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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조현병
1.1. 개념
조현병은 사고, 지각, 감정, 행동, 의욕 등 인간 정신기능 전반에 왜곡과 해체가 발생하는 만성 정신질환이다. '정신이 조각난 병'이라는 뜻의 '조현병'이라는 용어는 '삶의 현이 조율되지 않는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조현병은 전 세계 인구의 약 1%가 앓고 있는 질환으로, 남녀 모두에게 발병하지만 남성은 10대 후반-20대 초반, 여성은 20대 후반-30대 초반에 발병하는 경향이 있다. 이 질환은 단기간에 완치되는 병이 아니라, 평생 관리가 필요한 만성적 경과를 보이지만,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 지지적 환경이 병행된다면 상당한 수준의 기능 회복도 가능하다.
조현병의 주요 증상은 망상, 환각, 와해된 언어 및 행동 등의 '양성 증상'과 감정둔마, 무논리, 무의욕, 사회적 위축과 같은 '음성 증상'으로 구분되며, 이외에도 인지기능 장애, 실행기능 저하, 주의집중력 부족 등 다양한 기능 손상을 동반한다. 조현병 환자들은 자신의 사고나 감정이 외부로부터 통제된다고 믿거나, 현실과 다른 인식을 바탕으로 타인과의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는 단순히 병적 현상을 넘어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삶의 질을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조현병에 대한 이해는 단순한 증상의 나열을 넘어, 질환을 지닌 개인의 삶을 전인적으로 이해하고 간호할 수 있는 기초가 되어야 한다.
1.2. 발병 원인
조현병의 발병 원인은 생물학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물학적 요인 중 하나는 도파민 과잉활성화 이론이다. 이는 중뇌-변연계 경로의 도파민 활동 증가가 환각과 망상과 같은 양성 증상을 유발하며, 전두엽 도파민 저하가 음성 증상과 인지기능 저하와 관련된다는 주장이다. 또한 최근에는 글루탐산 가설, 세로토닌 불균형 이론 등 신경전달물질의 상호작용을 반영하는 다중 신경전달체계 이상 이론이 제시되고 있다. 신경해부학적 연구에서는 조현병 환자의 뇌에서 측뇌실 확장, 전두엽과 측두엽 피질의 위축, 해마 손상 등의 구조적 이상이 관찰되기도 한다.
유전적 요인 또한 발병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데, 직계가족 중 조현병 환자가 있는 경우 일반인보다 발병 확률이 10배 이상 높으며, 일란성 쌍둥이의 경우 한 명이 조현병일 때 다른 한 명의 발병 확률은 약 40~50%로 보고된다.
환경적 요인으로는 출생 전후의 감염, 산소결핍, 출산 외상, 모체의 스트레스, 어린 시절의 심리적 외상, 도시화된 환경, 사회적 고립, 약물남용(특히 대마나 LSD 등)이 포함된다. 특히 대마초(Cannabis)는 청소년기에 자주 사용될 경우 조현병 발병 위험을 최대 4배 이상 증가시킬 수 있는 위험인자로 분류된다.
결론적으로, 조현병은 유전적 소인 위에 환경적 스트레스가 가해졌을 때 발병하는 '취약성-스트레스 모델'이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는 간호중재 시 환경 조절과 정서적 지지의 중요성을 함께 고려해야 함을 시사한다.
1.3. 증상과 주요 특징
1.3.1. 양성 증상
망상은 전혀 근거가 없는 엉뚱한 믿음을 갖고 있는 것이다.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을 자신과 연관시켜 개인적인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관계 망상, 나를 감시하고 있다거나 누군가가 나를 조종한다고 느끼는 피해 망상, 과대망상, 내가 구세주이거나 하나님의 계시를 받았다고 하는 종교 망상이 자주 나타난다. 망상은 합리적인 설득이나 논쟁으로 쉽게 교정되지 않는다.
환각은 외부 자극 없이 감각 경험을 하는 것을 말한다. 가장 흔한 것은 환청으로, 실제로는 들리지 않는 소리나 목소리를 듣는 것이다. 한 명 또는 여러 명의 목소리가 들릴 수 있으며, 자신의 행동에 대해 논평하거나, 비난하거나, 욕하거나, 때로는 구체적인 행동(자신이나 타인을 해치는 행동 등)을 명령하는 형태로 나타나 환자에게 큰 고통과 혼란, 그리고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두 가지 이상의 목소리가 서로 대화하는 것처럼 들리기도 한다.
와해된 사고 및 언어는 사고 과정의 논리적인 연결이나 일관성이 깨져 언어 표현이 혼란스러운 상태이다. 생각의 비약이 심하거나(탈선), 전혀 관련 없는 내용으로 넘어가는 지리멸렬한 언어를 사용하거나, 단어 연결이 논리적이지 않아 대화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심한 경우 문법적으로 맞지 않는 단어들의 나열에 불과한 '단어 샐러드'처럼 보일 수도 있다. 질문의 요지를 파악하지 못하고 엉뚱한 대답을 하거나, 맥락에 맞지 않는 혼잣말을 하기도 한다.
심하게 와해된 행동이나 긴장증적 행동은 목적 없이 비정상적이거나 부적절한 행동을 보이거나,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이 현저하게 비정상적인 상태이다. 와해된 행동에는 상황에 맞지 않는 부적절한 행동(갑자기 소리 지르거나 웃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