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한국 가족의 변화
1.1. 17세기 중엽 이전 한국 가족의 모습
1.1.1. 결혼
17세기 중엽 이전의 한국 가족은 '서류부가혼(서로 집에 묶어두는 결혼)'이나 '남귀여가혼(남자가 여자집으로 가는 결혼)'의 혼인 풍속으로 이루어졌다. 서류부가혼은 혼인이 정해지면 신랑이 신부의 집 본채 뒤에 서옥을 지어 살다가 자녀가 성장한 후에 신랑의 집으로 돌아오는 형태였다. 이때 신부는 혼인 후에도 가정 내에서의 지위에 큰 차이가 없었다. 서류부가혼은 데릴사위제와는 다른 것으로, 데릴사위제는 경제적 여유가 있는 처가에 아들 대신 사위를 데리고 사는 것이었다. 서류부가혼은 처가의 경제력이나 아들 유무에 상관없이 보편적으로 행해진 혼인 풍속이었다.
1.1.2. 거주지
서류부가혼의 혼인형태는 사위가 장가를 드는 것이므로 아내는 혼인 후에도 본가에서 살다가 후에 시집으로 간다. 자녀의 입장에서는 어릴 때 어머니 쪽에서 살고, 아버지의 서류부가 끝나면 친가로 가는'모처부처제(母處父處制)'거주이다. 사위가 아내의 집에서 머무는 기간은 다양하였으며, 사위가 아내의 집에 살아서 받는 갈등이 생기는 조선후기의 처가살이와는 다르게 구별된다."라고 볼 수 있다.
1.1.3. 가족관계
서류부가혼의 혼인을 통한 가족제도는 양계적 방계가족의 형태로, 처계나 모계 쪽의 친척도 부계만큼 중요시 되었다"" 고려시대에는 씨족내혼이 사회적으로 거부감 없이 수용되었고 근친간의 혼인이 자주 일어났다. 이러한 동성혼이나 근친혼이 흔한 것은 부계혈연을 중심으로 한 씨족외혼 의식이 형성되지 않았다는 것이며, 부계친족집단이 조직화되지 않았음을 말해준다"".
1.1.4. 제사
서류부가혼의 혼인형태의 시기에는 사회의 지배적 이념이 불교였기 때문에 제사의 주체는 승려였으며 절에서 지내는 형태가 주를 이루었다. 고려의 제사상속은 적장자계승 원칙이었으나, 적자나 적손이 없으면 '동모제'에 따라 어머니가 같은 형제가 제사를 계승할 수 있었다. 또한 여손이 제사를 지낼 수도 있었기에, 적장자계승의 원칙이 철저히 지켜지는 것은 아니었고 부계, 남계의 원칙에도 융통성이 있었다. 제사는 외손봉사, 윤회봉사, 분할봉사 등의 형태가 있었는데, 외손봉사는 외손이 외가 쪽 제사를, 윤회봉사는 자손들이 해마다 제사를 돌아가며 지내는 것, 그리고 분할봉사는 아들, 딸, 손자 등 자손들이 조상제사를 나누어 맡아 제사를 지내는 것을 말한다. 이처럼 고려시대에는 불교의 영향으로 제사의 주체가 승려였으며, 적장자계승이 원칙이었지만 여성과 방계친족들도 제사를 지낼 수 있었다는 특징이 있었다.
1.1.5. 재산상속
제사의 승계와 재산상속은 관례적으로 함께 가는 것이었다. 즉, 제사를 지내기 때문에 재산을 우대 상속한다는 것이다. 재산상속에 있어서는 차별이 없는 균분상속이 이루어졌고 조선전기까지도 고려시대와 유사하게 규정하였다. 재산상속시에는 부변 전래재산, 모변 전래재산, 본인 매득재산 등 취득과정에 따라 구분하여 상속이 이루어졌고, 여성도 친정에서 받은 재산에 대해 연고권을 분명히 했다. 이처럼 부계가부장제가 확립되기 전 한국 가족의 가족가치와 이데올로기는 남녀차별 없이 행해졌음을 알 수 있다."
1.2. 17세기 중엽 이후 한국 가족의 모습
1.2.1. 결혼
17세기 중엽 이후 한국 가족의 모습에서 '결혼'에 대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조선시대의 혼인은 유교바탕의 남성 집안을 중심으로 하는 친영을 실시하였는데 이때 친영 강행론과 친영 반대론이 각각 대두되었다. 16세기 명종 때는 서류부가혼의 혼인절차에 친영혼인의 절차 일부를 접목한 반친영제도를 채택하여, 전통적 남귀여가혼을 바탕으로 하고 일부 혼인절차에 친영제의 절차도 적용하여 따랐다. 이는 신랑이 혼인 후 처가에서 지내던 서류부가혼과 달리, 17세기 중엽이후는 반친영의 혼인형태로 신부 집에서 혼례 후 여성이 남성의 집으로 들어가 살게 되는 부처제를 따랐다.
1.2.2. 거주지
17세기 중엽이후의 한국 가족의 거주지는 반친영의 혼인형태로 신부 집에서 혼례 후 여성이 남성의 집으로 들어가 살게 되는 부처제를 따랐다"이다. 이는 이전의 서류부가혼 형태와 달리 신랑이 처가에서 지내던 모습이 변화한 것을 의미한다. 즉, 신부가 남편 집에서 거주하게 되면서 부계혈연의식이 강화되고, 부계혈연집단이 더욱 조직화되고 보편화되어 직계가족이 우선되는 형태로 변화하였다고 볼 수 있다.
1.2.3. 가족관계
17세기 중엽 이후의 한국 가족관계는 부계혈연의식이 강화되면서 보다 조직화되고 보편화된 모습을 보인다. 이전 서류부가혼 형태에서는 부계혈연집단이 형성되기 어려웠으나, 이 시기에 부계혈연의식이 더욱 강화되었다. 그 결과 직계가족이 우선되는 형태로 변화하게 되었고, 당내, 종족, 종중, 족중, 문당 등과 같은 부계혈연집단이 나타나게 되었다. 이처럼 17세기 중엽 이후 한국 가족관계는 유교적 가치에 따라 부계혈연중심으로 구조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1.2.4. 제사
17세기 중엽 이후 한국 가족의 모습에서 제사에 대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조선시대에는 성리학적 가족질서에 따라 조상의 제사가 매우 중요해졌다. 부계 조상의 제사가 강조되면서 가계의 장남이 제사를 단독으로 봉사하게 되었다. 즉, 종법제도의 정착으로 인해 적장자가 제사 및 가계를 계승하고 효 사상, 조상숭배, 제사의 중요성이 강조되었다. 이에 따라 제사를 지내는 적장자인 장남은 가문에서 높은 지위와 경제적인 이득을 누리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