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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왜 우리에게 복지국가가 필요한가?
1.1. 암울한 한국사회의 현실
한국사회의 암울한 현실을 보여주는 지표들이 즐비하다. 2009년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조사에 따르면 중산층의 비율이 1998년 66.8%에서 2008년 63.3%로 하락하는 등 소득의 양극화가 심화되었다. 소득 하위 20% 대비 상위 20% 소득의 비율인 5분위 배율도 2003년 4.44배에서 2009년 4.92배로 증가하였다. 이와 함께 중위소득 50% 미만의 인구 비율도 상승하였다.
이처럼 한국은 급속한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복지 부문의 발전은 매우 더딘 편이다. 1961년 복지 관련 법제 도입 이후 현재까지 선진국 수준의 복지 체계를 확립하지 못한 채 머물러 있다. 국민들의 생존 조건이 갈수록 나빠지고, 사회통합을 위한 신뢰도 점점 붕괴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성장 잠재력마저 훼손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따라서 복지 체계의 혁신적 전환이 절실한 시점이라 할 수 있다.
1.2. 한국 국민의 99%는 불안하다
한국 국민의 99%는 불안하다.
한겨레 신문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열에 여덟은 노후를 걱정하고 있으며, 특히 젊은층일수록 노후 준비를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우리나라 국민들은 가계비에서 교육이나 주거 비용의 지출 비중이 높은 상태이다. LG경제연구원의 2003년 조사에 따르면 도시 근로자 가구의 주요 가계 지출 중 교육, 주거비 지출비중이 1990년 25.7%에서 2002년 30.8%로 상승했는데, 이는 일본의 도시근로자 가구와 비교해도 약 2배에서 3배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러한 문제들이 우리나라의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주고있으며, 가장 기본적인 생활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불안'이 가계 안에 도사리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불안 의식이 대한민국을 낭떠러지로 몰고 가고 있는 것이다. 개인들은 이러한 불안감으로 인해 더욱더 자신만의 경제적 소득 증대에 목숨을 걸게 되고, 이에 따라 한국 사회에는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과 다르지 않은 서로에 대한 경쟁과, 돈이 된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행태가 자리 잡게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일상생활에서 공적인 지출로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이 선진 국가들에 비해 별로 없다는 것은 결국 우리나라 국민들의 일상생활에서 불안의식이 팽배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로 귀결된다. 이를 다른 측면에서 엿볼 수 있는 것이 사회임금의 개념이다. 우리나라와 선진 국가들과의 현격한 차 이가 나타나면서 서로에 대한 신뢰와 관용, 삶에 대한 여유가 사라지는 원인도 사회임금의 부족에서 찾을 수 있다.
1.3. 한국 사회 빈곤의 현주소
빈곤은 인류의 역사에 있어 일종의 '주홍글씨'이다. 인간이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데 있어 물질적인 한계 때문에 '인간다움'을 상실하는 이 비극은 인류가 탄생한 이후 오늘날까지 뚜렷하게 극복하지 못한 결함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우리에게는 언제부터인가 하나의 관습적 사고가 형성, 유포되고 있으니, "빈곤은 나라도 구제하지 못한다."는 말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 말은 인류의 주홍글씨에 해당하는 빈곤을 해소하기 위해 20세기 복지국가들이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짐짓 모르고 하는 이야기이다.
1997년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으면서부터 확연히 새로운 빈곤층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경제위기에 따른 대량 실업으로 인해 노동능력이 있는 생산계층 가운데에도 일자리를 찾을 수 없는 계층이 구조적으로 발생하였으며, 실제로 일한다 해도 비정규직이나 저임금으로 인해 언제라도 생활이 보장되지 않는 상태에 놓일 수 있는 계층이 사회적으로 인지되었다. 이러한 빈곤한 사람들을 위해 기초생활보장제도가 시행되었으며 2010년 전 국민의 3.4%인 163만명 정도를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빈곤하나 지원받지 못하는 인구가 2009년 조사에 따르면 410만명에 이른다.
우리나라에 살면서 인간다운 삶을 누리지 못하는 국민이 최소 100만 명, 더 나아가면 400만명이 있다는 사실 앞에 국민의 기본선이 지켜지는 것은 복지국가의 기본이 아닐 수 없다. 또한 1인당 국민소득 2만불 시대를 자랑하는 오늘날의 대한민국에서 빈곤은 상당히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고용 없는 성장의 시대에 접어들었고, 일자리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며, 창업에 따른 자본금의 수준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사회가 팔짱을 낀 채 "일할 수 있는 자 일로 벌어먹어라."는 준엄한 구호만을 되뇐다는 것은 결국 미필적 고의에 의한 폭력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우리나라에는 구조적인 빈곤의 문제가 존재하며, 기초생활보장제도만으로는 이를 해결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정부와 사회 전반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1.4. 빈곤한 노인, 불안한 노후: 고령화 사회의 우울한 자화상
오늘날 우리나라의 노인이 처한 현실은 고달프다. 2008년부터 기초노령연금이 지급되어 2011년 매월 9만 1,000원의 급여를 지급받지만, 그나마도 소득수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