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항생제 내성
1.1. 항생제 내성의 정의와 발생 과정
항생제 내성이란 미생물이 항생제에 노출되었음에도 특정 항생제에 저항력을 가지고 생존하는 능력을 말한다. 항생제 내성은 미생물이 항생제에 선택압력을 받으면서 발생하게 된다.
감염이 되었을 경우 많은 세균들 중 일부만이 내성균인데, 항생제에 민감한 세균은 죽지만 내성을 가진 일부 내성균은 제거되지 않고 살아남는다. 즉, 내성균은 살아남아서 선택적 압력을 통한 증식을 하며 일부 내성균은 다른 균에 내성 유전자를 전달하기도 한다.
따라서 어떤 이유로든 사람이 항생제를 복용했을 때 항생제의 사용에 내성균의 발생은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환자가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세균에 감염이 되면 기존에 사용하던 항생제의 효과가 작아져 해당 항생제로는 치료가 어려워진다. 그러므로 항생제 내성은 항생제 공격에서 살아남기 위해 세균이 선택한 생존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1.2. 항생제 내성균의 종류
항생제 내성균의 종류에는 MRSA(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 VRSA(반코마이신 내성 황색포도상구균), VRE(반코마이신 내성 장알균), CRE(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속균종), MRPA(다제내성 녹농균), MRAB(다제내성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균)이 있다.
MRSA는 1961년 영국에서 처음 보고된 세균으로, 메티실린에 내성을 보이는 황색포도상구균이다. MRSA는 포도알균의 mecA 유전자가 암호화하는 PBP2a 단백을 만들어냄으로써 베타락탐계 항생제에 내성을 갖게 된다. MRSA는 병원 감염에서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MRSA 비율이 전 세계적으로 높은 국가 중 하나이다.""
VRSA는 반코마이신에 내성을 보이는 황색포도상구균으로, 2002년 미국에서 처음 보고되었다. VRSA는 주로 당뇨, 신장질환 등의 기저질환이 있거나 이전에 MRSA에 감염된 환자, 수술을 받은 환자, 삽입기구 사용 환자 등에서 발생 위험이 높다.""
VRE는 반코마이신에 내성을 보이는 장알균으로, 1986년 유럽에서 처음 보고되었다. VRE는 처음에는 지역사회 감염으로 시작되었지만 이후 병원 감염의 양상으로 출현하였다. 국내에서도 1990년대 후반부터 발생하기 시작하여 현재 중환자실이나 혈액종양병동 등을 중심으로 심각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CRE는 카바페넴계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장내세균속균종의 감염증이다. 카바페넴계 항생제는 ESBL 생성균에 대한 선택 약제였기 때문에, 이 약제 사용량이 늘어남에 따라 CRE가 출현하게 되었다. CRE는 주로 입원환자, 특히 인공호흡기 사용 환자, 장기간 입원 환자에서 감염 위험이 높다.""
MRPA는 카바페넴계, 아미노글리코사이드계, 플로로퀴놀론계 항생제에 모두 내성을 보이는 녹농균이다. MRPA는 피부감염, 욕창, 폐렴, 균혈증, 패혈증 등 다양한 감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MRAB는 카바페넴계, 아미노글리코사이드계, 플로로퀴놀론계 항생제에 모두 내성을 보이는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균이다. MRAB는 토양이나 물 속에 존재하며, 면역저하자, 만성폐질환자, 당뇨 환자 등에서 감염 위험이 높다.""
1.3. 항생제 내성 대처방안
1.3.1. Ben Raymond의 5가지 규칙
영국 엑시터대학교의 미생물 진화 및 곤충학 부교수인 벤 레이먼드(Ben Raymond) 박사는 '진화 적응(Evolutionary Applications)' 저널에 항생제 내성에 대처하는 규칙 다섯 가지를 제시하였다.
