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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신홍반루푸스(Systemic Lupus Erythematosus, SLE)
1.1. 정의
전신홍반루푸스(Systemic Lupus Erythematosus, SLE)는 일종의 류마티시스성 만성 질환으로, 여러 기관에 염증 증상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자가면역성 질환이다. 주로 가임기 여성을 포함한 젊은 나이에 발병하는 만성 자가면역질환으로, 자가면역이란 외부로부터 인체를 방어하는 면역계가 이상을 일으켜 오히려 자신의 인체를 공격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SLE는 전형적으로 피부, 관절, 신장, 폐, 신경 등 전신에서 염증 반응이 일어나게 되며 증상과 진행경과가 매우 다양하여 악화기와 완화기가 반복되는 예측 불가능한 경과를 보인다. 이처럼 예측 불가능한 경과로 인해 오랫동안 불치의 병으로 알려져 왔으나, 최근에는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만성 질환으로 인식이 바뀌었다.
1.2. 역학 및 발병 특성
전신홍반루푸스(Systemic Lupus Erythematosus, SLE)의 역학 및 발병 특성은 다음과 같다.
전신홍반루푸스는 주로 15-45세 사이의 가임기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국내 통계에 따르면 2017년 기준 루푸스 환자 수는 여성이 86.3%로 남성의 13.7%보다 6.3배 많았다. 연령별로는 40대가 26.6%로 가장 많고 30대 22.2%, 50대 21.9% 순으로 나타났다. 2019년에는 루푸스 환자 수가 총 26,556명이었고 이 중 약 87%에 해당되는 22,991명이 여성이었다. 이를 통해 전신홍반루푸스는 여성에게 훨씬 많이 발생하며, 특히 가임기 여성에게 호발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신홍반루푸스의 유병률과 발생률도 보고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인구 10만 명당 30-150명 정도로 추정된다. 국내의 경우 2015년 기준으로 인구 10만 명당 유병률은 35.45명, 연간 발생률은 3.6명으로 나타났다.""
전신홍반루푸스는 유전적 요인과 관련이 있어, 가족 구성원 중 루푸스 환자가 있을 경우 발병 확률이 높은 편이다. 특히 일란성 쌍둥이의 경우 약 30%의 높은 발병률을 보인다고 알려져 있다.""
이처럼 전신홍반루푸스는 주로 가임기 여성과 특정 인종, 유전적 요인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많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1.3. 원인
1.3.1. 자가면역 체계의 이상
자가면역 체계의 이상은 전신홍반루푸스(SLE)의 가장 핵심적인 원인이다. 정상적인 면역 체계는 외부의 병원체나 이물질을 공격하여 인체를 보호하지만, SLE 환자의 경우 면역 체계가 이상을 일으켜 오히려 자신의 건강한 세포와 조직을 공격하게 된다.
이러한 자가면역 반응이 일어나는 이유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인 것으로 추정된다. 첫째, 자가항원이 면역 체계에 의해 인식되고 항체가 생성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건강한 상태라면 자가항원을 잘 구별해내지만, SLE 환자의 경우 면역 체계가 자신의 조직을 이물질로 인식하여 공격하게 되는 것이다.
둘째, 면역 체계의 조절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자가면역 반응이 지속되는 경우가 있다. 정상적인 면역 체계에서는 T세포와 B세포의 활성화를 조절하는 기전이 존재하지만, SLE 환자에게서는 이러한 조절 기능에 문제가 발생하여 자가면역 반응이 지속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셋째,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면역 체계의 이상을 촉발할 수 있다. SLE는 여성에게 호발하는데, 이는 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면역 체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바이러스 감염, 자외선 노출, 특정 약물 등의 요인들도 자가면역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
결국 SLE의 발병에는 복합적인 요인들이 작용하지만, 자가면역 체계의 이상이 가장 핵심적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자가면역 기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SLE의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고자 하는 연구가 지속되고 있다.
1.3.2. 유전적 요인
루푸스의 유전적 요인은 매우 중요하다. 루푸스 환자의 가족에게서 루푸스가 발생할 가능성이 일반 인구에 비해 높으며, 이는 유전적 요인이 루푸스 발병에 기여함을 시사한다. 쌍둥이에서 루푸스가 동시에 발병할 가능성은 일란성 쌍둥이에서 30%로 높게 나타났으나, 이란성 쌍둥이에서는 5% 정도로 낮게 나타났다. 이를 통해 유전적 요인이 루푸스 발병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정 유전자가 루푸스 발병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 HLA(Human Leukocyte Antigen) 유전자 복합체의 경우 루푸스 발병과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HLA-DR2, HLA-DR3 등의 유전자형이 루푸스 환자에게서 더 높은 빈도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PTPN22, STAT4, IRF5, TNFAIP3 등의 유전자가 루푸스 발병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유전적 요인들은 면역계 조절, 염증 반응, 세포자멸사 등의 기전을 통해 루푸스 발병에 기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PTPN22 유전자는 T세포 수용체 신호 전달을 조절하여 자가면역 반응을 증폭시킬 수 있다. STAT4 유전자는 IL-12 신호 전달을 통해 Th1 세포 분화를 촉진하고, IRF5 유전자는 염증성 사이토카인 생산을 증가시킬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한 유전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루푸스의 발병 및 진행에 영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