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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현대 박물관학에서 에코뮤지엄(Ecomuseum)은 전통적인 건물 중심의 박물관 개념을 넘어서, 지역의 역사와 환경, 주민의 생활이 통합된 새로운 문화 보존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급속한 도시화와 글로벌화로 인해 전통 문화가 소멸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지역 공동체가 주체가 되어 자신들의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활용하는 에코뮤지엄의 접근법은 중요한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중국 구이저우성 안순시에 위치한 천룡둔보(天龍屯堡)는 명나라 시대부터 600년 이상 보존된 군둔 문화의 살아있는 박물관으로서, 에코뮤지엄의 이념을 실현한 대표적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본 연구는 천룡둔보의 형성 과정과 운영 방식을 분석하여, 전통 문화 보존과 현대적 활용이 조화를 이루는 지속 가능한 문화유산 관리 모델의 특징과 시사점을 도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1.2. 연구 방법 및 범위
본 연구는 문헌 조사와 사례 분석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천룡둔보의 역사적 형성 과정에 대해서는 중국 역사 문헌과 지방지를 참고하였으며, 현재의 운영 현황과 문화 콘텐츠에 대해서는 현지 조사 자료와 관광 개발 관련 보고서를 활용하였다. 특히 둔보지희(屯堡地戱)와 관련된 무형문화유산 연구 자료를 통해 전통 문화의 보존 양상을 구체적으로 분석하였다.
연구 범위는 천룡둔보 마을의 공간 구조와 문화 콘텐츠, 주민 참여 방식, 관광 개발 현황으로 한정하였으며, 에코뮤지엄의 이론적 틀을 적용하여 그 특징과 한계를 종합적으로 평가하였다.
2. 천룡둔보의 역사적 배경과 형성 과정
천룡둔보의 형성은 명나라 홍무 13년(1380년) 태조 주원장의 서남 지역 평정 정책과 직결되어 있다. 주원장은 운남 지역을 평정한 후 변방 수비와 식량 자급을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군둔 제도를 시행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약 30만 명의 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