첫 번째 규칙은 "예방"이다. 레이몬드 박사는 사람들이 항생제 사용을 줄이고 신약을 개발하는 것에 관심을 두는 상황을 지적하며, 아무리 새로운 약을 개발하더라도 사용방식이 바뀌지 않으면 항생제 내성과 관련된 재앙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그는 지속 가능한 사용에 중점을 두어 규칙을 설명하였다.
두 번째 규칙은 "적응비용(fitness costs)에 의존하지 않는 것"이다. 내성균이 발달하는 과정에서는 일반적으로 생존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 규칙은 그러한 약점에 의존하지 않고 다른 방법으로 내성을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세 번째 규칙은 "돌연변이 공급을 제한하는 것"이다. 항생제 사용으로 인해 내성균이 계속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돌연변이 자체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네 번째 규칙은 "용량이 적더라도 내성은 충분히 생길 수 있으니 짧은 사용 기간이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에는 항생제를 오래 복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여겨졌지만, 내성 발생에는 오히려 짧은 복용 기간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다섯 번째 규칙은 "보유데이터가 많으면 내성 관리프로그램을 더 효율적으로 설계 가능하기 때문에 정보의 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항생제 내성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관련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프로그램을 설계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1.3.2. 제2차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2021~2025)
우리나라 정부는 2016년 「제1차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2016~2020)」을 수립한 이후 2021년 11월 1차 대책을 더 보완해 「제2차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2021~2025)」을 수립하였다. 「제2차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2021~2025)」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꼭 필요한 곳에 항생제 양과 종류를 적정하게 사용하여 항생제 내성균의 발생을 줄인다. 둘째, 감시체계 강화와 적극적 감염관리로 이미 발생한 항생제 내성균 확산을 억제한다. 셋째, 첫 번째와 두 번째 목표 달성을 위해 연구 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항생제 내성관리 협력체계를 활성화한다. 또한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성과지표와 분야별 세부과제 점검, 항생제 내성 포럼을 통해 세부과제들을 수정보완하며 재정비할 계획이다.
이러한 「제2차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2021~2025)」 수립 배경에는 제1차 관리대책을 통해 인체분야와 비인체분야에서 유의미한 성과가 있었지만, 한국의 국내 인체 항생제 사용량(DDD/1,000명/일)이 OECD 29개국 중 26.1로 3번째로 높고, 항생제 처방 중 25% 이상이 부적정 평가를 받은 데 있다. 따라서 더 고도화된 2차 관리대책을 통해 항생제 내성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자 하는 것이다.
2. 마이크로바이옴
2.1. 마이크로바이옴의 정의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이란 마이크로바이오타(microbiota)와 게놈(genome)의 합성어이다. 마이크로바이오타(microbiota)는 생태학적 환경 내에서 공생, 경쟁 등의 상호 작용 관계를 이루는 박테리아, 고생물, 원생생물, 균류, 바이러스 등 모든 미생물을 총칭하는 용어이며, 게놈(genome)은 유전자(gene)와 염색체(chromosome)의 합성어로 유전체라고도 불리며 한 생물이 가지는 모든 유전 정보이다. 따라서 마이크로바이옴은 인간, 동물과 식물, 바다, 토양, 호수, 암벽, 대기 등 모든 환경에서 서식하거나 공존하는 미생물과 그 유전 정보 전체를 포함하는 미생물군집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즉, 동물 마이크로바이옴, 식물 마이크로바이옴, 인체 마이크로바이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환경 마이크로바이옴, 피부 마이크로바이옴 등 다양한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들이 보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마이크로바이옴 시대'가 왔다고 말할 정도로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2.2.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의 발전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의 발전은 유전체 분석기술의 발전을 통해 비약적인 진전을 이루었다"" 1676년 Antonie van Leeuwenhoek의 구강 미생물군집 관찰, 1888년 Robert Koch의 고체배양물을 이용한 미생물 분리 등 미생물에 관한 연구는 오래전부터 이루어졌다"" 하지만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가 큰 진전을 이룰 수 있었던 이유는 유전체 분석기술이 발전했기 때문이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