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법사회학의 개념과 이론적 기초
1.1. 법과 사회
법과 사회는 상호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법은 사회적 규범의 하나로서 사회 구성원들의 행동과 가치를 규제하는 역할을 하며, 사회적 요구와 필요에 따라 제정되고 변화한다. 이에 따라 법은 사회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으며, 동시에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제도로 작용한다.
법은 사회의 구성원들 간 질서와 조화를 유지하기 위한 강제력 있는 규범이다. 법은 사회적 합의에 의해 제정되며, 사회적 변화에 맞추어 지속적으로 개정되고 보완된다. 따라서 법은 사회의 변화에 따라 유동적이며, 사회 구성원들의 가치관과 행동양식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반대로 법은 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법은 사회구조와 사회제도를 규율하고, 사회 구성원들의 행동을 유도하는 강력한 수단이 된다. 법이 제정되고 집행됨에 따라 사회 구성원들의 가치관과 행동양식이 변화하게 되며, 나아가 사회 전반의 모습이 재형성된다. 즉, 법과 사회는 상호작용하며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법과 사회는 밀접히 결합되어 있기 때문에, 법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맥락을 고려해야 한다. 법이 사회로부터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없으며, 사회적 요구와 가치관에 부합하지 않는 법은 실효성을 잃게 된다. 따라서 법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법과 사회의 상호작용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이 필요하다."
1.2. 법학과 사회학의 합성으로서의 법사회학
법학과 사회학의 합성으로서의 법사회학은 법현상을 사회과학적으로 연구하는 새로운 접근방법이다. 법학자들의 법학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한 사회학적 법학(sociological jurisprudence)과 사회학자들이 법을 연구대상으로 삼는 법의 사회학(sociology of law)이 통합된 개념이라 할 수 있다.
법학자들의 사회학적 법학은 법의 해석에 사회과학적 방법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법의 해석에 개방적인 태도를 취한다. 이에 따르면 법사회학이란 법현상을 사회과학적으로 연구하는 법학의 학문적 경향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사회학자들의 법의 사회학은 사회현상의 하나인 법을 연구대상으로 삼아 법의 기능의 특수성에 관심을 가지고 다른 사회현상과의 관계 속에서 법을 고찰한다. 이에 따르면 법사회학이란 사회학의 한 분야로서 법현상을 사회학적으로 연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법사회학은 법현상을 사회과학적 방법으로 연구하는 학문 분야로서, 법학자와 사회학자 모두의 노력으로 발전해 왔다고 볼 수 있다. 즉 법사회학은 법학과 사회학의 합성물이라고 할 수 있다.
1.3. 법사회학 발생의 이론적 배경
법사회학 발생의 이론적 배경은 진화론, 실증주의, 공리주의, 실용주의가 근원적인 사상적 기초이다"
먼저, 진화론은 역사주의적 관점에서 법제도나 법이념의 역사적 진화 과정을 규명하고자 하는 입장이다. 메인, 홈즈, 뒤르켐, 베버 등이 이러한 입장을 취하였다"
둘째, 실증주의는 경험적 사실에 근거하여 법현상을 있는 그대로 과학적으로 연구하고자 하는 입장이다. 이들은 법학적 접근 방법 중 과학적 객관성을 지향하는 태도를 보였다"
셋째, 공리주의는 법을 특정한 사회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파악하는 도구주의적 관점이다. 벤담, 예링, 파운드 등이 이러한 입장을 취하였다"
마지막으로, 실용주의는 모든 것을 경험적 차원에서 생각하고, 진리는 경험적이고 과학적인 검증의 결과에 의해서만 밝혀져야 한다고 본다. 퍼스, 제임스, 듀이 등이 이러한 입장을 대표한다"
이처럼 법사회학의 이론적 배경에는 다양한 사상적 조류가 영향을 미쳤으며, 이를 통해 법현상에 대한 새로운 접근방법과 인식의 지평이 열렸다고 볼 수 있다"
1.4. 가치중립적 법사회학의 여부
법사회학의 가치중립성 여부에 대한 견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실증주의적(positivistic) 접근방법을 취하는 학자들은 법사회학은 가치나 도덕·정치 등의 규범적 요소로부터 벗어나 순수하게 개념적·객관적·과학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표적으로 블랙(Black)은 법사회학이 가치중립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이들은 법사회학이 사회과학의 한 분야로서 실증적 분석을 통해 법현상을 과학적으로 연구해야 한다고 본다.
반면, 규범주의적(normative) 접근방법을 취하는 학자들은 법사회학이 규범적·가치지향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노넷(Nonet)은 법사회학이 규범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고 보았다. 이들은 법사회학이 법과 사회의 가치관계를 중요하게 다룰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법사회학의 가치중립성 여부에 대해서는 논란이 존재한다. 실증주의자들은 객관성과 중립성을 강조하지만, 규범주의자들은 법사회학이 가치지향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법사회학의 지향점과 방법론에 대한 견해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다.
