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역병의 개요
1.1. 페스트의 정의와 발생 과정
페스트는 페스트균에 의해 감염되어 생기는 급성 열성 전염병이다. 페스트균은 원래 야생의 설치류에게 감염되는 질환으로, 쥐벼룩의 위장에서 페스트균이 번식하여 전파된다. 이 벼룩이 숙주 동물인 쥐의 피를 빨아먹다가 숙주 동물의 몸 내부로 역류되어 있는 균이 토해져 나오면서 사람에게도 감염을 일으키게 된다. 따라서 페스트는 벼룩을 매개로 동물에서 사람으로 전파되는 질환이다. 원인균인 Yersinia pestis는 그람음성균으로 혐기성 박테리아이다. 페스트균은 예르시니아 속에 속하며 운동성은 없고 아포도 형성하지 않는다. 환경 변화에 따라 독성이 강해져 쥐의 사망을 초래하면 쥐벼룩들이 새로운 숙주를 찾게 되고, 이때 사람이 벼룩에 물리면서 감염이 시작된다. 이처럼 페스트는 쥐와 벼룩이라는 중간 숙주를 거쳐 사람에게 전파되는 질병이다.
1.2. 페스트의 주요 유형
1.2.1. 선 페스트(림프절 페스트)
선 페스트(림프절 페스트)는 페스트의 가장 일반적인 형태로, 약 90%의 환자가 이 형태로 나타난다. 페스트균이 피부로부터 침입하여 인체의 림프절에 도달하면 출혈성 화농성 염증을 일으킨다. 이로 인해 부어오른 림프절, 일명 "가래톳"이 발생하게 된다.
선 페스트는 피부를 통해 페스트균이 침입하여 신체의 림프절로 전파되는 것이 특징이다. 보통 벼룩에 물려 페스트균이 피부로 들어가면 림프절로 침투하게 된다. 이렇게 림프절이 감염되면 심각한 염증과 출혈이 발생한다. 림프절이 부어올라 "가래톳"이라는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는 펄덩이처럼 부풀어 오른 림프절을 말한다. 주로 서혜부, 겨드랑이, 목 등의 림프절이 이렇게 부어오르게 된다.
선 페스트는 페스트 감염의 가장 일반적인 형태이지만,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빠르게 폐 페스트나 패혈증 페스트로 진행될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초기에 페스트균이 림프절에만 국한되어 있을 때는 항생제 치료로 완치될 수 있지만, 혈액이나 폐로 퍼지면 사망률이 높아진다. 따라서 선 페스트가 의심되는 경우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1.2.2. 폐 페스트
폐 페스트는 페스트의 주요 형태 중 가장 위험한 병형으로 알려져 있다. 폐 페스트는 폐가 감염되는 형태의 페스트로, 기침과 재채기를 유발하며 공기 중에 페스트균이 함유된 액체 분말이 포함되어 있다. 이 분말을 다른 사람이 흡입하면 감염이 일어나게 된다.
폐 페스트의 잠복기는 대개 3~5일이며, 급작스럽게 발생하는 오한, 발열, 두통, 전신 무력감의 증상을 동반한다. 이후 빠른 호흡, 호흡 곤란, 기침, 가래, 흉통 등의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고 질병 이틀째부터는 각혈 증상, 호흡 부전, 심혈관계 부전, 허탈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상황이 악화되면 24시간 이내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회복이 어려울 정도로 치명적이다.
폐 페스트는 페스트의 주요 형태 중 가장 생명에 위독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약 5% 정도의 환자에서 발생한다. 전파경로가 공기 중에 있는 페스트균이기 때문에 빠른 전파속도와 높은 치사율을 보이는 특징이 있다. 초기 증상이 기본적인 호흡기 질환과 구분하기 어렵고 진행이 매우 빠르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어려운 것이 큰 문제이다.
따라서 폐 페스트는 페스트 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형태라 할 수 있으며, 과거 중세 유럽에 큰 피해를 줬던 흑사병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1.2.3. 패혈증 페스트
패혈증 페스트는 매우 위험한 형태의 페스트로서, 페스트균이 혈관을 타고 퍼져나가 전신에 혈액 내 독소를 풀어놓게 되는 질환이다. 벼룩에 물린 부위의 피부에 검붉은 반점이 나타나고, 이후 혈관이 확장되면서 전신에 퍼져나가게 된다. 이에 따라 전신에 작은 출혈반과 괴사가 진행되어 피부가 검게 변하게 되는 것이 특징이다.
패혈증 페스트는 치료가 늦어질수록 사망률이 매우 높아져서, 조기 진단과 항생제 투여가 매우 중요하다. 발병 후 24시간 이내에 치료를 시작하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