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알츠하이머 치매
1.1. 정의 및 역학
알츠하이머(Alzheimer's disease)는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질환으로, 1970년 독일의 정신과 의사인 알로이스 알츠하이머 박사에 의해 최초로 보고된 질병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노인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고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으며, 그에 따라 노인성 질병의 사망률도 급증하고 있다. 2018년을 기준으로 알츠하이머가 노인성 사망률 원인 중 10위권 안에 들어왔으며, 그 수치는 10년 전과 비교해보면 214.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면서 치매라는 질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알츠하이머병이 50% 정도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수치를 보고 앞으로 고령화 사회에 맞춰 알츠하이머병의 발생비율이 점점 더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된다.
1.2. 원인 및 병태생리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및 병태생리는 다음과 같다.
알츠하이머병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규명되어 있지 않지만 몇 가지 이론이 있다. 첫째, 베타아밀로이드 침착물이다. 베타아밀로이드는 신경세포를 파괴하는 독성물질로 알려져 있으며, 이러한 베타아밀로이드 침전물이 콜린성 뉴런을 파괴함으로써 알츠하이머병이 발생한다. 둘째, 신경섬유 뭉치이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는 비정상적으로 엉킨 신경섬유 뭉치가 관찰되며, 이러한 신경섬유 뭉치가 기억장애와 정신증상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셋째, 유전적 요인이다. 조기 발병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절반 정도는 1번과 14번 염색체의 유전자 변이에 의해 상염색체 우성 유전으로 발병한다. 넷째, 염증반응이다. 알츠하이머병 발병에는 뇌 내 만성 염증반응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알츠하이머병이 있는 환자의 뇌에서는 신경원섬유덩어리와 아밀로이드판의 과잉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먼저 타우라는 단백질이 비틀어지고 엉켜서 신경세포 내부에 덩어리를 형성하게 되는데, 이렇게 형성된 신경원섬유덩어리는 신경세포의 죽음을 가져오고 뉴런의 퇴화와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증상을 일으키게 된다. 다음으로 아밀로이드판은 베타-아밀로이드단백질과 아밀로이드 전구체 단백질에서 잘라진 조각들로 구성된 신경원 주변의 두꺼운 불용성 판이다. 이러한 아밀로이드판의 축적은 신경전달물질의 전도를 감소시키고 뇌에 산화반응과 염증반응을 일으켜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한다. 이러한 과정은 정상적인 노화과정에서도 발생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빠른 속도로 많은 양으로 발생하면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뇌 병리 현상은 초기에는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와 내후각뇌피질 부위에 국한되어 나타나 기억력 저하가 주로 나타나지만, 진행됨에 따라 두정엽, 전두엽 등을 거쳐 뇌 전체로 퍼져나가기 때문에 점점 더 심각한 임상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1.3. 증상과 징후
알츠하이머병의 증상과 징후는 다음과 같다.
알츠하이머병은 초기에 기억력 저하가 주로 나타나며, 정신행동증상(무관심, 우울, 불안 등)이 동반되어 나타날 수 있다. 이후 기억력을 포함한 인지 기능의 현저한 저하가 나타나며 일반적으로 정신행동 증상이 심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말기 치매의 경우에는 독립적인 생활이 불가능하며 대소변 실금, 욕창, 폐렴, 요로감염 등의 합병증으로 사망에 이르게 된다.
구체적인 알츠하이머병의 증상과 징후는 다음과 같다.
첫째, 단기기억 소실이 나타난다. 날짜, 요일을 혼동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기 어려우며, 쇼핑을 가면 한두 가지를 반드시 잊어버리고, 같은 질문을 반복하며, 가스 불을 끄는 것을 잊어버려 음식을 태운다.
