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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후기 가족치료의 모델
1.1. 포스트모더니즘과 2차 사이버네틱스
1.1.1. 포스트모더니즘
포스트모더니즘은 2차 세계대전 및 여성운동, 학생운동, 흑인민권운동의 영향을 받고 모더니즘의 이성 중심주의에 대해 근본적인 회의를 내포하고 있는 사상적 경향이며, 1980년대부터 문학, 예술, 문화 전반에 나타난 시대정신이나 세계관의 총칭이다. 포스트모더니즘은 인간과 자연, 사회를 인식하는 방향인 절대적 진리에 대한 인식 방식에서 모더니즘과 차이가 있다. 모더니즘이 본질주의, 보편주의, 이분법적 사고를 강조한다면, 포스트모더니즘은 다양성, 차이, 비 본질주의를 강조하며 탈 중심적이고 다원적인 사고, 탈 이성적 사고가 가장 큰 특징이다. 따라서 사실(facts)은 관점으로 대체되며, 절대적으로 옳은 기준은 없다고 가정하기 때문에, 지식의 소유자에게 특권과 권한을 부여했던 모더니즘의 시각에 정면으로 도전한다. 모더니즘 성향의 치료는 인간의 문제를 문제 중심적으로 접근하며, 인성적인 특성이나 가족 상호작용이 기능적인지 역기능적인지에 중점을 두었다. 반면 포스트모더니즘 성향의 치료는 무엇이 기능적이고, 역기능적인가는 보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을 강조한다. 하여 가족이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게 평가될 수 있으며 다양성(민족성, 문화, 성, 성적 성향, 가족 형태, 인종)등을 고려하여 가족의 기능성 여부를 평가한다."
1.1.2. 2차 사이버네틱스
2차 사이버네틱스는 일반체계이론이나 1차 사이버네틱스의 한계를 벗어난 인식론으로 발전되었으며, 포스트모더니즘 관점과 일치한다.
1차 사이버네틱스는 크게 두 가지 면에서 한계점을 드러냈다. 첫째, 유기체는 환경과 상호작용할 뿐 아니라 그 자체가 자율성과 자기조직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간과했으며, 둘째, 관찰대상(내담자)과 관찰자(치료자) 간의 상호작용은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2차 사이버네틱스는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여 발전하였다. 2차 사이버네틱스라는 용어는 1968년 영국의 인류학자인 미드(Margaret Meead)에 의해 처음으로 제안되었는데, 모든 수준의 체계는 피드백 과정을 통하여 환경과 상호작용할 뿐 아니라 가장 높은 수준의 피드백 과정에서 볼 때 모든 체계는 자기조직적임을 기술하기 위하여 발전된 시각이다.
2차 사이버네틱스 시각에서 체계는 자율성, 자기제작/자기조직, 자기준거성, 구조적 연결, 구조적 결정론, 부적 피드백 등의 속성을 갖는다. 첫째, 체계는 자율성의 속성을 갖는다. 이는 체계의 구조와 작용의 질서가 환경에 의하여 일방적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체계 그 자체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체계는 자기제작/자기조직 또는 자기 만들기의 속성을 갖는다. 이는 체계의 조직 내 구성요소가 연결망을 이루어 각 구성요소가 다른 구성요소의 생산이나 변형에 참여하는 방식을 통해 지속적으로 체계 스스로를 제작함을 의미한다. 셋째, 체계는 자기준거성의 속성을 갖는다. 2차 사이버네틱스에서는 관찰자와 관찰대상을 서로 분리된 것으로 보지 않으며, 관찰대상에 관찰자가 참여한다. 넷째, 체계는 구조적 연결의 속성을 갖는다. 자율적이며 자기 제작하는 체계의 또 다른 특성은 그 조직 패턴을 보존하면서 동시에 지속적인 구조적 변화를 수행하는 데 있음을 의미한다. 다섯째, 체계는 구조적 결정론의 속성을 갖는다. 일반체계이론에서 체계는 환경과 상호작용하면서 환경과 교류가 체계의 행동을 조직하는 것으로 본다. 여섯째, 2차 사이버네틱스 수준에서 체계는 부적 피드백의 속성을 갖는다. 피드백은 유기체가 역동적인 균형 상태에서 스스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자기조절인 항상성의 필수 메커니즘이다.
이처럼 2차 사이버네틱스는 체계의 자율성, 자기준거성, 자기조직 등의 속성을 강조함으로써 1차 사이버네틱스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였다. 이는 모더니즘 관점에서 벗어나 포스트모더니즘적 관점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1.2. 후기 구조주의
후기 구조주의는 철학이나 사회과학에 나타난 포스트모더니즘 현상이며, 구조주의 이후에 등장한 이론 및 비평방법으로서 구조주의에서 변화된 이론으로 이해되기도 하고 구조주의를 반박하는 이론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구조주의가 사람들을 일반적인 계층이나 유형에 따라 분류하고 전문가의 지식이 존중되는 것에 비해, 후기 구조주의는 개인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지식이 존중되며 표면 현상을 우리가 실제로 알 수 있는 모든 것으로 보고 각자 표면 현상을 해석할 권한을 가진다"".
후기 구조주의는 모든 현상에는 심층적인 구조가 있고, 또 구조는 구성요소로 분해할 수 있다는 환원주의 관념을 거부하며, 서구 철학이 선과 악의 이분법적 구분, 절대적 진리의 추구 등 존재하지 않는 것에 지나치게 집착해 왔다고 비판한다"". 후기 구조주의는 지식과 권력은 서로 뗄 수 없는 관계여서, 지배적 담론은 권력을 가진 자들에 의해 형성된다고 보는 푸코의 관점에 큰 영향을 받았다"".
또한 후기 구조주의는 구조주의에서 강조하는 구조를 해체시킨 데리다의 해체주의를 기초로 한다"". 해체란 우리의 대화, 행동, 정서적 표현의 기저를 이루면서 당연시되고 있는 담론과 범주와 가정을 분해하며, 더 나아가 절대적 진리라고 여겨지는 것을 분해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후기 구조주의적 관점은 가족치료, 특히 이야기치료의 발전에 강력한 영향을 미쳤다"".
1.3. 구성주의와 사회구성주의
구성주의는 인지 생물학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칠레의 신경생물학자 미투라나(1978)는 생명체의 신경망에 대한 연구를 기반으로 모든 생명체계의 특징인 조직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