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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사람이 사람답게 살려면 사람의 도리를 다하는 일이며 그 중에서 가장 긴요한 일이 부모님께 효도하는 일 일 것이다. 부모님을 공경하고 자식을 사랑하는 일이야말로 천륜(天倫)이요 인륜(人倫)의 대사(大事)이며 인간이 가장 인간답게 살아가는 길이 아닐 수 없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이야 새삼 말할 필요가 없지만 예로부터 자식이 자식으로서의 도리를 다하지 못하는 불효가 하도 막심하여 성현들의 관심사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문제가 바로 부모에 대한 효(孝)의 문제였다. 보통 효라고 하면 '부모에 대한 존경과 사랑'만을 생각하기 쉽지만 이는 잘못이다. 조상숭배, 자손낳기도 역시 효인 것이다. 효를 한마디로 정의하는 것은 어려운 것이다. 효를 개개의 종교마다 본질은 같으나 그 속에 내포대여 있는 것은 약간씩 차이가 있다. 우선 종교에서 말하는 효와 우리나라의 효를 살펴보며 현대에서는 효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알아보고 왜 효교육이 필요한지 알아보기로 하자.
2. 부모에 대한 효도의 의미
2.1. 유교의 효
유교에서 '효'라는 글자가 갑골문에서 나타나지 않는 것은 은나라 때 효라는 관념이 아직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효라는 글자는 주대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문헌에서 자주 보이게 된다. 허신은 『설문해자』에서 이 글자를 "효는 부모를 모신다는 뜻인데, 老의 생략된 부문에 子가 종속되어 있으며 子가 老를 받들고 있다"고 해설하고 있다.
이 글자의 본래 뜻은 연장자를 존경한다는 의미로, 존경의 범위가 직계친족만으로 한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 후 『논어』, 『맹자』, 『효경』 등에 이르러 효의 행위대상 범위가 직계친족으로 좁혀지고, '경'과 '항'이 효행의 본질로 되었다. 이런 효는 중국사회나 국가에서는 바로 생명이었다. 중국문화는 효의 문화이며, 국가와 사회, 가 족과 개인, 각각의 존재와 안녕질서는 모두 효에 근거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중국의 효 사회를 만들어 낸 사상적 근거는 바로 공맹의 가르침 즉 유교였다. 유교란 한마디로 인륜의 도를 설한 것으로 五倫五常의 도라고 할 수 있다. 군신, 부자, 부부, 형제, 붕우가 오륜이 고 인, 의, 예, 지, 신이 오상이다. 이 오륜과 오상이 서로 배합해서 사람의 도를 성취하는 것으로 이 오상이야말로 유교의 중심문제이다. 더구나 이 오상은 처음의 仁 한 자에 귀결되는 것으로 유 교는 이 한 자로써 닦아진다고 말해진다. 仁이란 글자는 두 사람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논어』에는 "인이란 親(애정)이고 사람 둘이 따른다."라고 나와 있다. 『맹자』에서는 "仁으로써 사람을 사랑하라."고 하고, 『대학』편에서는 "孝悌는 인의 근본이다."라고 하며, 『고자』에서도 "어버이를 사랑하며 아 끼는 것이 인이다."라고 하였다. 유교의 인은 여러 가지로 해석되고 있지만 사람과 사람과의 친애 의 정이 인이며, 이 친애의 정은 부모와 자식의 애정에서 시작된다. 이것이 효이다. 자식이 부모 에게 대하는 친애의 정이 바로 효인 것이다.
2.2. 불교의 효
불교의 효는 부모의 은혜에 대한 감사와 보은의 행위이다. 불교에서 말하는 효에는 항상 부모의 자애로운 은혜가 설해지고 그에 대한 자식의 효가 설해졌다. 불교의 윤리는 신분적인 상하의 윤리가 아니고 지배복종의 관계가 아닌, 양쪽이 평등하게 인간적인 입장에서 관계 맺고 있는 수평의 도덕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불교의 一如平等의 사상에서 온 것이다. 더구나 불교는 '一切衆生 悉有佛性'이라 하여 모든 사람은 부처가 되는 불성을 갖고 있어, 부모와 자식, 남편과 아내, 나아가 천자나 거지가 똑같이 미래불이고, 當來佛이라고 본다.
불교의 실천윤리는 은혜로 시작하여 은혜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카무라 하지메(中村 元)의 저서에 따르면, "원시불교경전 가운데 약간 늦게 설립된 부분에 의하면, 善人은 은혜를 알고 은혜를 느끼는 자이어야 한다고 말하고, 일반론을 설한 후에 부모에 대한 보은을 강조하고 있다."고 하고 있다. 또한 아쇼카 왕은 자신의 정치 이념과 불교신앙을 새긴 석주를 인도의 곳곳에 세웠는데, 그는 석주에 새긴 칙명에서 "아무리 광대한 보시를 행하더라도 극기, 마음의 청정, 보은에 대한 견고하고 깊은 믿음이 없다면 그는 천한 사람이다"라고 선포했다.
은혜를 아는 것은 불도의 근본이다. 은혜를 모르는 자는 사람이 아니라 축생 이하라고 불교는 말한다. 불교에서 은혜라 하면 단지 부모의 은혜만이 아니라 네 가지 은혜를 설한다. 하지만 그 근본은 역시 부모의 은혜이다. 불교의 효는 부모의 은혜에 대한 감사와 보은의 행위이다. 은혜를 강조하고 배은과 불효가 지옥에 떨어진다고 서술하는 것이 불교 효의 특징이다.
부모의 자식에 대한 자애의 반사작용이 보은이다. 부모로부터 은혜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자애가 그대로 자식에게 통하는 곳에 효도로써 봉양하는 행위가 나타난다. 불교의 효는 자신이 전생업의 인연에 따라 태어났다고 보며, 부모를 골라 그것을 인연으로 해서 태어났다고 한다. 즉 부모가 마음대로 자식을 낳은 것이 아니라 자신이 골라 전생의 업을 因으로, 부모를 緣으로 해서 태어난 것이라고 불교는 설한다. 이는 불교의 독자적 인생관이며 연기사상이다. 그러므로 불교의 효는 어디까지나 서로 예배하는 부처로서의 관계에 선 것이었다.
2.3. 구약성경의 효
성서의 구약과 신약의 여러 곳에서 부모를 존경해야 한다고 강하게 교시되어 있다. 예를 들어 구약성경에는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너희 하나님 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가 오래 살리라" "너의 오늘이 있게 해준 너의 부모를 존경하라" "너희 각 사람은 부모를 경외하고 나의 안식일을 지키라"고 기록되어 있다. 왜냐하면 부모의 교훈을 듣고 순종하는 것은 바로 조상들이 이러한 하나님의 약속의 지탱자이며 동시에 매개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상들은 그러한 의미에서 그들이 바로 하나님은 아니라 할지라도, 하나님을 대표하는 자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것이 효의 성서적인 약속이다. 그러므로 효는 하나님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