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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마이너리티의 소년들; 판타지와 현실의 경계
1.1. 들어가며
사회 속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주류와 소수자의 대립은 시대를 막론하고 지속되어 왔다. 특히 최근 한국 사회에서는 다문화 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크게 일어나며, 마이너리티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한국의 영화 <완득이>(2011)와 일본의 영화 <빛나는 날에>(2001)는 각각 한국의 다문화 가정, 일본의 재일조선인 가족을 다루며 마이너리티에 대한 재고를 요청하고 있다. 두 영화는 마이너리티라는 큰 범주 아래 함께 속해 있지만, 마이너리티의 모습과 그가 속한 사회의 모습을 구현하는 방법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이에 본 보고서는 이 두 영화의 비교분석을 통해 마이너리티로서의 주인공과 그를 둘러싼 세계, 그리고 갈등과 영화 속에 재현된 마이너리티의 모습을 살펴보고자 한다.
1.2. 주인공과 그를 둘러싼 세계
1.2.1. 영화 <완득이>의 주인공과 그의 주변
영화 <완득이>의 주인공인 도완득(유아인 분)은 '얌마, 도완득!'이라는 담임 동주(김윤석 분)의 부름으로 표상될 만큼 선생님에게 자주 불리는 문제아로 등장한다. 그러나 완득의 행동을 살펴보면 수업시간에 잠을 청하고 싸움을 좀 잘할 뿐, 문제아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착하다. 그는 동주의 말을 거역하는 법이 없으며, 기껏해야 교회에서 동주를 제발 죽여 달라는 어린애 앙탈 같은 기도가 전부이다. 완득의 주변에는 항상 조력자가 존재한다. 앞집에 사는 동주는 완득에게 사사건건 관심을 쏟지 못해 안달이고, 싸가지 없는 모범생 윤하(강별)는 어째서인지 완득에게 먼저 다가온다. 영화 <완득이>의 세계는 완득에게 가혹한 듯하지만 결국에는 친절하다. 부잣집 아들임에도 사회운동을 하는 담임, 학교에서는 싸가지 없지만 완득에게만은 친절한 여자친구, 말은 험하게 하지만 완득에게 킥복싱을 가르쳐주는 관장까지, 세상은 마이너리티인 완득을 몰아붙이는 것 같지만 사실은 완득에게 친절한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1.2.2. 영화 <빛나는 날에>의 주인공과 그의 주변
영화 <빛나는 날에>의 주인공 스기하라(쿠보즈카 요스케 분)는 마이너리티로서의 정체성 혼란을 겪는 재일조선인 소년이다. 스기하라는 '민족의 배신자'라는 소리까지 들으며 조선인학교와 일본인학교를 오가지만, 어디에서도 자신의 정체성을 찾을 수 없다. 그를 '또라이'라고 부르는 것은 그를 조선인학교와 일본인학교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존재로 만든다.
스기하라의 또라이적인 면모는 영화 도입부의 '슈퍼그레이트 치킨 레이스'에서 잘 드러난다. 이는 다가오는 지하철처럼 그를 쫓는 세상에 대한 해방의 몸짓이자 나름의 반항이다. 이렇듯 마이너리티로서의 정체성 때문에 흔들리는 소년 스기하라에게 세상은 아버지의 주먹만큼이나 맵다.
스기하라의 주변 인물들은 누구 하나 그에게 위로를 건네지 않는데, 이것이 이 영화의 일관된 방식이다. 조선인학교의 선생은 일본인 학교에 가겠다는 스기하라에게 주먹을 날리고, 일본인 학교의 농구부원들은 대놓고 차별에, 여자 친구 사쿠라이(시바사키 코우)마저 그의 피가 더럽다며 교제를 망설인다. 스기하라는 이런 세상에 아버지의 방식으로 대항한다. 아들의 이가 부러질 때까지 주먹을 날리는 아버지(야마자키 츠토무)처럼 그를 차별하는 세상에 주먹을 날리며 반항한다. 그러나 아버지의 주먹도, 스기하라의 주먹도 폭력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마이너리티에 대한 세상의 폭력에 비하면 그들의 주먹이 너무 약하기 때문일까?.
1.3. 영화 속의 갈등과 해결 양상
1.3.1. 영화 <완득이>에 나타난 갈등과 해결양상
영화 <완득이>에 나타난 갈등과 해결양상은 다음과 같다.
영화 <완득이>에서 나타나는 갈등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는 완득과 담임 교사 동주의 갈등이며, 둘째는 완득의 내면적 갈등인 필리핀 출신 어머니를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한 것이다.
먼저, 동주와 완득의 갈등은 영화 전반에 걸쳐 다뤄지며 비교적 완만하게 해결된다. 영화 초반부터 완득은 교회에서 "똥주 좀 죽여 달라"는 기도를 하는데, 이는 진심이 아닌 애교에 가깝다. 두 사람의 갈등이 가장 크게 치달을 때는 동주가 완득과 어머니를 만나게 하려고 할 때이다. 이때 완득은 강력한 거부의사를 내비친다. 그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