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테네시 윌리엄스
1.1. 삶과 문학
테네시 윌리엄스(1911~1983)는 20세기 미국 최고의 극작가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그는 1911년 3월 26일 구두회사 외판원인 아버지와 목사의 외동딸인 어머니 사이에서 2째 아들로 태어났다. 5살 때 걸린 디프테리아로 다리가 마비되면서 내성적인 성격을 가지게 되었지만, 남부의 평화로운 시골에서 자란 그는 풍부한 상상력을 발달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그의 가정은 점점 파국으로 치닫게 되었고, 특히 정신분열증이 발병한 누이에 대한 충격은 그의 삶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개인적 고난 속에서도 그는 20세기를 대표하는 극작가로 성장할 수 있었다.
윌리엄스의 작품 세계에는 그의 삶에서 겪었던 고통과 상처가 깊게 투영되어 있다. 그가 남부에서 겪었던 문화적 충격과 소외감, 그리고 가정의 불화와 누이의 정신분열증 등은 그의 작품 속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그의 대표작 "유리 동물원"과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서는 그의 삶의 경험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주인공들의 절망과 고립감은 윌리엄스 자신의 것이었으며, 그들이 겪는 갈등과 좌절은 작가 자신의 것이기도 했다. 이처럼 윌리엄스의 작품 세계는 그의 삶과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1.2. 작품 세계
1.2.1. 등장인물
희곡 '풍금 소리'의 등장인물은 다음과 같다.
길녀는 가슴에 담아두며 차분하고 내면적이고 성녀 같은 여성이다. 인생의 희노애락을 풍금을 연주하며 푼다. 분이는 독하고 외향적이며 직설적이고 억척스럽다. 천덕이는 막장에서 사고를 당해 정신병이 조금 있고 현실을 비관하지만 속이 깊다. 옥희는 다방 아가씨로 톡톡 튀며 외향적이고 발랄하며 장난끼가 많고 아직 어리다. 영재네는 과부로 색기가 조금 있고 외도를 하지만 시어머니와 아들을 잘 모시려고 노력한다. 묵호댁은 주점의 주모로 억척스럽고 귀가 얇고 입이 가볍다. 태백댁은 마을을 돌아다니며 장사를 하는 여인으로 억척스럽고 활기차다. 영월댁은 산탄부로 부드럽고 착한 심성을 지녔다. 영재는 아직 어리나 숫기가 있고 성품이 착하다. 창호는 남을 잘 챙겨주며 성실하고 의리가 있고 곧은 심성을 지녔다. 신기료는 시기료 영감으로 자신이 지은 죄를 짊어지고 살아가고 있다. 부드러운 성격이고 생각이 깊다.
1.2.2. 상징
상징은 윌리엄스의 작품 세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등장인물의 성격과 상황을 상징을 통해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우선 음악 상징이 두드러진다. 구슬픈 '주제곡'은 '몽롱하고 덧없고 순간적'이어서 등장인물들의 내면 심리를 표현하는데 적합하다. 이는 극의 '향수'라는 주제와 효과적으로 부합된다. 또한 블랑쉬가 자신의 남편을 생각할 때 들리는 '폴카 음악'은 그녀의 회고와 내면의 고통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다음으로 색채 상징이 중요하다. 블랑쉬의 흰 옷차림은 그녀의 과거 순결함과 현재의 타락을 동시에 상징한다. 반면 스탠리는 녹색이나 붉은색 등 생생한 색상의 옷을 입음으로써 현대 세계를 대변한다. 이처럼 색채 대비를 통해 극 중 인물들의 성격과 가치관의 차이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름 상징도 주목할 만하다. 블랑쉬 드부아의 이름이 '흰 나무'를 뜻하는데, 이는 그녀의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상징한다. 또한 스텔라라는 이름은 '별'을 의미하는데, 이는 블랑쉬에게 현실을 보여주는 존재로 기능한다. 이처럼 등장인물의 이름에 상징적 의미를 부여하여 작품의 주제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종합해보면, 테네시 윌리엄스는 음악, 색채, 이름 등 다양한 상징을 통해 등장인물의 내면과 작품의 주제를 깊이 있게 표현하고 있다. 이는 그의 작품들이 지닌 시적 특질과 비극적 무게감을 더욱 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1.2.3. 주제
작품 풍금 소리 의 주제는 서로 같지만 다른 삶을 살아온 두 여인의 애환과 고통 그리고 삶이다.
이 작품은 1980년대 중후반 강원도 탄광촌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두 여인 길녀와 분이는 시대적 상황으로 인해 다른 방식으로 삶을 살아왔지만 공통적으로 많은 고통과 아픔을 겪어왔다.
길녀는 젊은 나이에 일제강점기 때 일본군에 의해 위안부로 끌려가 고통을 받았지만 겉으로는 침착하고 관조적인 모습을 보인다. 반면 분이는 길녀의 가해자인 일본군의 피해자 가족 중 한 명으로 자신의 고통을 드러내며 살아왔다. 두 여인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상처를 간직하며 살아왔지만, 결국 모두가 그 시대의 희생양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대조적인 삶의 모습을 통해 작가는 역사적 아픔 앞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극복하려 노력하는 인물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과연 참된 복수란 무엇인지, 서로에게 남는 것은 결국 상처뿐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또한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과거의 아픔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처럼 작품은 불가역적인 과거의 상처에 시달리는 두 여인의 모습을 통해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역사적 트라우마와 그로 인한 갈등을 보여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