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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방어기전 기술과 분석
1.1. 방어기전 기술
방어기전(mental defense mechanism)이란 이드의 사회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욕구나 충동과 이에 대한 초자아의 압력 때문에 발생하는 불안으로부터 자아를 보호하기 위한 기전이다. 이러한 방어기전은 대부분 무의식적으로 작용하며, 개인의 발달단계에 적절한 방어기전을 사용할 때에는 적응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발달단계에 적절치 않은 방어기전을 사용하거나 지나치게 사용하는 경우에는 부적응적이라고 할 수 있다.
방어기전에는 승화, 억제, 전치/이동, 해리, 격리, 주지화, 반동형성, 억압, 취소, 동일시, 함입, 보상, 대리형성, 투사적 동일시, 분리, 부정, 투사, 합리화, 행동화, 전환, 고착, 퇴행, 수동 공격적 등 다양한 기전이 있다.
승화(Sublimation)는 사회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충동이나 행위를 용납될 수 있는 활동으로 방향을 바꾸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공격적인 충동을 운동으로 승화하거나, 성적인 욕망을 예술행위로 승화시키는 것이다.
억제(Suppression)는 고통스러운 생각이나 충동을 의도적으로 잊으려고 노력하거나 생각하지 않으려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무서운 곳을 지날 때 의도적으로 유쾌한 상상을 하거나 노래를 부르며 걷는 것이다.
전치/이동(Displacement)은 어떤 사람에 대해 가진 적개심, 좌절 등의 감정을 그 사람보다 덜 위협적인 다른 대상에게 이동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 선생님께 꾸중을 듣고 기분이 나빴던 것을 집에 돌아와 어머니에게 화풀이하는 경우이다.
1.2. 나의 사례
1) 억제 (Suppression)
억제는 고통스러운 생각이나 충동을 의도적으로 잊으려고 노력하거나 생각하지 않으려 하는 것을 말한다. 부모님이 집을 비우시거나 혼자 집에 남게 되었을 때 갑자기 정적이 흐르면서 조그마한 소리라도 들리면 그 때부터 그동안 봐왔던 공포 영화 속 장면들이나 들어왔던 무서운 이야기들이 생각나면서 공포감을 느낄 때가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는 의식적으로 빨리 다른 생각을 하려고 노력하면서 상황과 반대되는 웃기고 재밌는 이야기나 상황을 상상하고 떠올리곤 한다. 그렇다고 공포감이나 두려움이 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의도적으로라도 그러한 감정들을 떨치려고 노력하면 어느새 자연스럽게 잊혀 지게 된다.
2) 전치/이동 (Displacement)
전치/이동은 어떤 사람에 대해 가진 적개심, 좌절 등의 감정을 그 사람보다 덜 위협적인 다른 대상에게 이동하는 것을 말한다. 나의 경우에는 보통 엄마와 다투고 나면 괜히 아무 죄 없는 동생에게 별 거 아닌 일로 신경질을 내거나 짜증을 내며 쌓인 화를 엉뚱한 곳에 푼 적이 있다. 또는 밖에서 안 좋은 일이나 기분 나쁜 일이 있으면 집으로 돌아와 괜한 엄마께 화풀이를 하기도 한다. 상대적으로 내가 편한 대상에게 나도 모르게 화나 짜증을 내며 풀게 되는 것 같다.
3) 취소 (Undoing)
취소란 불편했던 경험을 실제적으로나 상징적으로 지워버리기 위한 목적으로 특정한 행동을 하는 것을 말하는데 예전에 친한 친구와의 약속에 늦은 적이 있었다. 친구는 혼자서 나를 기다려야 했고 티는 안 냈지만 분명 짜증이 났을 것이다. 뒤늦게 부랴부랴 도착한 나는 너무 미안한 마음에 친구가 좋아하는 고기로 저녁을 사고 그 날 하루 종일 친구의 기호를 따라 맞춰주려 노력했던 경험이 있다.
4) 합리화 (Rationalization)
합리화란 용납할 수 없는 감정과 행동에 이유를 붙여 정당화하는 것이다. 자신이 인정하고 싶지 않은 일을 억지로 받아들여야 할 때 그것이 마치 바라던 일인 것처럼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나는 주로 과제나 해야 할 일들을 미룰 때 이 기전을 사용하는데 '오늘은 너무 시간이 늦었으니 내일 해야겠어.', '오늘은 너무 피곤하니까 자고 내일 일어나서 하면 될 거야.' 라고 생각하며 스스로 할 일을 미루는 것에 대해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것 마냥 행동한다. 이는 나의 불편한 마음과 행동을 위로하고 달래기 위해 발생한다.
5) 수동 공격적 (Passive Aggressive)
수동 공격적이란 다른 사람에 대한 공격심이나 부정적인 감정을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나는 별로 친하지 않거나 가깝지 않은 사람이 나에게 갑자기 무리한 부탁을 하거나 곤란한 이야기를 하면 더욱 거리감이 느껴져 이해를 하지 못했다는 듯이 자꾸 되물어보고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 하는 척 하면서 이 기전을 사용한다.
1.3. 방어기전 분석
내가 주로 사용하는 방어기전은 '합리화(Rationalization)'이다. 사례에서 설명했듯이 해야 할 일이나 과제들을 미룰 때, 내가 바라던 대로 되지 않았을 때 종종 이 기전을 사용하는데 사실 합리화의 또 다른 표현은 변명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원하는 목표 행동을 하지 못했을 때 그에 대해 그럴 듯한 이유나 변명으로 내 행동에 대한 정당화를 하고 스스로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식으로 위로하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바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정말 최선의 노력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목표를 이루지 못 할 때도 분명 있다. 하지만 그럴 때에는 스스로 합리화하는 단계를 거치지 않는 것 같다. 나는 정말 나름대로의 최선을 다 했고 양심의 가책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스스로 노력이나 의지가 부족했다고 느낄 때 그럴 듯한 이유를 들어 나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 합리화라는 기전을 사용하게 되는 것 같다.
합리화를 습관화 하게 되면 언젠가 목표를 세우면서도 나태해 질 것 같다. 적용하기는 매우 편한 기전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