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한국 철학
1.1. 서론: 한국 철학에 대한 인식
"한국 철학에 대한 인식은 그간 객관적이고 긍정적이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한국 고유의 철학 전통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잘 모르거나, 있다고 하더라도 그 중요성을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철학이라고 하면 우선 서양 철학가들인 데카르트, 니체, 사르트르 등을 떠올리며, 한국 철학은 생소하고 낯선 개념으로 여겨왔다.
이는 식민지 시기 및 그 이후에도 지속되었던 서양 중심적 사고방식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일제강점기 동안 일본의 지배하에서 한국 고유의 철학과 사상을 배제하고 서양 철학을 강요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한국 철학에 대한 인식이 크게 약화되었다. 이후에도 근대화 과정에서 서양 철학과 사상이 전파되면서 한국 철학은 주변화되는 결과를 낳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러한 편향된 인식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 한국 학계를 중심으로 한국 철학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와 재조명이 이루어지면서, 한국 철학의 고유성과 우수성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유불선 등 한국 전통 사상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고, 근현대 철학자들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한국 철학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형성되고 있다."
1.2. 철학의 수용과 변화
'철학'이라는 용어가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되는 과정은 주목할 만하다. "tiger"를 우리말로 "범" 또는 "호랑이"라고 쉽게 옮길 수 있듯이, 동양 전통 지적 전통을 대변하는 "이학(理學)"을 "철학"이라는 서양의 용어로 번역했던 것이다. 이는 곧 동양 고유의 사유 전통을 서양의 프레임으로 해석하는 과정이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번역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는, 서양 "philosophy"와 동양 "이학" 사이의 성격 차이가 드러나면서 드러났다. 즉 서양의 철학은 실험과 관찰을 중시하는 경험주의적 경향이 강했던 반면, 동양의 이학은 사물에 대한 직관적 이해와 내적 수양을 강조하는 차이가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철학"이라는 용어로는 동양 사유 전통의 본질을 제대로 담아내기 어려웠다.
특히 근대 이후 일본 지식인들의 영향으로 한국에도 이러한 서양 철학이 유입되었다. 이들은 서양 철학을 단순히 문화 수용의 차원이 아니라, 서양 사회의 우월성을 인정하고 동경하는 태도를 보였다. 즉 당시 서양은 근대적 특징인 과학기술, 선진 정치·경제체제, 합리적인 제도 등을 갖추고 있었기에, 이를 모방하고 동화되고자 하는 욕구가 컸다.
이에 따라 한국에도 서양 철학이 유입되면서, 고유의 동양 사유 전통인 "이학"과 "철학"이 점차 구분되기 시작했다. 전통적인 유불선의 사상체계가 서구 프레임 안에서 재해석되고 정립되었던 것이다. 이처럼 "철학"이라는 용어가 본격적으로 한국에 도입되면서, 그간 간과되어왔던 동양 고유의 지적 전통에 대한 재조명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1.3. 일제강점기 속 한국 철학의 모습
일본의 제국주의 확장 정책에 따른 폭력적인 식민지 경영 하에서 한국의 철학자들은 고유의 철학 전통을 지키고자 노력하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자들이 일본에 의해 탄압받고 사상의 자유를 억압당하였으며, 한국 철학이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첫째, 일제강점기 동안 일본은 강압적인 동화 정책을 펼치면서 한국인의 정체성을 말살하고자 하였다. 특히 일본은 유교와 성리학을 비롯한 한국의 전통 사상을 무시하고 천황제 이데올로기를 강요하였다. 이에 따라 많은 한국 학자들이 탄압을 받았고, 유교와 성리학을 계승하려던 노력들이 크게 위축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 철학자들은 자신들의 철학 전통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였지만, 결국 일본의 문화 말살 정책 앞에 무력할 수밖에 없었다.
