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근·현대 세계사
1.1. 혁명의 시대(18~19세기)
루이 14세가 죽은 후(1715년)부터 빈 회의가 개최될 때(1815년)까지 100여 년 동안 서구사회는 영국의 시민운동, 프랑스 대혁명(1789), 미국 독립(1796)으로 이어지는 근대적 특징을 가진 혁명의 시기였다.
정치적 혁명과 더불어 18세기 중엽(1764년 방적기 발명)부터 19세기 초까지 진행된 산업혁명은 경제적 의미뿐만 아니라 사회, 정치, 문화 생활에서도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 무렵 조선은 당쟁이 격화되고 봉건 지주들의 농민 수탈이 심화되어 백성의 삶이 궁핍해졌다. 농민들은 반봉건투쟁을 벌였는데, 대표적인 것으로는 이괄, 이인좌의 난이 있다. 정부는 수취제도를 변혁하기 위해 대동법과 균역법을 실시하였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미국 독립(1775~1783)은 영국의 식민지 정책에 반대, 독립 전쟁을 일으키고 아메리카 대륙에 새로운 나라를 세운 사건이다. 영국은 아메리카 정책에 대해 다른 식민지보다 너그러운 편이었다. 그러나 18세기에 이르자 식민지로부터 원료를 싸게 생산하고 본국의 제품을 팔려는 계획을 세웠다. 게다가 동인도 회사의 재정난을 해결하고 본국의 산업보호를 위해 미국 식민지 내 산업을 제한하며 모든 문서에 세금을 부과하는 인지조례를 강요했다. 이런 영국정부의 식민지 정책에 반대하여 1773년 12월16일 밤 아메리카 식민지인들이 보스턴 차 사건을 벌였다. 이 사건이 독립전쟁의 발단으로 작용했다.
1774년 9월 식민지 대표들은 필라델피아에 모여 제1회 대륙회의를 개최하고, 식민지 주민의 권리를 선언하였다. 식민지 대표들은 제2회 대륙회의에서 조지 워싱턴을 총사령관으로 임명하고 1776년 7월4일 독립선언서를 공포했다. 독립선언서는 제퍼슨이 기초하고 프랭클린을 포함한 기초위원들이 작성했다. 독립선언서는 민주주의의 기본원리를 밝힌 것으로 미국은 이날을 독립기념일로 정해 지키고 있다. 1783년 프랑스의 중재로 파리조약이 체결되면서 8년간의 전쟁이 끝났다. 이 조약으로 아메리카 식민지 13개 주가 독립을 얻었고 새로운 나라 미합중국이 탄생하게 됐다. 1789년 워싱턴은 미국 초대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1800년 선거에 의해 '미국 민주주의의 아버지'로 불리는 제퍼슨이 3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미합중국의 헌법은 세계 최초의 민주주의 성문법으로서 민주주의와 자유주의를 확립하였다는 데 큰 의의를 갖는다.
1789년 프랑스 민중이 시민계급을 선두로 절대주의 아래의 구제도(Ancien Regime : 앙시앵레짐)를 타파하고 자유와 평등의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싸운 투쟁이 프랑스 혁명이다. 혁명의 직접적인 계기는 재정문제였다. 루이 14세부터 시작된 프랑스의 재정 궁핍이 루이 15세의 낭비와 전비에 의해 더욱 심해진 것이다. 루이 16세(1774-1794)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농주의 경제학자 투고를 재무장관에 등용했지만 궁정귀족과 길드의 반대로 실패했다. 마침 미국에서는 독립혁명이 일어났고, 이는 프랑스 민중에게 영향을 미쳤다. 시민계급을 중심으로 구 제도의 폐지, 헌법 제정, 자유와 평등의 확립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국왕은 혼란을 막기 위해 3부 회의를 소집했지만 실패했고, 파리 민중이 7월 14일 바스티유 감옥을 습격하는 등 반봉건 투쟁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었다. 의회는 '봉건적 특권의 폐지'를 선언하고 8월26일 '인권선언'을 발표했다. 1791년 9월 '입헌군주제'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헌법이 제정, 공포됐지만 선거권은 일정한 재산을 가진 유산계급에게만 부여됐다. 루이 16세는 망명을 꾀하다 실패하고 붙잡혔다.
