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한국은 격동의 근현대 시대를 거쳐 빠르게 성장하였으나, 그 내부적으로는 사회적 혼돈과 갈등이 봉합되지 못하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히 70년대 산업화로 인한 농촌 청년들의 도시이주, 급격한 도시화로 인한 서울의 팽창과 사회문제, 도시개발문제 등이 발생하며 갑작스럽게 사회적 계급이 변화하게 된다. 이 시기 서울의 개발과 강제철거 및 이주로 인한 문제는 몇 개의 사건으로 정리할 수 있지만, 그 사건의 피해자에게는 아마도 생활사 변화와 가족적 비극으로 이어졌으리라 생각할 수 있다. 70년대의 급변하는 사회상에 대해 한국의 문인들이 내놓은 작품들을 보면 신문기사나 역사에서 발견하는 객관적 사건과는 다른, 개개인 인물들의 갈등과 고통이 절절히 느껴진다.
2. 개화기 이후 20세기 한국문학에 나타난 '여성성'의 발전
2.1. 1910년대의 여성이미지- 이광수의 「무정」에 나타난 여성, '선형'과 '영채'
이광수의 「무정」의 주인공 '이형식'은 '민족의 계몽'과 같은 당시 시대정신을 담고 있는 인물이다. 이 작품에는 주변 인물들과 사제관계를 맺는 '형식'의 모습이 나타나며, 이는 개화기 이후 1910년대 조선의 계몽주의적 분위기를 보여준다. 새로운 근대문물에 대한 환호와 전통적인 것에 대한 낡은 것으로의 인식이 공존하는 이 시기에, 「무정」에는 두 여성 인물, 선형과 영채가 대비되어 등장한다.
이광수는 신식교육을 받은 신여성 선형을 형식과의 정신적 관계를 표상하는 인물로 묘사한다. 반면 기생 영채는 형식과의 육체적 관계를 대변한다. 이는 정신과 육체의 우열을 가르는 이성중심주의적 사고를 보여준다. 이성을 중시하는 계몽주의적 관점에서 볼 때 정신적인 것이 육체적인 것보다 훨씬 더 우월하며, 근대적이고 새로운 것이 전통적이고 낡은 것보다 더 가치 있다고 여겨진다. 특히 근대교육을 받은 신지식인인 형식이 영채와 쉽게 결혼하지 못하는 이유가 '정절'이라는 구시대의 가치관 때문이라는 점에서, 당시 시대적 한계를 엿볼 수 있다.
2.2. 1920년대 모던걸의 '여성성'과 그에 대한 관점 차이 - 나혜석과 김동인
1920년대는 1910년대의 계몽주의적 흐름과 상반된 움직임을 보인다. 이는 마치 17,18세기 서구의 계몽주의와 고전주의와 19세기 낭만주의가 교차하는 지점을 떠올리게 한다. 즉, 미적 규범과 수사학을 통해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구현하고자 했던 고전주의와 이성중심주의를 표상하던 계몽주의의 흐름에 대한 반동으로 나타난 낭만주의가 1920년대 조선의 문예사조와 흡사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