둘째, 장기기억 소실이 나타난다. 본인에게 중요한 날이나 사건에 대한 기억이 없고, 음식의 맛이 다르게 느껴지며, 물건을 두던 곳을 모르고 찾기 어렵고, 어떤 일이 언제 일어났는지 기억하지 못하고, 어떤 일을 하고도 자신이 했다는 것을 모르고 다시 반복한다.
셋째, 언어력 소실이 나타난다. 친숙하게 사용하던 물건이나 잘 알고 지내던 사람의 이름을 대기가 어렵고, 신문이나 텔레비전을 봐도 그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다.
넷째, 시공간 지각력 소실이 나타난다. 잘 다니던 장소에서 길을 잃고, 운전하던 길을 찾지 못하며, 전철이나 버스를 반대 방향으로 탄다.
다섯째, 실행력 소실이 나타난다. 힘은 있는데, 단추를 잠그거나 젓가락을 사용하기 어렵고, 과거에 잘 사용하던 연장을 사용하기 어렵다.
여섯째, 계산력 소실이 나타난다. 은행의 잔고가 맞지 않고, 물건을 사고 잔돈 계산이 어렵다.
일곱째, 감정 및 인격 소실이 나타난다. 예전과 달리 슬퍼하거나 난폭해지며, 사회적으로 어울리지 않는 행동을 하고, 말수가 점차 없어지고 아무것도 안 하려 한다.
이처럼 알츠하이머병은 점진적으로 인지기능과 일상생활 수행능력의 장애가 악화되어 나타나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1.4. 진단적 검사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위한 주요 검사는 다음과 같다"
먼저 환자의 인지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신체 질환 및 뇌신경계 질환의 징후가 있는지 신체검사와 신경학적 검사를 실시한다. 인지기능을 평가하고 섬망이나 혼돈, 우울증이나 망상, 환각 등의 동반된 정신행동증상이 있는지 정신상태 검사를 한다. 또한 일상생활동작에 대한 평가도 이루어진다. 이러한 기본 검사들은 진단뿐만 아니라 향후 환자 관리에도 도움을 주는 기초 정보가 된다.
혈액검사, 간기능검사, 신기능검사, 당뇨검사, 비타민검사, 갑상선기능검사, 지질검사 등 다양한 실험실 검사도 치매 상태를 초래할 수 있는 신체질환을 파악하기 위해 시행된다.
뇌 영상검사로는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단층촬영(CT) 등의 구조적 뇌 영상검사와 양자방출단층촬영(PET), 단일광자방출촬영(SPECT) 등의 기능적 뇌 영상검사가 활용된다. 이를 통해 알츠하이머병 특유의 뇌위축과 대사저하 소견을 확인할 수 있다.
종합적으로 환자의 인지 기능 저하와 일상생활 수행 장애, 구조적·기능적 뇌 영상검사 결과, 그리고 다른 원인 질환 배제 등을 통해 알츠하이머병을 진단한다. 특히 환자와 보호자의 면밀한 병력 청취가 매우 중요하다.
1.5. 치료
1.5.1. 약물치료
현재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위한 대표적인 인지기능개선제로는 아세틸콜린분해효소억제제(Acetylcholinesterase inhibitor, ACEI)와 NMDA 수용체 길항제(NMDA receptor antagonist)가 있다.
아세틸콜린분해효소억제제(Acetylcholinesterase inhibitor, ACEI)는 정상인의 경우 뇌의 신경세포에서 아세틸콜린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적절히 분비되어 기억력이 유지되고 학습이 가능하지만, 치매 환자는 뇌에서 아세틸콜린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파괴되면서 아세틸콜린의 분비가 줄어들어 기억력과 같은 인지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이 약물들은 치매로 인하여 저하된 시냅스 간극(synaptic cleft)의 아세틸콜린 농도를 증가시켜 환자의 인지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대표적인 약물로는 Donepezil, Rivastigmine, Galantamine 등이 있다.