둘째, 일제강점기에는 서양 철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새로운 사조가 유입되었다. 서양 철학은 기존의 전통적인 유교 철학이나 성리학에 대한 대안으로 부상하였고, 많은 지식인들이 이를 수용하고자 하였다. 이로 인해 한국 철학은 전통적인 기반이 약화되고 새로운 사조에 휩싸이게 되었다. 특히 일본의 간섭 아래에서 이루어진 '동양철학'의 제도화 과정은 한국 철학의 정체성을 약화시키는 한 요인이 되었다.
셋째, 일제강점기 동안 한국 지식인들은 자신들의 철학 전통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였지만, 결국 일본의 억압 앞에서 많은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대표적인 사례로 신채호, 박은식, 나철 등의 학자들을 들 수 있다. 이들은 한국 고유의 철학 전통을 지키고자 하였지만, 일본의 문화 말살 정책에 직면하여 활동의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일제강점기 속에서 한국의 철학은 심각한 위기를 맞이하였다. 일본의 파괴적인 식민지 정책으로 인해 한국 전통 사상이 크게 약화되었고, 새로운 사조에 휩싸이면서 정체성을 상실할 위기에 놓였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많은 학자들이 한국 철학의 계승을 위해 노력하였지만, 일본의 강압적인 탄압 앞에 무력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1.4. 철학 개념에 대한 성찰
철학 개념에 대한 성찰은 한국 철학사 속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책에서 언급하듯이 "'tiger'를 우리말로 옮기면 '범' 또는 '호랑이'이지만 '사자'는 어떨까요? 오래전부터 이 말을 사용했지만 우리 선조들이 사자를 잘 알고 있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사자라는 말은 중국을 통해 들어왔고, 애당초 용이나 봉황처럼 일종의 상상 속 동물을 일컫는 것이었으니까요."라고 설명한다. 이를 통해 한국 철학에 대한 개념과 용어가 서양철학을 수용하면서 정착되는 과정이 쉽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철학'이라는 용어 또한 서양의 'philosophy'를 번역한 것으로, 기존 한국의 유불선 전통과는 다른 개념이었다. 작가는 "당장 성리학만 떠올려 보더라도 서양의 'philosophy'와 유사한 학문 전통은 너무도 강해 지나칠 정도였으니까요. 그럼에도 그러한 학문 전통의 이름을 번역어로 지어 불렀으니 괴이쩍기 짝이 없는 일입니다."라고 지적한다. 이는 한국 고유의 철학적 전통이 '철학'이라는 서양 용어 아래 포섭되면서 정체성을 잃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더욱이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철학'이라는 용어와 개념이 일본의 주도 하에 한국에 정착되었다는 점은 안타까운 일이다. 작가는 "이처럼 서양의 '철학', 나아가 우리에게 익숙한 '철학'과 그 틀은 일본의 주도하에 우리 현실에 정착"되었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한국 고유의 사상과 철학이 근간을 잃어가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 책은 "일반화되어 익숙해진 철학의 상을 이 책이 달리하고 있다는 선언"을 하며, 협의의 철학 개념을 넘어 "인간과 삶, 인간의 사회 및 역사, 자연과 우주에 대해 진지하게 탐문하고 신중하게 답하며, 이러한 지적 통찰을 삶 속에서 실천한 이가 있다면, 철학 전공 여부와 상관없이 '철학자'로 부를 수 있다."라고 강조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한국 철학사 속에서 '철학'이라는 개념이 어떠한 변화를 겪었는지, 그리고 이 과정에서 어떠한 고민과 성찰이 이루어졌는지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협소한 철학 개념을 넘어 보다 포괄적인 관점에서 한국의 지성사를 바라볼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1.5. 한국 현대 철학의 특성
한국 현대 철학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 철학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근대 철학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겪었다. 일제의 지배 하에서 한국의 고유한 철학 전통은 위협받았고, 서구 철학과 일본 철학이 유입되면서 정체성을 상실해갔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일부 한국 지식인들은 자신들의 철학적 전통을 지키고자 노력하였다. 예를 들어 신채호, 최남선 등은 한국 고유의 철학 전통을 발굴하고 계승하고자 하였다. 이처럼 한국 현대 철학은 일제강점기의 역사적 맥락 속에서 정체성을 모색하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한국 현대 철학은 서구 철학과 동양 철학의 만남 속에서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일제강점기를 겪으면서 한국 지식인들은 서구 철학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게 되었고, 이를 통해 한국 고유의 철학적 전통을 재해석하고 새로운 철학적 담론을 창출해냈다. 예를 들어 함석헌은 기독교 신학과 동양 철학의 접목을 시도하였고, 최한기는 서양 과학 지식과 동양의 기철학을 결합하여 독창적인 철학 체계를 구축하였다. 이처럼 한국 현대 철학은 동서양 철학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셋째, 한국 현대 철학은 시대적 과제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일제강점기와 냉전 체제라는 역사적 상황 속에서 한국 철학자들은 민족 해방과 통일, 민주주의 실현 등의 시대적 과제에 천착하였다. 예를 들어 신채호는 민족주의적 역사관을, 함석헌은 평화와 비폭력의 철학을, 최한기는 동서절충의 사상을 제시하며 시대적 과제 해결에 기여하고자 하였다. 이처럼 한국 현대 철학은 실천성과 현실 참여성을 강조하면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고자 하였다고 볼 수 있다.
