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소화성 궤양
1.1. 정의
소화성 궤양은 위 또는 십이지장의 점막이 손상되어 생기는 궤양을 말한다. 궤양(ulcer)이란 용어는 방어적인 점막의 파괴를 나타내는 말로, 점막층보다 깊이 파이면서 점막근층 조직이 위 분비물에 노출되어 소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달리 미란은 점막근층 조직까지 파이지 않는다. 십이지장 궤양은 십이지장 점막이 흡연, 스트레스, 약제, 헬리코박터균의 감염, 악성종양 등에 의해 손상되어 가장 표면에 있는 점막층보다 깊이 파이면서 점막근층 이상으로 손상이 진행된 상태를 말한다. 소화성 궤양은 위 궤양과 십이지장 궤양을 포함하는데, 점막을 보호하는 방어인자와 점막 손상을 유발하는 공격인자의 균형이 깨지면서 발생하는 궤양을 의미한다. 따라서 십이지장 궤양은 대부분 이러한 소화성 궤양에 해당된다.
1.2. 원인
1.2.1. Helicobacter pylori 감염
헬리코박터(Helicobacter pylori) 감염은 소화성 궤양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H. pylori는 흔한 병원균 중 하나로, 위에서 서식하여 만성위염과 소화성궤양을 유발한다. 우리나라 위궤양 환자에서 H. pylori 감염률은 50%이고, 십이지장궤양은 70~90%로 위궤양이 십이지장궤양보다 H. pylori 감염률이 상대적으로 낮다. 그 이유는 아스피린이나 비스테로이드성소염진통제(NSAIDs)가 위궤양의 또 다른 원인이기 때문이다.
H. pylori는 위산 분비가 왕성한 위 내에서 생식하고 있는데, 일반 세균보다 100배나 많은 요소분해효소가 활성화되어 요소를 암모니아로 만들어 강산을 중화시킨다. 이렇게 위점막에 서식하면서 염증을 일으켜 점막이 다른 유독물질에 쉽게 손상받게 된다. 또한 H. pylori 감염으로 생산되는 요소분해효소와 독소는 위 점막을 직접 손상시켜 궤양을 유발한다. 따라서 H. pylori 감염은 소화성궤양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1.2.2.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사용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사용은 소화성 궤양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이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는 cyclooxygenase(COX) 효소를 억제함으로써 프로스타글란딘 생성을 저해하게 된다. 프로스타글란딘은 위장관 점막의 방어기능 유지에 필수적이므로, NSAIDs 사용은 점막 손상을 초래한다.
NSAIDs 비사용군에 비해 위궤양은 10~20배, 십이지장궤양은 5~15배 더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NSAIDs 복용자의 25%에서 궤양이 발생하며, 장기간 복용자의 2~4%에서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한다. 상부위장관출혈의 30%정도와 궤양으로 인한 사망자의 약 30%는 NSAIDs로 인한 궤양 때문에 발생한다. 궤양 발생의 위험은 50세 이전에는 낮으나 60세 이상에서는 급속히 증가한다.
따라서 소화성 궤양 치료 시 NSAIDs나 아스피린 또는 아스피린을 포함하는 약제의 복용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COX-2 선택적 억제제는 위장관계 합병증의 발생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여전히 심혈관계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1.2.3. 기타 요인
기타 요인으로는 유전적 소인, 혈액형, 흡연, 알코올, 식이, 스트레스 등이 있다.
유전적 소인의 경우, 가족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이는 헬리코박터균에 대한 노출과 감염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즉, 유전적 요인 자체보다는 헬리코박터균 감염에 대한 취약성이 가족력의 주된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혈액형의 경우, 십이지장 궤양은 혈액형 O형에서 더 호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헬리코박터균이 A형 항원이나 B형 항원이 없는 경우 위 상피세포에 더 잘 부착할 수 있기 때문으로 설명된다.
흡연은 궤양의 빈도, 합병증, 재발, 사망률 등과 강한 상관관계를 보인다. 흡연자의 경우 비흡연자에 비해 궤양 발생빈도가 2배 더 높으며, 흡연의 양과 기간과도 관련이 있다. 흡연이 헬리코박터균의 감염 위험률을 높이는 것이 병리적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금연이 질병 회복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알코올은 위점막 표면을 직접 자극하여 급성위염을 유발할 수 있으나 궤양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는 불분명한 상태이다.
식이와 스트레스는 과거에 궤양 발생요인으로 주목받았으나, 이를 지지할만한 충분한 근거는 없다. 차, 커피, 콜라, 우유, 향신료 등이 산 분비를 자극하는 것은 확인되었으나 궤양 발생과의 명확한 관련성은 밝혀지지 않았다. 강도 높은 신체적 스트레스는 급성 출혈성위염을 일으킬 수 있지만, 궤양과의 연관성은 불분명하다.
한편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만성신부전 등의 만성질환과 궤양이 연관되어 있으나 정확한 기전은 알려지지 않았다.
1.3. 병태생리
1.3.1. 점막 방어인자
점막 방어인자는 위 점막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점막의 방어인자에는 점액과 중탄산염 분비, 세포재생, 점막혈류 등이 있다.
위 점막 세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