NMDA 수용체 길항제(NMDA receptor antagonist)는 글루타메이트(glutamate)라는 신경전달물질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학습 및 기억 능력이 저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약물은 글루타메이트와 결합하는 NMDA수용체를 억제함으로써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학습 및 기억능력을 증진하고 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종류의 약으로는 현재 Memantine(Ebixa)이 유럽과 미국 연구에서 중등도 및 중증 알츠하이머병환자에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되었다.
이 외에도 항산화제, 뇌 대사기능개선제, 고지혈증 치료제, 소염제, 에스트로겐 등의 호르몬제제, 신경펩타이드 등 여러 가지 약제들이 일부 연구에서 치료효과가 있는 것으로 시사되기도 하였으나 부작용이 심하거나 일관된 치료 효과가 입증되지 못해 현재 임상에서는 별로 사용되고 있지 않다.
1.5.2. 비약물적 치료
알츠하이머병 치료에서 약물치료와 더불어 비약물적 치료도 매우 중요하다" 치매 증상을 관리하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환자와 가족에 대한 체계적이고 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비약물적 치료에는 인지재활 및 자극, 행동관리, 재활치료, 가족 지원 등이 포함된다.
첫째, 인지기능 향상을 위한 인지재활 및 자극 치료이다. 인지자극 훈련은 다양한 사람들과의 접촉, 회상 활동, 달력 및 시계 제공, 새로운 물건 소개 등을 통해 환경적 자극을 제공하여 인지기능을 자극한다. 또한 기억력 훈련은 과거 경험에 대한 회상 활동, 마지막으로 표현한 생각에 대한 반복 등으로 기억력을 향상시킨다. 이와 함께 과도한 자극을 차단하고 일관성 있는 일상을 유지하며, 지남력 증진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제공한다. 이러한 인지재활 및 자극 치료는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인지기능과 일상생활 수행능력 향상에 효과적이다.
둘째, 환자의 문제행동 관리를 위한 행동요법이다.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병이 진행됨에 따라 공격성, 배회, 수면장애 등의 문제행동이 나타난다. 이러한 행동 문제는 약물 투여만으로는 해결되기 어려우므로 환경 조절, 일상생활 패턴 변화, 가족교육 등의 비약물적 중재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불안감 감소를 위해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배회 예방을 위해 가족과 함께 이동을 돕거나 안전한 장소를 제공한다. 또한 수면 위생 교육, 적절한 운동 등을 통해 수면 장애를 관리한다. 이처럼 행동 문제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은 증상 관리와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한다.
셋째, 신체기능 향상을 위한 재활치료이다.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병이 진행되면서 보행, 일상생활동작 등의 신체기능이 저하된다. 물리치료, 작업치료 등을 통해 잔존 기능을 유지하고 기능적 독립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보행 훈련, 일상생활동작 훈련, 보조기 사용 등으로 움직임과 자립성을 증진시킬 수 있다. 이와 함께 영양 관리, 욕창 예방 등 합병증 관리도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가족 지원 및 교육도 비약물적 치료에 포함된다. 알츠하이머병 환자 돌봄은 가족에게 큰 부담이 되므로, 가족 교육과 상담, 가족 지지 프로그램 등을 통해 돌봄 부담을 경감시키고 가족의 대처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또한 단기 요양시설 이용, 주간보호센터 이용 등 가족에게 휴식을 제공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처럼 알츠하이머병 치료에서 약물치료와 더불어 다양한 비약물적 접근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인지기능과 일상생활 수행능력을 향상시키고, 문제행동을 관리하며, 신체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가족에 대한 지원을 병행함으로써 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1.6. 합병증
알츠하이머병은 점진적으로 악화되는 질환으로, 병이 진행됨에 따라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초기에는 기억력 저하가 주로 나타나며 정신행동증상(무관심, 우울, 불안 등)이 동반되어 나타날 수 있다. 이후 기억력을 포함한 인지 기능의 현저한 저하가 나타나며 일반적으로 정신행동 증상이 심해지는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