1.2. 산업혁명
산업혁명은 18세기 중엽부터 19세기 초까지 진행된 일련의 기술적, 경제적 변화 과정이었다. 이는 단순히 기술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사회, 문화, 정치적 변화까지 동반하며 근대 사회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
산업혁명은 먼저 면직물 부문에서 시작되었다. 1764년 제니 방적기가 발명되며 수공업에서 기계공업으로의 전환이 이루어졌고, 이후 각종 방적기와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공장화가 급속히 진행되었다. 증기기관 발명 이후 철도, 기선 등의 교통수단이 혁신적으로 발달하며 공장의 원료와 생산품 수송에 큰 변화를 일으켰다.
이러한 기술 혁신은 자본주의의 확립과 근대 사회로의 전환을 가져왔다. 자본가들은 자유무역, 곡물업 폐지, 선거법 개정 등을 통해 새로운 자유주의 경제 체제를 구축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을 강요하며 노동자들을 착취하는 등 계급 갈등이 심화되었다. 이는 노동자들의 사회주의 운동으로 이어졌다.
한편 산업혁명은 단순히 유럽의 경험에 그치지 않고 전 세계적인 현상이었다. 면화 생산을 중심으로 한 산업화는 미국에서도 진행되었으며, 중국과 일본 등 비유럽 지역에서도 산업화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들 국가의 산업화 과정은 유럽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특히 조선의 경우 당쟁이 격화되고 봉건 지주의 농민 수탈이 심화되는 등 사회 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에서도 산업화가 더딘 편이었다. 조선 정부는 대동법과 균역법 등을 통해 수취제도를 변혁하려 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는 조선이 유럽 열강의 식민지로 전락하지 않은 덕분이기도 했지만, 정치적 혼란과 사회 구조적 한계로 인해 산업화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산업혁명은 단순히 기술 발전에 그치지 않고 사회 전반에 걸쳐 근본적인 변화를 불러왔다. 자본주의의 성장, 계급 갈등의 심화, 지역 간 산업화 속도의 차이 등 다양한 양상을 보였으며, 이는 현대 사회의 근간을 형성했다고 볼 수 있다.
1.3. 제국주의 시대(19세기 20세기 초)
산업혁명이후 유럽의 여러 나라들은 식민지 쟁탈전을 치열하게 전개하였다. 1870년부터 이탈리아 등 선진 제국들은 경쟁적으로 식민지 확장에 몰두하게 된다. 그 결과 아프리카의 대부분을 비롯하여 아시아, 태평양의 많은 지역은 유럽과 미국의 분할 통치에 들어가고 대영제국은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을 건설하였다.
극동에서는 일찍 서구 문물을 받아들인 일본이 경제-군사대국으로 성장하고 상대적으로 조선과 중국은 서구 열강의 수탈대상이 된다. 일본은 조선과 중국에 대한 정치-경제적 침투를 위해 마수를 뻗친다.
이러한 제국주의 시대의 모습은 유럽의 입장에서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 식민지를 확보하고 이를 통해 경제적 부를 축적하는 과정이었지만, 피식민지였던 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외세의 지배와 이에 저항하는 토착민들의 동요가 나타난 시기였다. 유럽 열강들의 각축전 속에서 새로운 국가체제를 정립하려 했던 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은 정치적 경제적 침탈을 겪었던 것이다.
