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책 『흰머리 휘날리며: 예순 이후 페미니즘』은 저자 김영옥이 성차별과 연령차별이 교차하는 노년 여성의 삶을 탐구한 사회문화 비평서이다. 이 책은 저자의 직접 경험과 더불어 다양한 텍스트를 통해 노년 여성의 삶을 재조명한다. 저자는 갱년기와 노년기, 치매 등 나이 듦의 과정에서 겪는 문제들이 단순한 신체적 변화가 아니라 젠더와 사회적 규범 속에서 의미화되는 과정임을 깊이 있게 탐구한다. 특히, 완경(폐경)이라는 생리적 변화와 이를 둘러싼 사회적 담론, 노년의 에로스적 사랑, 돌봄 노동의 문제 등을 날카롭게 지적하며, 노년기를 단순한 '쇠퇴'의 시기가 아닌 새로운 존재방식과 가능성의 시기로 재해석한다. 저자는 노년 여성의 경험이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구조적으로 안고 있는 젠더와 연령에 대한 편견의 문제임을 강조한다."
2. 노년 여성의 삶에서 발견되는 사회적 모순
2.1. 경제적 불안정과 사회적 고립
노년 여성들은 경제적 불안정과 사회적 고립에 시달리고 있다.
경제적 불안정은 노년 여성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젊은 시절 사회에 기여한 경험과 능력에도 불구하고, 노동 시장에서 점점 배제되면서 경제적으로 취약한 상태에 놓이게 된다.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여성의 60%가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남성보다 현저히 높은 수치이다. 이는 여성들이 평생 동안 돌봄 노동에 종사하며 경제적 기회를 박탈당해왔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여성들은 정규직 일자리를 갖기 어렵고, 낮은 임금으로 인해 경제적 불안에 시달린다. 이러한 경제적 어려움은 개인의 책임이 아닌 사회구조적 차별의 결과이다.
사회적 고립 또한 노년 여성들이 겪는 큰 문제이다. 나이가 들수록 사회적 관계가 축소되고, 사회의 일원으로 활발히 활동하지 못하게 되는 현실은 널리 나타나는 문제이다. 그러나 이러한 고립은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 사회가 노년 여성들에게 부여한 수동적 역할 때문에 발생한다. 사회는 노년 여성들에게 더 이상 활발한 사회적 활동을 기대하지 않으며, 그들을 가정이나 제한된 사회적 역할에 묶어두고 있다. 이는 그들의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사회가 그들의 존재 가치를 낮게 평가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이다. 노년 여성들은 여전히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지만, 이를 위한 기회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2.2. 돌봄 노동과 젠더 불평등
노년 여성들이 현실에서 마주하는 중요한 문제 중 하나는 돌봄 노동과 이에 따른 젠더 불평등이다. 여성들은 젊었을 때부터 가정 내에서 돌봄을 전담해왔으며, 나이가 들어서도 여전히 가족의 돌봄을 책임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남편이나 부모의 병간호, 손자녀의 양육 등 다양한 형태의 돌봄 노동은 여성들에게 집중된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여성 중 40%가 여전히 돌봄 노동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자신들의 건강을 돌볼 여유가 없이 타인의 돌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이는 결과적으로 건강 악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