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KDC와 DDC의 원리
1.1. 자료 분류의 의의
자료 분류의 의의는 자료의 이용 효과를 높이기 위해 기록된 정보를 주제나 형식의 유사성, 혹은 특정한 원칙과 목적에 따라 체계적으로 배열할 수 있도록 자료의 위치를 결정하는 행위이다. 일반적으로 분류대상인 문헌의 주제를 분석하여 주제를 구성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중요개념을 추출하고 분류표의 사용지침이나 분류규칙에 따라 주제구성 개념에 대응하는 분류번호를 분류표에서 선택하여 부여하는 일련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도서관 자료의 분류는 이용자가 관심을 갖는 주제의 자료에 그들을 효율적으로 인도하는데 궁극적인 목적이 있다. 분류업무는 도서관에서 채용한 자료분류표에 기초하여 정해진 분류규정에 따라 적절한 분류기호를 개개의 도서관 자료에 부여하는 일을 뜻한다.
1.2. 동양과 서양의 자료 분류 방식 비교
1.2.1. 동양의 자료 분류
동양은 유교의 경, 사, 자, 집의 사부분류법과 같은 전통적인 분류체계를 사용하며, 주로 도덕적 가르침이나 역사적 사실을 중심으로 자료를 분류한다. 지식과 자료를 상하관계로 인식하여 상위 계층의 자료를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고, 새로운 지식이나 학문을 전통적인 지식 체계 안에서 이해하고 소화하려 한다. 자료의 활용 목적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주로 도덕적 교훈이나 역사적 사실을 배우고 실천하는 데 자료를 활용한다. 중국의 경우 칠분법 체계의 목록인 칠략과 사분법 체계의 목록이 대표적이며, 한국의 경우 대장목록, 신편제종교장총록, 대장경목록 등 다양한 불교 관련 목록과 조선동서편목규칙, 한은도서편목법, 한국목록규칙(KCR) 등 근대 이후의 분류법이 발달하였다. 특히 한국십진분류법(KDC)은 듀이십진분류법(DDC)을 기반으로 하되 한국의 정보환경에 맞게 주류 배열과 세부 항목을 조정한 대표적인 동양의 분류법이다. 다만 십진분류법의 한계로 새로운 학문 분야 반영이 어렵고 세부 주기가 불친절하다는 단점이 있다.
1.2.2. 서양의 자료 분류
서양의 자료 분류 체계는 다양한 역사를 거쳐 발전하였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의 대표적 서지학자 칼리마코스가 편찬한 피나케스가 최초의 기록된 분류 목록이다. 피나케스는 시인, 극작가, 법률가, 철학자, 역사가, 연설문 작성가, 수사학자, 잡서 등 8개의 주요 분류 항목을 가지고 있었다. 중세 수도원 도서관에서는 도서의 보관 및 접근을 위한 서지 목록이 발전하였고, 15세기 이후에는 활판 인쇄술의 발달로 인해 도서 유통이 활발해지면서 학문 분야에 따른 분류가 등장하게 되었다.
스위스의 박물학자 게스너은 라틴어, 그리스어, 히브리어 문헌을 체계적으로 배열한 세계서지를 편찬하였는데, 이는 학문 분류를 목록 배열에 도입한 최초의 시도이다. 또한 영국의 외교관 보들리가 편찬한 보들리안도서관 목록은 근대적 목록의 기초가 되었다. 저자명 기본기입 원칙을 채택하였고, 문헌을 알파벳 순으로 배열하였다. 프랑스의 서지학자 노데는 당시 도서관 사상과 운영의 일반 원리를 제시하며 학문 분야를 12개로 분류하였다. 독일 철학자 라이프니츠 또한 10개의 주류로 학문 분류법을 제안하였다.
이후 멜빌 듀이가 고안한 듀이십진분류법(DDC)은 십진법을 자료 분류에 최초로 적용한 것으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분류법이 되었다. DDC는 학문 분야를 10개의 주류로 구분하고, 각 주류를 다시 10개의 강목, 요목, 세목으로 세분화하는 계층적 구조를 가진다. 전통적인 서양의 자료 분류 체계는 주로 학문 분야에 따른 열거식 분류 방식을 사용하였으나, 최근에는 분석 합성식 분류법과 같은 새로운 접근 방식이 등장하고 있다.
2. 서양의 자료 분류 (목록)
2.1. 피나케스(Pinakes)
피나케스(Pinakes)는 칼리마쿠스가 BC250년경쯤에 편찬하였다고 알려진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의 장서목록이다. 피나케스는 현재 최고의 기록된 분류법으로 인정되고 있다. 피나케스는 학자들에 따라 5구분, 6구분, 8구분하기도 하는데, 8구분의 경우 시인, 희곡작가, 법률서의 저자, 철학자, 역사학자, 변론작품, 수사학작품, 잡서로 구분하였으며 동일 분류 내에서는 다시 세구분하여 저자명 알파벳순이나 연대순으로 정리하였다. 피나케스는 점토판이 아닌 파피루스 두루마리 형태였으며 알파벳순과 연대순으로 정리하였다. 당시에는 서명에 대한 개념이 확립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책의 머리에 수록된 시(詩)가 제일 중요한 것으로 서명을 대신하기도 하였다. 칼리마쿠스는 이 거대한 작업을 완성시킬 수 없었지만 제에도토스와 에라토스테네스가 계승하였고, 이후 그리스, 로마시대의 도서관 목록체계의 원형이 되었다.
2.2. 수도원 도서관의 목록
수도원 도서관의 목록은 문명의 암흑기를 맞게 되었을 때 학문의 명맥을 이어주었다. 수도원 도서관은 많은 사본을 생산하고 보관하여 르네상스에 이르게 함으로써 학문과 문화의 시대적 단절을 막는 역할을 하였다. 9세기경 콘스탄티노플의 대사교였던 포티우스의 목록은 피나케스와 유사한 형태였으며, 13세기경에는 파피루스를 대체한 양피지로 제작되었다. 영국의 글래스톤베리 수도원 도서관 목록은 검색기능이 고려되기 시작했고, 14세기 성마틴 수도원장에 의해 만들어진 목록은 서가목록, 저작배열, 논문의 위치를 나타내기 위한 색인이라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처럼 수도원 도서관의 목록은 문명의 암흑기를 이어준 학문의 명맥이자 도서관 목록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다.
2.3. 15세기 이후의 목록
활판 인쇄술의 발명으로 문헌의 대중적 보급이 학문의 보편화를 이루는 기반이 되었다. 문헌의 형태서지적 특성에 큰 변화가 생겨나고 고전적 서지조직이 붕괴되기 시작했으며 재산적 의미보다 내용의 정보적 의미에 비중을 두었다. 스위스의 박물학자인 게스너는 당시 전세계에 산재한 라틴어, 그리스어, 히브리어 문헌의 기록을 체계적으로 배열한 '세계서지'를 편찬하였다. 게스너는 학문을 어학(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