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자연을 직관적으로 관찰하고 모방하여 표현한 1차적 이미지의 생산에 치중하였던 근대미술과는 달리 현대미술은 현대도시사회의 인공적 환경을 반영하는 2차적 이미지라고 할 수 있다. 현대 미술속의 이미지는 자연이 갖는 실재의 이미지를 가지지 않는 가상의 허구의 이미지들이며, 이러한 이미지들은 현대사회를 비롯하여 과학의 발달로 인한 사람들의 시각과 인식이 변화되었기 때문이다. 과학의 발달은 사람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다원화 시키고 사람들의 변화되는 욕구에 따라 매혹적인 이미지가 생겨나게 되었는데 이러한 과정 속에서 현대사회의 세상은 점점 가상의 세계로 바뀌게 된다. 여기서 시각에 의한 가상적 이미지현상을 중요하게 연구 고찰하고자하는 것은 우리가 이러한 이미지를 통하여 우리의 존재와 지각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2. 보드리야르의 과도현실(hyperreal)과 시뮬라크르(Simulacre)
2.1. 보드리야르의 예술론
보드리야르의 예술론을 살펴보면, 그는 예술이 모사된 이미지, 즉 시뮬라크르(simulacre)로 변모했다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예술은 더 이상 실재의 세계를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실재 자체가 사라지고 대신 그 자리를 가상적 이미지가 차지하게 되었다.
보드리야르는 예술 영역에서의 이러한 변화를 크게 세 단계로 설명한다. 첫 번째 단계는 "위조-자연" 단계로, 르네상스 시기에 지배적이었던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 예술은 자연을 모방하고자 하는 충동에 따라 실재를 재현하려 했다. 두 번째 단계는 "생산-시장" 단계로, 산업 시대에 지배적이었다. 이때 예술은 더 이상 실제 세계를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의 논리를 따르게 되었다. 마지막 세 번째 단계는 "시뮬라시옹-기호" 단계로, 오늘날 지배적인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 예술은 실재가 아닌 기호와 모델에 종속되어 시뮬라크르로 변모한다.
보드리야르에 따르면, 오늘날 우리가 사는 세계는 더 이상 실재의 세계가 아니라 시뮬라크르의 세계이다. 즉 실재가 사라지고 그 자리를 가상적 이미지가 차지하게 된 것이다. 예를 들어 마릴린 먼로나 엘비스 프레슬리와 같은 스타의 이미지는 더 이상 실제 인물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에 의해 구축된 가상적 이미지에 불과하다.
이처럼 보드리야르는 오늘날 예술이 실재를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실재 자체를 소멸시키고 대신 가상적 이미지를 생산한다고 보았다. 그에 따르면 예술은 더 이상 초월적인 가치나 의미를 담지 않으며, 단지 기호와 모델의 놀이터에 불과하게 되었다. 이러한 예술관은 현대사회의 실재가 사라지고 시뮬라크르가 지배하게 된 현실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2.2. 시뮬라크르의 세계
시뮬라크르의 세계는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대상을 존재하는 것처럼 만들어놓은 모조물을 의미한다. 보드리야르는 우리가 사는 세계가 지속적으로 시뮬라시옹이 이루어지는 시뮬라크르의 세계라고 본다.
보드리야르에 따르면 이미지는 4가지 연속적 단계를 따르고 있다. 첫째, 이미지가 심층적 실재를 반영하는 것이다. 둘째, 이미지가 심층적 실재를 감추고 변질시킨다는 것이다. 셋째, 이미지가 심층적 실재의 부재를 감춘다는 것이며, 넷째는 이미지가 그 어떤 실재와도 관계 없이 스스로 순수한 모조물이라고 이해되는 단계이다. 이미지는 실재를 살해할 수 있는 살상력을 지니고 있다.
보드리야르는 성상파괴주의자들의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성상파괴주의자들은 그리스도를 성상으로 표현하는 것을 모독으로 여겼지만, 실제로는 신 자체가 모조물에 불과했다는 것을 예감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성상이 실재하고 있는 것을 표현한 모조물이라면 이를 파괴할 이유가 없겠지만, 이미지가 아무것도 숨기지 않고 있기에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은 이미지의 배후가 드러날까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또한 보드리야르는 하이퍼리얼리티 개념을 제시한다. 이는 실재보다 더 실재한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가상이지만 실재처럼 보여지는 상태를 일컫는다. 대표적인 예로 디즈니랜드를 들 수 있다. 디즈니랜드는 환영과 유희를 주는 상상적 세계로, 모든 가치가 향기롭고 평화롭게 처리되어 있다. 하지만 실재의 세계는 환상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디즈니랜드는 실재와 구분되는 가상의, 모조화된 세계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가상의 세계는 이데올로기적으로 미국적 생활방식의 찬사, 모순된 현실의 미화 등을 담고 있다.
보드리야르는 이러한 하이퍼리얼리티가 실재가 더 이상 실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은폐하는 3차적 모조작용이라고 본다. 워터게이트 사건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즉, 실재하지 않는 정치의 깨끗함을 재생시키기 위해 스캔들을 연출한 것이다. 결국 권력 또한 모조물일 뿐이지만, 그 사실이 드러나지 않도록 3차적 모조작용을 전개하는 것이다.
이처럼 보드리야르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시뮬라크르, 즉 모조된 세계라고 주장한다. 그는 예술 또한 무의미해졌으며, 대중들은 모조화된 삶 속에서 공모 또는 음모에 이르며 살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모조가 가상의 것이기에 중요하지 않다고 여기지 않는다. 모조는 언젠가 이루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으며, 실재의 누출이자 기호에 의한 실재의 중복현상이기 때문이다.
3. 보드리야르의 시각에서 본 Pop-Art
3.1. Pop-Art의 형성과 특징
팝아트는 1960년대 초기에 나타나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는 미국에서 발달된 조형적 예술 세대로부터 추출된 과장되어진 현상과 이미지라고 볼 수 있다"." 영국에서 처음 사용하였던 팝아트라는 용어는 오로지 대중매체가 아닌 주로 보여 지는 것에 대한 기술로서 의미 지어졌으며, 이 용어의 사용자는 주로 50년대 이미 만들어진 환경에 예술을 연관시키는데 주력하는 미학 확대론자였고, 광고, 칼라사진과 생산물, 대형스크린 영화, 초기영국 텔레비전, 자동차 스타일링은 팝아트와 동등한 개념으로 간주되었다"."
리차드 해밀튼(Richard Hamilton, 1992~)은 예술의 바람직한 특성을 '일시적이고, 대중적이며, 싸구려이고, 대량생산된 것, 젊고 재치 있고, 섹시하며, 교묘하고, 매력적인 것, 동시에 대기업인 것'이라고 정의했는데 이 모든 특성은 이미 대중적 유행의 특성인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상한 미술'에 반기를 들고 '저속한'대중문화와의 접합을 기치로 내세웠던 팝아트는 고도의 산업화된 1960년대 서구 대중사회의 환경을 미술 안으로 수용한 미술사조이다"."
팝아트의 생명력은 그 양식이 그러하듯 개방적, 현대적, 미래지향적인 것이지만 그것의 주제에 관해서는 이미 50여 년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