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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외국어 습득 이론과 그 적용
1.1. 크라센의 5대 가설
1.1.1. 습득-학습 분리 가설
습득-학습 분리 가설은 크라센의 이론 중에서 가장 토대가 되며 널리 알려진 가설로서, 말 그대로 언어를 '습득'하는 것과 '학습'하는 것은 다른 과정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습득은 어린이가 모국어를 배울 때와 마찬가지로 학습자가 자연스럽게 대상언어가 쓰여 지는 환경에 노출됨으로써 언어를 배우게 되는 자연스러운 의사소통을 의미한다. 즉, 목표어와 의미 중심 상호작용을 함으로써 이루어지는 무의식적 과정으로 자연스럽게 제1언어(모국어)를 흡수하는 과정과 유사하며, 이 과정에서 학습자의 연령은 상관없다. 반면 학습은 교실과 같은 인위적인 언어 학습 환경 속에서 의도적으로, 의식적인 노력에 의해 대상언어의 형식과 규칙을 공부함으로써 이루어는 과정으로, 학습자의 연령은 학습의 성취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자가 언어의 의미 중심이라면 후자는 다분히 언어의 형식에 중점을 두고 언어 규칙 등을 배우는 과정에 해당한다. Krashen은 외국어 학습에서 습득이 학습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습득된 언어는 자연스럽고 유창한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할뿐만 아니라 학습된 것은 결코 습득의 수준에 이를 수 없기 때문이다. 한편, 학습자가 언어를 습득하기까지는 약 20,000시간이 필요하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Acquisition(습득)과 Learning(학습)을 구별하지 못하므로 이를 명확히 구분 지어야 할 필요가 있다.
1.1.2. 모니터 가설
모니터 가설은 감시자 가설이라고도 하는데, 학습한 지식이 언어를 생산하는 데 있어서 일종의 감시자(monitor) 역할을 한다는 이론이다. Monitor는 학습자가 의식적으로 자신의 발화를 교정하고 수정하는 하나의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 즉, 학습자는 습득한(acquired knowledge) 지식으로 문장을 만들고, 학습한 지식(learnt knowledge)으로 그것이 맞는 지 틀리는지를 생각해보고 수정(monitor)해서 발화한다. 이를테면 모국어가 한국어인 사람이 영어로 말을 하려고 할 때 일단 한국어로(습득한 지식으로) 그 말을 만들어보고, 영어로(학습한 지식으로) 문장을 만들면서 자기가 아는 영어 문법과 비교 검증해 나가려고 한다. 이런 상황은 '말하기'보다는 '쓰기'에 더 적합하다고 할 수 있으며, 이 같은 모니터링이 일어날 수 있는 조건은 첫째, 모니터링을 할 충분한 시간이 있어 해당규칙을 참조할 수 있을 때, 둘째, 발화자는 내용이나 의미보다는 형태의 정확성에 초점을 둘 때, 셋째, 모니터링 하고자 하는 부분의 문법규칙을 실제로 알고 있을 때이다.
1.1.3. 자연 순서 가설
자연 순서 가설은 일정한 순서에 따라 학습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이에 따르면 어떤 문형은 다른 특정 문형보다 더 빨리 배우게 되는데 이는 학습과는 관계없이 이미 처음부터 자연적으로 정해져 있는 것이다. 즉, 쉬운 규칙이라고 해서 반드시 먼저 학습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3인칭 단수 현재 상황에서 동사에 붙이는 -s는 간단하긴 하지만, 일부 숙달된 외국어 학습자들조차도 종종 실수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외국어를 배우는 교실에서도 문법 규칙의 습득은 일정한 순서대로 일어나며 그 순서는 학습에 의해서 바뀌지 않으며, 언어 형태나 규칙에는 이미 자연적 순서가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1.1.4. 입력 가설
입력 가설(The Input Hypothesis)은 5가지 가설 중 가장 핵심적인 가설로서, 언어습득은 한 방향 즉, 이해 가능한 정보입력 상황에 노출됨에 의해서만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이해 가능한 입력'이란 학습자의 현재 언어 능력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입력('듣기'활동)을 말하는데 만약 현재 학습자의 수준을 1이라 한다면 이해 가능한 입력은 'i+1'이라고 수식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입력의 수준이 현재의 수준을 지나치게 상회해서(i+2, i+3) 학습자가 학습에 부담을 느끼거나, 너무 쉬워서 학습욕구가 떨어지는 수준(i+0)이면 학습에 도움이 안 된다고 보았다. 즉, 충분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