문제가 시대마다 어떤 제도를 통하여 노인의 욕구에 대응해 왔는가를 고찰하는 것은 의의가 있다. 그러나 아직 노인복지의 변천사적 사관이 정립되어 있지 않고, 시대별 구분도 포괄적이며 사료 또한 미흡하다. 연구방법은 선행연구에 의한 문헌들을 살펴 정리하는 것에 연구목적을 둔다. 노인복지를 제대로 공부하기 위해서는 그 역사를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노인복지 역사에 관한 이해는 현재적 과제에 최상의 답을 인식하고 확인하는 필요성 때문이다. 본 소고는 우리나라 노인복지의 역사에 관한 시대별 구분보다 노인복지의 개념에 관한 변천 단계별 구분을 기준으로 고찰하고자 한다.
1.2. 효 사상에 의한 노인보호기
1.2.1. 삼국시대 ~ 조선시대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왕조시대에는 왕의 인의(仁義)에 의한 자선적이고 선별적이며 권위적인 구제와 구휼이 주류를 이루었다. 예를 들어, 「삼국사기」에 의하면 신라 제 3대 유리 왕(24-57) 5년에 늙고 아내가 없는 홀아비(鰥), 늙고 남편이 없는 홀어미(寡), 늙고 어리고 부모가 없는 고아(孤), 자식이 없는 노인(獨) 등이 왕조의 주된 구호대상이었다. 삼국시대에는 유교문화의 영향으로 효(孝)와 경로(敬老)를 중시하여 왕들이 모범을 보임으로 백성들이 이를 보고 따르게 하고자 임시적으로 양로연(養老宴)을 베풀거나 효자에 대해 표창을 하는 정도에 그쳤을 뿐, 국가적인 차원의 제도적인 노인복지 개입은 매우 빈약했다. 고려시대에는 불교의 자비사상이 노인구제 사업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태조 11년(928)에는 노인구호대책이 상당히 구체적이며 광범위하게 실시되었다. 오늘날 가정봉사원과 같은 시정(侍丁)을 두어 노인들을 양로하게 하였으며, 현종 2년(1010)에는 환과고독에게 의복과 식량을 지급하였고, 늙은 관리에게 특정관직을 주어 노후문제를 대처하게 했다. 11년에(1019)에는 70세 이상의 부모가 병들었을 경우 관리들에게 20일 내지 200일간의 휴가를 주어 양로하게 했다. 이상과 같이 고려시대에 시행된 노인보호사업 가운데, 특히 노인관리에게 베풀어진 관직부여, 병든 노부모를 위한 부양 휴가제도, 그리고 노인봉사제도 등은 근대적 의미의 노인복지제도라고 평가할 수 있다. 조선시대에는 유교의 왕도정치사상에 따른 왕권강화정책과 맥을 같이하여 어느 정도 노인복지가 제도화되었다. 그러나 대상이 부양자가 없는 노인과 양반계급의 관리자에게만 선별적으로 적용되었다. 사업내용으로는 태조 3년(1394)에 기노소(耆老所)를 설치, 운영하여 70세가 넘은 정2품 이상의 문관들이 쉴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 주고, 매년 봄, 가을에는 왕이 잔치를 베풀어 주었다. 태종 4년(1403)에는 양민원(養民院)을 설치하여 부양자가 없는 노인을 보호하였으며, 세종 8년(1425)에는 오늘의 노인복지시설 운영 관련 법령에 해당하는 양로법(養老法)을 제정하였다. 한편 문종 2년(1451)에 마련된 치사제도(致仕制度)는 공직에 있는 자가 연로하여 벼슬을 사양하고 물러나는 제도로서 오늘날의 정년제도와 유사하다고 하겠다. 이상과 같이 조선시대의 노인보호사업은 시설보호, 재가보호, 퇴직제도 등 제도적으로 발전된 형태로 구체화되었으나, 수혜 대상이 부양자가 없는 제한된 환과고독을 제외하고는 특권층에 속한 관리들의 노후문제에 선별적으로 접근했다고 볼 수 있다.
1.3. 요보호 노인을 위한 구호사업기
1.3.1. 일제시대
일제시대 노인복지시책은 식민통치에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자선적 성격의 단순 구호사업에 불과했다. 1916년의「은사진휼자금」에 의하여 빈민구제를 규정하였으며, 1929년에는 조선귀족보호시설로서 재단법인 창복회를 설립하여 생계가 궁핍한 조선귀족을 구제하였다. 그러나 일제시대의 노인구호사업은 식민지 지배전략의 하나로서 소수의 노인들에게 제한적으로 제공된 보잘것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조선사회사업개요」에 의하면, 1933년 전국의 6개 양로시설(재단법인 경성양로원, 경성불교자제 양로원, 평양양로원, 평원천주교양로원, 의주천주교양로원, 의천창신양로원)에 58명이 수용, 보호되고 있었으며 소요예산은 8,329원으로 나타나 있다. 이들 대부분의 시설은 종교단체에 의해서 운영되었다. 이러한 노인보호 업무는 1921년에 창설된 총독부 내무국 사회과에서 관장하여 오다가 1932년부터는 학무국으로 이관하여 실시하게 되었다. 1944년에는 조선구호령의 공포로 65세 이상의 극빈 및 무의탁 노인에게 생활부조, 의료부조 등의 서비스를 규정하여 제도적으로는 어느 정도 정비한 것으로 보이지만, 그러나 일제치하에서 명문화된 법령에 불과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1.3.2. 해방 이후부터 1950년대까지
1945년 해방과 함께 남북 분단에 의한 미군정(1945~1948), 6.25사변 등 시대적 특성으로 인하여 이 시기의 노인복지는 독립적으로 기능하지 못했다. 이유는 6.25사변으로 인하여 전쟁복구사업과 전쟁고아, 피난민, 부녀자 등에 대한 응급구호사업에 주력할 수밖에 없었으므로 노인복지는 상대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다만 외원기관에 의해 운영되던 많은 사회복지서비스는 우리나라에서 전문적 사회복지의 임상적 기반을 구축했다고 볼 수 있지만, 타 분야에 비해 노인복지에 관한 한 매우 낙후된 상태였다.
1.4. 노인보호에서 노인복지에로의 전환기
1.4.1. 1960년대
1960년대는 4·19혁명과 5·16군사쿠데타 등 정치·사회적 변화와 더불어 경제개발정책이 국가정책의 핵심이 되었으며, 사회복지에 관한 법률이 점차 제정되기에 이르렀다. 먼저 제3공화국의 헌법은 모든 국민에게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명시하였으며, 1961년에 생활보호법, 아동복리법, 윤락행위방지법, 군사원호보상법이, 1962년에는 공무원연금법, 재해구호법, 1963년에는 군인연금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의료보험법, 사회보장에 관한 법률 등이 제정됨으로 미비하지만 사회보장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노인복지제도의 기반은 매우 취약했다. 생활보호법 제3조와 제25조에 근거하여 무의탁노인을 위한 단순 구빈차원의 보호사업을 전개하였으나 실제적인 보호수준은 최저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했다. 1960년대 말 인구구조가 선진국형으로 변화하면서 노인인구에 대한 사회보장제도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되었다. 산업사회에서 노인인구의 증가, 가족제도의 변화, 인구의 도시집중 등으로 노인문제가 심화될 것을 전망하여 이에 대한 대책으로 사회보장심의위원회가 1968년에 제출한 '사회개발의 기본 구상'과 1969년의 '사회개발 장기 전망'에서 노인복지법 제정, 연금제도 마련, 진료시설 확충, 노인복지센터 건립, 노인취로 기회의 제공, 퇴직연한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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