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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상관계이론의 개요
1.1. 대상관계이론의 정의
대상관계이론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대상관계이론이란 영유아의 첫 대상인 엄마와의 관계에 초점을 두어 엄마와 영유아의 관계가 성격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는 이론이며, 이렇게 형성된 성격이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 연구한 이론이다. 이러한 대상관계라는 개념은 프로이트가 가장 먼저 제안하였고, 이후 페어베언, 멜라니 클라인, 코헛, 마가렛 말러 등에 의해 구체화되었다. 프로이트가 아버지와의 관계심리학이라면, 대상관계이론은 엄마와의 관계 심리학이라 할 수 있다.
1.2. 대상관계이론의 발전과정
고전 정신분석 이론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면서 정신분석학은 다양한 계보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일찍이 프로이드를 떠나 독자적인 이론을 구축한 아들러, 융 등을 제외하더라도 정신분석학이라는 틀을 유지하거나 변형시키면서 자아심리학(안나 프로이드 등), 대인관계 정신분석학(해리스택 설리반 등), 영국대상관계이론(클라인, 로날드 페어베언, 도널드 위니캇), 미국대상관계이론(오토 컨버그, 마거릿 말러), 정체성 및 자기심리학(에릭 에리슨, 하인즈 코헛)등으로 분화, 발전되었다. 이중 정통 대상관계이론학파라면 영국학파인 클라인학파이며 이를 좀 더 넓게 보았을 때 미국학파까지 포함한다. 멜라니 클라인은 스스로는 정신분석학파임을 주장하였으나 대상관계이론의 창시자로 일컬어진다. 그녀는 아동들을 직접 관찰하면서 아동들이 리비도 추동을 통제하는 것보다 대인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에너지를 더 많이 투입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으며, 아동의 내면세계는 '인간관계의 세계'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아동에게 대인관계가 중요하다고 보았다. 그 후 페어베언, 위니캇, 발린트, 보울비 등의 대상관계 이론가들에 의해 이론이 확립되면서 프로이드의 추동이론은 정신분석의 고전이론이 되었고 미국의 컨버그와 말러, 코헛에 의해 더욱 발전하게 되었다.
1.3. 대상관계이론의 특징
대상관계이론은 인간은 쾌락을 추구하는 존재가 아니라 대상을 추구하는 존재라고 전제한다. 유아에게는 타인과 관계를 맺으려는 기본적 동기가 있으며, 이러한 동기로 말미암아 어머니와의 관계를 가지면서 대상과의 경험은 물론 그 경험에 수반하는 정서상태까지 내면화하여 내적인 대상관계를 형성한다. 즉, 타자와의 관계형성 및 심리적 교류를 인간의 근본적 욕구로 본다.
대상관계이론은 오이디푸스 갈등 이전의 심리발달에 관심을 두고 생애 초기, 특히 만 3세 이전까지의 시기에 이루어진 주요 양육자와의 관계경험이 자아 구조의 형성과 병리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따라서 생물학적 요소인 추동에 의한 발달의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감소하게 되었고 유아와 부모 관계의 성질과 초기 관계에서의 장애 등이 더욱 강조되었다.
대상관계이론에서는 한 개인의 가족 내 인간관계를 통해 자기를 형성해 가는 과정과 타인과의 관계를 어떻게 맺는지에 초점을 둔다. 이는 프로이트가 강조한 타고난 생물학적 요인들(본능적 욕구)과 오이디푸스기 발달과정에 초점을 둔 것과 차별화된다. 대신 경계선적 성격장애, 분열성 장애들의 이해에 보다 유용한 이론적 틀을 제공한다.
2. 대상관계이론의 주요 개념
2.1. 대상관계
대상관계는 실제 관계와는 구별되며, 생애 초기 주요타자들과의 관계에서 경험한 것이 어떤 정신적 표상과 자기-타자 상호작용의 틀로 내면화된 것을 의미한다. 대상관계는 자기표상과 대상표상 및 이 둘을 연결 짓는 정서 상태로 구성된다. 표상(representation)이란 자신과 대상에 대해 갖는 어떤 정신적 상을 말하며, 객관적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반영하기보다는 주요 타자와의 관계에서 개인이 주관적으로 지각하고 경험한 바를 나타낸다. 생애 초기 유아는 어머니로 대표되는 주요 양육자와 상호작용하면서 그 대상과의 경험은 물론이고 그 경험에 수반되는 정서 상태까지 내면화하여 대상표상을 형성한다. 따라서 대상표상이란 대상에 대한 지각과 사고만이 아니라 대상에 대한 기억과 감각, 대상의 태도나 행동에 대한 기대, 이와 관련된 정서와 상황에 대한 표상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유아의 내면세계에는 대상에 대한 표상뿐만 아니라 대상에 반응하고 행동하는 자기에 대한 표상도 존재하며, 이것이 자기표상이다. 자기표상은 양육자와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면화된, 자신에 대한 지각, 정서, 감각, 기억, 기대 등을 포함한다. 대상관계는 인지적-정서적 콤플렉스로서 개인에게 특정한 인지와 정서, 행동 양식을 촉발시키고, 개인이 외부 세계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기본방식을 결정하는 심리내적 구조로 기능한다. 생애 초기에 형성된 대상관계는 이후 경험에 의해 수정될 수 있지만, 병리적 상황에서는 대상관계가 경직되게 구조화되어 일종의 폐쇄적 시스템처럼 기능하기 때문에 이후 경험이 대상관계에 영향을 미치고 변화를 가져오는 것을 막는다.
분열은 자기와 의미 있는 타자에 대한 상충되는 경험을 따로 떼어 놓는 것이며, 인지적 능력의 발달이 요구된다. 초기 양육자와의 경험에는 유아에게 좋은 느낌을 주는 경험과 불쾌한 느낌을 주는 경험이 공존하지만, 자아기능의 미숙으로 인해 유아는 자신이 지각하는 어머니의 좋은 측면과 나쁜 측면, 그리고 이 각각의 측면과 연관된 상충되는 정서를 동시에 받아들이지 못한다. 따라서 대상이나 자신의 갈등적 혹은 이질적 측면들을 양분하여 한 번에 어느 한 측면만을 의식적인 차원에서 경험하고 다른 측면은 의식에서 배제하는데, 이를 분열이라 한다. 심리적으로 성숙한 성인은 자신에게 좋고 나쁜 측면이 다 있다는 것을 알고 수용하거나 혹은 나쁘게 지각되는 측면을 자각하고 개선하려고 노력하지만, 분열 기제가 강하게 작동하는 성인의 경우 "나쁜" 부분을 수용하지 못하고 제거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투사적 동일시라는 심리적 기제를 사용한다.
투사적 동일시는 자기의 "나쁜" 부분, 즉 자신이 수용하기 힘든 어떤 내적 상태나 특성을 다른 사람들에게 투사하여 그들로 하여금 투사된 상태나 특성처럼 느끼거나 행동하도록 유도하는 무의식적 심리적 기제를 말한다. 즉, 투사적 동일시는 자신의 내면 세계를 외부에 투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른 사람이 어떤 정해진 방식으로 반응하거나 행동하도록 교묘히 조종하여 투사에 합류하게끔 압박감을 느끼도록 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투사되는 부분에는 자기의 어떤 특성뿐만 아니라 내면화된 자기표상, 대상표상도 포함되며, 투사적 동일시는 개인의 내면과 외부 세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