1.4. 1, 2차 세계대전과 이념의 대립, 냉전시대 (20세기 전반)
제1차 세계대전(1914년~1919년)은 유럽 대륙을 주 무대로 전개된 세계 최초의 대규모 전쟁이다. 제국주의 열강 간의 군비 경쟁과 민족주의의 고조, 암살 사건 등이 전쟁의 직접적인 배경이 되었다. 주요 참전국은 영국, 프랑스, 러시아, 이탈리아, 미국 등의 동맹국과 독일, 오스트리아-헝가리, 오토만 제국, 불가리아 등의 동맹국이었다. 전쟁은 1914년 6월 사라예보 암살 사건을 계기로 시작되었고, 4년여 동안 계속되었다. 1917년 러시아 혁명으로 소비에트 정부가 들어서면서 러시아가 전쟁에서 이탈하였고, 1918년 11월 독일이 항복하면서 전쟁이 종료되었다. 전쟁 결과 독일, 오스트리아-헝가리, 오토만 제국, 러시아 제국 등 다국적 제국이 붕괴하고, 새로운 국가들이 등장하였다. 제1차 세계대전은 수많은 희생자를 낳았고, 유럽 국가들의 국력을 크게 약화시켰다.
제2차 세계대전(1939년~1945년)은 유럽뿐만 아니라 아시아, 아프리카, 북미 등 전 세계로 전쟁이 확대된 세계 최대 규모의 전쟁이었다. 주요 참전국은 영국, 프랑스, 미국, 소련 등의 연합국과 독일, 이탈리아, 일본 등의 추축국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의 배경에는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불합리하게 작성된 베르사이유 조약, 세계 경제 공황, 파시즘의 대두, 독일과 일본의 팽창주의 정책 등이 있었다. 전쟁은 1939년 9월 독일의 폴란드 침공으로 시작되어 6년간 지속되었다. 1945년 5월 8일 독일이 무조건 항복하고, 8월 15일 일본이 항복하면서 종료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은 수천만 명의 희생자를 낳은 참혹한 전쟁이었으며, 유럽 경제가 극도로 피폐해지고 식민지 제국이 해체되는 등 세계적 차원의 변혁을 초래하였다.
한편,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세계 정치·경제 질서가 미국과 소련의 주도로 재편되었다. 미국과 소련은 상호 체제 경쟁과 이념 대립 양상을 보이며 '냉전' 체제를 형성하였다. 미국은 자본주의와 자유 민주주의를 표방하며 세계 질서 재편을 주도했고, 소련은 공산주의 이념을 내세우며 미국에 대항하였다. 양 진영 간 군비 경쟁과 경제적 경쟁이 치열했고, 직접적인 군사적 충돌은 없었지만 한국전쟁, 베트남전,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 대리전이 발생하였다. 이 시기 식민지였던 대부분의 국가들이 독립을 쟁취하게 되었고, 제3세계 국가들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국제 질서가 수립되었다. 냉전 체제는 1980년대 말 소련 해체와 함께 막을 내렸다.
1.5. 아편전쟁
아편전쟁(1840~1842)은 영국 상선의 아편을 청이 불태움으로써 일어난 전쟁이다. 이 전쟁은 유럽의 대아시아 식민지 정책이 가속화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된다.
서구에서는 산업혁명으로 기계공업으로 전환되어 막강한 경제력을 키워나가고 있었을 때, 중국에서는 여전히 전근대적인 생산방식과 관리들의 횡포로 국민들이 궁핍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었다. 이미 인도를 차지한 대영제국은 중국을 엿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중화의 자존심을 지닌 중국인들은 통상을 요청하는 것을 거부했다.
한편 영국 상인들은 동인도 회사의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인도에서 생산한 아편을 중국에 팔아 이익을 취하는 악덕 상행위를 자행했다. 중국인들은 아편을 사기 위해 은을 지불했고 과다한 아편 구입으로 은값이 폭등하여 생활고를 겪게 되었다. 아편 중독으로 인한 피해도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1839년 청왕조의 관리 임칙서는 광주만에 정박하고 있던 영국 상선에서 아편 2만 상자를 몰수 소각시켰다. 이에 영국은 중국에 개전을 결의하고 1840년 전쟁을 일으켰다. 이 전쟁에 진 청은 난징조약을 체결하여 배상금 지불 외에도 5개항의 개항, 그리고 홍콩을 영국에 양도했다. 이 사건 이후 중국은 서구 열강에게 잠식당하기 시작하여 반식민지로 전락되어 갔다.
이 전쟁은 중화 중심의 세계관에 균열을 내며 유럽이 아시아에 대한 식민지 정책을 본격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