넷째, 한국 현대 철학은 다양성과 개방성을 특징으로 한다. 일제강점기와 해방 이후 한국 철학계에는 다양한 사상적 조류가 공존하였다. 성리학, 실학, 동학, 양명학 등 전통 철학과 더불어 기독교 신학, 마르크스주의 등 새로운 사상들이 유입되었다. 또한 이러한 사상들은 상호 교류와 영향을 주고받으며 새로운 철학적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이처럼 한국 현대 철학은 다양성과 개방성을 특징으로 하며, 이를 통해 풍부한 철학적 담론을 생산해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종합하면, 한국 현대 철학은 일제강점기와 현대사의 맥락 속에서 정체성을 모색하며, 동서양 철학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시대적 과제 해결에 기여하며, 다양성과 개방성을 특징으로 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특성들은 한국 현대 철학이 지닌 독특한 면모라고 할 수 있다.
2. 무속신앙(巫敎)
2.1. 무속신앙의 특징과 역사
무속신앙은 무교, 민간신앙, 토착신앙, 전통종교, 토착종교, 선교(仙敎) 등으로 불리는데, 이는 체계화된 신앙이 아니라는 것을 나타낸다. 무속신앙은 시대에 따라 흥했다가 탄압을 받는 특징이 있는데, 특히 조선시대에는 성리학이 득세하면서 음사라 하여 탄압을 받았고, 구한말에는 천주교가 유입되면서 미신으로 간주되어 탄압받았다. 일제 강점기에는 사이비 종교로 탄압을 받았으며, 해방 이후 박정희 시대에도 대대적으로 탄압받았다. 그러나 1970년대 이후 서양 학자들의 인류·사회학적 접근으로 관심이 높아졌으며, 일부 무당이 인간문화재로 지정되기도 하였다.
무속신앙은 무당의 힘을 빌려 신령의 도움을 청하는 신앙이자 종교이다. 여기서 말하는 신령은 천신·시조·조상 등이며, 신의 모양은 번개가 치는 모양으로 두려움의 존재였다. 따라서 신을 달래기 위해 제사를 지냈으며, 이러한 신령을 믿는 사람을 신도라 하였다. 무당은 신령과 신도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였는데, 이때 굿을 함으로써 연결하였다. 이는 신령을 만나는 의미이며, 무당은 특별한 능력을 부여받는 사람으로 여겨졌다.
부족국가 또는 부족 연맹체 단계의 국가에서는 무당과 왕이 결합된 무축왕(巫祝王)이 등장하였는데, 이들은 국가의 중대사를 논할 때 점을 이용하였다. 이러한 것들을 샤머니즘이라 하며, 샤먼은 무당으로써 영혼을 지배하는 사람이자 주술종교가였다. 무당이 신령을 만나는 방법은 빙의형(憑依形)과 이동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