실제로 법사회학 연구에서는 연구자의 가치관이나 이념적 입장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 법현상을 바라보는 관점과 해석에는 연구자의 가치판단이 개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법사회학이 완전히 가치중립적일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고, 연구자의 가치지향성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 인간과 사회에 대한 패러다임
2.1. 합의이론
합의이론은 사회가 구성원간에 상호의존적인 복합적 체계로 이루어져 있으며, 사회의 본질은 그 유지와 존속을 위한 구성원 간의 합의에 있다는 이론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사회는 구성원들이 공통으로 인정하는 규범과 가치를 바탕으로 유지되며, 법은 그러한 사회적 합의를 반영하고 구체화하는 수단이자 기능을 수행한다. 즉, 법은 사회구성원 간의 합의를 토대로 제정되어 사회의 통합과 안정을 도모하는 역할을 한다.
대표적인 합의이론 학자로는 막스 베버와 에밀 뒤르켐을 들 수 있다. 베버는 사회가 의미있게 조직되어 있다고 보았으며, 법 역시 사회구성원들이 공유하는 가치와 합의에 의해 발전한다고 주장하였다. 뒤르켐 또한 법이 사회적 사실이며, 사회의 통합과 결속을 위한 기능을 한다고 보았다.
이처럼 합의이론에서는 법이 사회구성원들의 합의와 공통가치를 반영하는 수단이자 장치라고 본다. 따라서 이 이론에서는 법이 사회갈등을 조정하고 통합을 도모하는 기능을 수행한다고 설명한다.
2.2. 갈등이론
갈등이론은 사회의 본질이 구성원 간의 불일치·대립·갈등이라는 이론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법은 특정 집단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방법적 수단의 기능을 수행한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 사회의 핵심을 구성하는 것이 법이며, 법은 자본가 계급의 이익을 옹호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역사적 유물론의 시각에서 법을 상부구조의 하나로 보았으며, 법은 지배계급의 이익을 보호하는 도구라고 보았다.
마르크스는 법이 사회적 필요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주장하였지만, 실제로는 자본가 계급의 이익을 옹호하는 수단으로 작용한다고 보았다. 즉, 법은 자본가 계급의 이윤을 극대화하고 노동자 계급을 통제하기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마르크스의 관점에서 볼 때, 법은 사회 구성원 간의 불일치와 대립을 반영하며, 지배계급의 이익을 옹호하는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3. 법사회학의 선구자들
3.1. 베카리아, 메인, 예링, 스펜서, 섬너
베카리아는 형법 개혁의 선구자로, 「범죄와 형벌」에서 무죄추정의 원칙과 사형제도 폐지를 주장하였다. 그는 당시 관행적으로 이루어졌던 가혹한 형벌에 반대하며, 형벌의 목적이 범죄예방과 범죄자 교화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메인은 「고대법」에서 법 발전 과정을 분석하여, 친족관계에 근거한 신분법에서 계약에 의한 개인법으로의 진화를 밝혔다. 예링은 법의 목적이 사회통제에 있음을 강조하며, 법에 의한 강제력 있는 사회통제의 필요성을 역설하였다. 스펜서는 사회적 진화론의 창시자로, 「사회학의 원리」에서 법의 발전을 다섯 단계로 구분하여 설명하였다. 섬너는 「사회적 관행」에서 적자생존 사상과 정부의 불간섭 원칙을 주장하며, 법을 사회적 관행이나 도덕관의 산물로 간주하였다. 이들은 19세기 법사회학 발전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였다고 볼 수 있다.
4. 법사회학의 발전
4.1. 법의 사회학
법의 사회학은 사회학자들이 사회현상의 하나인 법을 연구대상으로 삼아 법이 사회에서 갖는 의미를 체계적으로 파악하고자 하는 접근 방법이다. 사회학자들은 법의 기능의 특수성에 관심을 가지고 다른 사회현상과의 관계 하에서 법을 고찰한다.
대표적인 학자로는 마르크스, 베버, 뒤르켕 등이 있다. 마르크스는 법이 상부구조의 하나로서 자본가 계급의 이익을 옹호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고 보았다. 베버는 서구 문명의 특징인 합리성을 바탕으로 법의 유형을 제시하였다. 뒤르켕은 법을 사회적 사실로 보면서 억압적 법과 배상적 법의 구분, 형벌의 진화 등을 논했다.
법의 사회학은 법학자들의 법학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한 새로운 접근 방법으로, 법연구에 사회과학적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법의 해석에 개방적인 태도를 취하며, 법현상을 사회과학적으로 연구한다.
이에 비해 사회학적 법학은 법학으로부터 출발하여, 실정법의 해석에 사회과학적인 방법을 도입하여 새로운 법해석을 시도하면서 법과 사회의 역동적인 관계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를 하였다. 대표적인 학자로 파운드를 들 수 있다.
이처럼 법의 사회학과 사회학적 법학은 법현상에 대한 접근 방식의 차이가 있지만, 법과 사회의 상호관계를 규명하고자 한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