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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개
본 소설인 『새』는 1985년 처음 출간된 작품으로, 2차 세계대전에 직접 참전했거나 전쟁을 목격한 200명의 여성들이 경험한 전쟁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는 이 작품으로 2015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이 책의 출간 배경에는 1980년대 소련의 정치적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1985년은 체르넨코가 사망하고 개혁과 개방의 상징 고르바초프가 새로운 서기장으로 취임한 첫 해였다. 이러한 정치적 변화 속에서 그동안 감춰졌던 여성들의 전쟁 경험이 책에 담길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40년 동안 지속되어온 미소 냉전체제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었던 당시 상황에서, 이 책은 그러한 변화를 상징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전쟁에 대한 기존의 인식과는 달리, 이 책은 여성의 시선에서 바라본 전쟁의 참혹한 실상을 보여준다. 남성의 눈으로 바라본 낭만적이고 영웅적인 전쟁이 아니라, 여성들이 겪은 전쟁의 더 참혹한 모습이 담겨있다. 전쟁터에서 여성들은 더 이상 여성이 아니라 오직 적과 싸워야 할 군인일 뿐이었다. 나이 어린 소녀들까지도 생존을 위해 총을 들어야 했다. 그러나 전쟁이 끝난 후에는 다시 평범한 여성으로 돌아가야 했고, 전쟁 영웅의 몫은 남성들의 몫이 되었다. 여성들은 숨겨야 할 기억이 되어버렸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전쟁의 참혹성을 여성의 눈으로 생생하게 보여주고자 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전쟁에 동원된 여성들의 고난과 절망을 드러냄으로써, 전쟁이 결국 모두를 피해자로 만들어버렸다는 사실을 보여주고자 했다. 이 책은 여성의 관점에서 전쟁의 참상을 고발하며, 전쟁이 가져온 상처와 고통을 알리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