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복음의 기원
1.1. 예수의 하나님 나라 선포
1.1.1. 구약과 유대교적 배경
'구약과 유대교적 배경'
'하나님의 나라' 혹은 '하늘나라'라는 말은 복음서들에 자주 나오며, 복음서 용어의 영향을 받은 기독교 문서들에도 종종 등장한다. 그러나 이 표현은 구약에는 직접적으로 등장하지 않고 유대문서에도 거의 나오지 않는다. 내용적으로 보면 하나님의 나라라는 개념은 구약과 유대교에 존재하고 있었다.
구약과 유대교에서는 하나님이 "왕"으로서 이스라엘을 다스리시고 온 땅을 통치하신다는 사상이 중심이었다. 유대인들은 하나님이 다스리시는 곳에 의와 평화, 자유와 풍요가 있다고 믿었다. 구약에는 하나님을 "왕이시다"라는 표현이 자주 나오며, 때때로 '그의 나라'라는 말도 등장한다. 특히 다니엘 2장과 7장은 예수의 하나님 나라 선포에 중요한 배경을 제공한다. 따라서 예수의 하나님 나라 선포는 내용적으로 구약과 유대교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예수가 선포한 하나님 나라의 개념은 구약과 유대교적 전통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이는 예수의 메시지가 그 당시 상황에서 수용될 수 있었던 중요한 배경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1.1.2. 예수의 하나님 나라 선포에 있어서 네 가지 전제
예수의 하나님 나라 선포에 있어서 네 가지 전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창조사상이다. 하나님이 '하늘과 땅'을 지으셨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우주의 창조자로서 온 우주의 통치자, 곧 왕이시다. 하나님은 창조하신 후에 하늘을 자신의 거처지로 삼고 땅에 아담을 자신의 대리자로 세우셨다. 이는 인간을 자신의 '대리자'로 세웠다는 뜻이다. 따라서 아담은 하나님의 부왕(副王)이다.
둘째, 타락사상이다. 타락의 핵심은 하나님의 부왕인 아담이 하나님의 통치를 거부한 것이다. 아담이 스스로 하나님의 통치를 받지 않고 땅을 통치하려 하므로 땅 위에 하나님의 통치가 이루어지지 않게 되었다. 사단은 아담에게 자기 스스로 하나님같이 되도록 아담의 자기주장 의지를 충동했고, 결과적으로 아담은 하나님의 통치에서 벗어나 사단의 통치 아래로 떨어졌다. 이것이 인간의 본질인 "교만"이다. 그 결과 인간은 영원하지도 않고 무소부재하지도 않은 유한한 존재가 되었고, 불안, 병고, 압제, 빈곤, 갈등, 죽음 등 모든 형태의 고난을 겪게 되었다.
셋째, 언약사상이다. 하나님은 타락한 인간을 구원하기로 작정하고 구원의 행동을 시작하셨는데, 이것이 구약에서 언약사상으로 표현되었다. 하나님이 한 무리의 사람들을 선택해서 그들에게 하나님 노릇해주시기를 약속해주는 것이 언약이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백성이 되고 하나님은 그들의 왕이 되셨다. 그러나 이것은 이스라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온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한 것이었다.
넷째, 종말사상이다. 하나님이 하나님 노릇해주시기로 약속한 이 백성을 구원하시기 위해 마침내 이 세상에 오신다는 종말 사상이다. 하나님의 오심은 사단이 죄악과 죽음으로 통치하는 이 세대의 '종말'을 의미하며, 하나님이 의와 생명으로 통치하는 새 세대의 시작을 의미한다.
이 네 가지 전제들을 배경으로 예수는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였다.
1.2. 예수의 하나님 나라 선포의 특징
예수의 하나님 나라 선포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예수는 하나님 나라를 이 세상의 것들을 사용하여 설명했다. 하지만 하나님 나라의 것들과 이 세상의 것들을 직접 동일시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구체성을 피하여 비유로 말한다. 예수는 묵시문학의 환상적인 언어와 랍비문학의 물질적 언어를 피한 것은 하나님 나라의 초월성을 보호하면서 그것의 신학적인 뜻에 집중하고자 함이다. 따라서 하나님 나라는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초월에 속하는 것이므로, 이 세상의 것들은 어디까지나 하나님 나라에 대한 '비유'에 불과하지 그것의 실체일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 비유들의 신학적인 의미에 집중해야지 그것들을 물질적인 것들과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
둘째, 예수는 하나님 나라를 주로 잔치의 비유, 특히 혼인잔치의 비유를 통해 묘사했다. 잔치는 풍요함, 만족, 기쁨, 사랑 등을 상징한다. 예수가 하나님 나라를 "잔치" 비유로 그리면서 설명하려는 하나님 나라의 구원은 하나님의 무한한 자원으로 이루어지는 삶, 하나님의 신성에 참여하는 삶, 하나님적 생명, 곧 "영생"이다. 예수는 또한 하나님 나라를 "상속 받음"의 비유로도 표현했는데, 이는 우리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감으로써 하나님의 자녀들이 되어 사단의 나라에서 우리의 결핍으로부터 해방되고 창조주의 무한한 부요함을 상속받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셋째, 예수는 하나님 나라가 가까운 장래에 올 것이라고 선포했지만, 동시에 하나님 나라가 이미 자신의 사역을 통해 실현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예수는 자신이 "하나님의 손가락"으로 귀신을 내어 쫓아 사단의 나라에 침투하여 사단을 "묶었기" 때문에 귀신들린 사람들을 사단의 손아귀에서 해방시키고 치유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이는 예수가 세례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을 때 하나님의 아들로 소명을 받고 하나님의 영을 힘입어 사단과의 첫 대결에서 이기신 것을 두고 한 말이다. 예수는 자신의 사역 전 과정을 사단과의 투쟁과정으로 보았다."
넷째, 예수의 하나님 나라 선포와 치유는 병행되었다. 예수의 치유는 그가 선포하는 하나님 나라의 구원이 실재가 되게 하는 사건이다. 하나님 나라의 치유는 육신의 병고 제거뿐만 아니라, 갈등의 제거, 경제적 빈곤의 제거, 정치적 억압의 제거 등 포괄적으로 나타난다. 즉 죄인들을 회개시켜 하나님의 통치를 받게 하고, 그리하여 그들로 하여금 하나님과 이웃과 샬롬의 상태 속에서 살게 한 것이다. 우리가 사랑의 이중 계명을 지킬 때, 만인의 인권이 보장되고, 사회적/경제적 정의가 일어나며, 평화와 자유가 확대되어 삶이 건전해지고 온전해지는 것이다. 이것이 하나님 나라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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