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대출상담사 문제은행
1.1. 처음엔 단순한 궁금증이었다
친구는 사회초년생이었다. 대학을 갓 졸업하고 계약직으로 일하던 그는 서울 변두리 원룸에서 홀로 생활하고 있었다. 월급은 많지 않았고, 부모님께 손 벌리는 일이 싫어 늘 어떻게든 혼자 버텼다. 하지만 병원비, 이사비, 그리고 연체된 공과금이 겹쳐 어느 순간 월급만으로는 생활이 어려워졌다. 그러던 중 걸려온 전화. 처음엔 '대부업체'라는 단어에 거부감이 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상담사는 너무도 친절했고, '신용조회는 하지 않는다', '직장 확인도 없다'는 말에 조금씩 마음이 움직였다. 무엇보다, 하루만에 300만 원까지 가능하다는 말은 그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그는 결국 '간단한 서류' 몇 장을 제출했고, 다음 날 아침 계좌에 돈이 입금됐다. 그렇게 친구는 비제도권 금융이라는 세계에 발을 들였다.
1.2. 빠른 돈은 빠른 덫이 된다
<본문>
처음엔 큰 문제 없어 보였다. 이자율은 높았지만, 단기로 쓰고 갚으면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월급은 여전히 일정했고, 예상하지 못한 지출은 끊임없이 생겼다. 그는 매달 이자와 원금을 갚기 위해 또 다른 대부업체에 손을 벌렸다. 그때부터 악순환이 시작됐다. 한 곳에서 빌린 돈을 갚기 위해 또 다른 곳에서 빌리고, 그렇게 세 군데 업체와 계약하게 됐다. 그의 월급의 절반은 이자와 상환금으로 사라졌다. 생활비가 부족해지자 결국 현금서비스, 카드론까지 손을 댔다. 그는 더 이상 숨을 곳이 없었다. 휴대폰에는 빚 독촉 문자가 수십 통씩 쌓였고, 직장에도 연락이 갈까봐 전전긍긍했다. 가족에게도, 친구들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채 점점 고립돼 갔다. 나는 뒤늦게 그의 상태를 알고 눈물부터 났다. 그는 아무 말 없이, 조용히 무너지고 있었다.
1.3. 비제도권 금융의 그림자
비제도권 금융, 즉 등록된 금융기관이 아닌 곳에서 이루어지는 대출은 법적 보호가 어렵다. 대부분이 고금리이며, 심지어 법정 이자율을 초과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이런 금융이 여전히 존재하고, 심지어 활발히 이용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제도권 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