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조현병의 개념
1.1. 정의
조현병은 뇌의 기질적 이상이 없는 상태에서 인지, 지각, 정동, 의지, 행동과 사회활동 등 인격의 여러 측면에 장애를 초래하는 뇌기능장애이다. 조현병은 심한 신경생물학적 부적응 반응으로 사고, 인지, 정서, 지각, 행동, 대인관계, 의욕 등 여러 측면에서 장애를 일으키는 정신병이다. 조현병의 세계적인 유병률은 문화, 지역, 인종 등에 관계없이 1%로 추정된다. 발병 시기는 일반적으로 청소년 후기나 성인 초기에 발병하며, 10세 이전이나 50세 이후 발병은 드물다.
1.2. 용어 변화의 배경
과거에는 정신분열증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으나, 이 용어가 사회적인 편견과 낙인을 불러일으킨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따라 2011년 이후 조현병으로 병명이 개정되었다"이다.
조현병이라는 용어는 사고와 지각, 정서, 행동 등의 정신적 기능이 조현되지 않고 혼란스러운 상태를 표현하는 데서 비롯되었다. 이는 마치 현악기의 줄이 제대로 조율되지 않아 불협화음이 나는 것과 같은 상태를 나타내기 위해 사용된 개념이다.
정신분열증이라는 용어는 환자들의 사회적 편견과 낙인을 야기한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따라 좀 더 중립적인 용어인 조현병으로 변경되었으며, 이는 환자들의 인권보호와 사회복귀를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2. 조현병의 원인
2.1. 생물학적 요인
2.1.1. 유전적 요인
유전적 요인은 조현병의 원인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생물학적 요인이다. 조현병은 유전적인 영향을 받는 질병으로 알려져 있으며, 환자의 가족력이 중요한 위험 요인으로 작용한다.
조현병의 유전적 요인에 대한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직계 가족 내 조현병 환자가 있는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발병 위험이 더 높다. 조현병 환자의 가족 중 1명이 조현병이면 발병률은 약 15%이지만, 부모 둘 다 조현병이면 발병률이 35%까지 증가한다. 또한 일란성 쌍생아에게서 조현병 발병률이 40-60%인 반면 이란성 쌍생아에게서는 10-15%로 나타나, 유전적 요인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이처럼 유전적 영향이 크다는 점은 조현병의 병인을 이해하는 데 중요하지만, 조현병이 단순한 유전병은 아니다. 환경적 요인과 생물학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병하는 다인성 질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현병의 발병 위험이 높은 사람일지라도 환경적 요인의 영향을 최소화한다면 발병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1.2. 신경화학적 요인
신경화학적 요인은 조현병의 병인과 관련하여 중요한 역할을 한다. 조현병 환자의 정신병리 연구 결과, 조현병과 반측성 뇌기능장애의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르면 조현병 환자의 좌반구 기능이 항진되고 측두엽의 기능에 이상이 있어 감각 정보처리가 지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환각은 좌측 측두엽의 당대사가 빨라지는 것과 관련이 있었다.
이는 조현병 환자의 감각 정보가 비정상적으로 처리되는 원인이 신경전달 체계의 생화학적 문제 때문일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구체적으로 도파민과 세로토닌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이상이 조현병의 발병과 연관되어 있다. 도파민은 사고, 감정, 운동 등을 조절하는 중요한 신경전달물질로, 조현병 환자의 경우 도파민 계통의 과활성으로 인해 망상이나 환각과 같은 양성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로토닌 또한 정신활동과 관련된 신경전달물질로, 세로토닌 계통의 기능 저하가 조현병의 음성증상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정신병리 연구에서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이 조현병의 병인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볼 수 있다.
2.1.3. 신경해부학적 요인
신경해부학적 요인은 조현병의 원인으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조현병 환자의 뇌 구조와 기능에 다양한 이상이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조현병 환자에서 뇌의 구조적 변화가 관찰된다. 조현병 환자의 자기공명영상(MRI) 검사에서 뇌실의 확장, 측두엽의 부피 감소, 전두엽의 부피 감소 등이 보고되고 있다. 특히 편도체와 해마의 부피 감소가 일관되게 관찰되는데, 이는 정서 조절과 관련된 뇌 영역의 이상을 시사한다. 또한 전반적인 뇌 부피 감소와 회백질의 감소도 나타난다.
뿐만 아니라 뇌 기능의 이상도 확인되고 있다.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검사 결과 전두엽과 측두엽의 당대사 감소가 관찰되었다. 이는 사고와 지각 기능의 장애를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기능적자기공명영상(fMRI) 연구에서는 조현병 환자들이 정상인에 비해 과제 수행 시 특정 뇌 영역의 활성화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리학적으로도 조현병 환자의 뇌에서 여러 가지 변화가 관찰된다. 신경세포 밀도의 감소, 신경교세포의 증가, 시냅스 밀도의 감소, 수초화 과정의 장애 등이 보고되고 있다. 특히 측두엽의 해마와 편도체 영역에서 신경세포 밀도 감소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러한 신경해부학적 이상은 조현병의 다양한 증상 발현과 관련되는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측두엽의 기능 저하는 환청과 관련되고, 전두엽의 기능 저하는 와해된 사고와 행동 장애와 관련될 수 있다. 또한 변연계의 이상은 정서 조절 장애와 관련될 것으로 추정된다.
종합해보면, 조현병 환자의 뇌 구조와 기능에서 관찰되는 다양한 이상 소견은 이 질환의 병인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따라서 신경해부학적 접근은 조현병의 원인 규명과 치료 방향 설정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2.1.4. 면역학적 요인
면역학적 요인은 조현병의 원인을 설명하는 또 다른 주요 이론이다. 최근 들어 바이러스나 감염 인자에 의한 면역작용으로 조현병 환자의 뇌 생리가 변할 수 있음이 보고되기 시작했다. 많은 연구에서 조현병 환자의 뇌에서 염증 반응이 관찰되었고, 특정 면역 관련 유전자와 조현병의 관련성이 밝혀졌다.
예를 들어, 선천면역 체계와 관련된 유전자인 DRD2, COMT, DTNBP1 등이 조현병과 연관이 있음이 발견되었다. 또한 조현병 발병에는 선천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