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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개
무정 이광수가 남긴 첫 장편소설 「무정」은 1917년에 매일신보에 연재되어 주목받았다. 그 시기는 조선이 식민지의 멍에를 지고 있었던 때였고, 신문화가 들어오던 과정에서 전통과 근대가 충돌하던 양상이 작품 곳곳에 드러난다. 여러 인물이 겪는 갈등과 성장은 당대 현실을 반영함과 동시에 새로운 삶을 지향하는 움직임을 조명해준다.
형식, 병욱, 영채, 선형 등 인물 네 명이 얽힌 사건 속에는 신식 교육의 중요성과 여성 해방, 민족의 계몽에 대한 메시지가 다양하게 담겨 있다. 책을 접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부분은 형식과 영채가 놓인 상황이다. 형식은 서양 교육을 받은 젊은 교사로서, 시대의 변화에 발맞추어 교육을 통해 개인과 사회의 발전을 모색한다. 영채는 가난한 가정 출신으로 전통적 가치관에 얽매였지만, 새로운 교육을 동경하고 적극적으로 학문을 익히려 한다. 이런 두 인물이 마주하게 되는 삶의 모습은 혼란스럽지만 매력적인 신문화를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열망을 잘 드러낸다.
형식과 영채 사이에서 감정이 싹트는 과정은 옛 굴레에서 벗어나는 행보와 맞물려 독특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병욱은 작중에서 또 다른 측면을 보여주는 인물로, 서구 유학을 경험했으나 개인적 욕망과 시대적 현실 사이에서 갈등한다. 그의 존재는 새로운 사조와 구시대적 관념이 동시에 작동하던 당시의 분위기를 더욱 입체적으로 드러낸다. 한편 선형은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한 인물로서, 종교적 가르침과 시대적 요청을 어떻게 조화시켜야 하는지 고민한다.
네 사람이 서로 얽혀 가며 불러오는 관계의 변화는 근대의 바람이 전통적 질서를 어떻게 흔들었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소설 속에는 여성 인물을 통해 제시되는 사회적 고정관념과 억압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영채는 기존 규범에서 벗어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