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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 론
1.1. 트럼프 미대통령의 재집권과 세계 질서 변화
최근 국제 정세는 유례없이 빠르고 복잡하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정치 재등장과 미국 공화당의 이념적 재편은 단순히 미국 정치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전 세계 질서와 민주주의의 미래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의 정치 구조가 흔들리면 국제경제 질서, 군사적 동맹 체계, 민주주의 담론 자체에까지 파급력을 미치기 때문에, 미국 내부의 보수주의 변화는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문제이다. 이러한 현상은 표면적으로는 트럼프라는 한 인물의 정치적 부상과 연계되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지난 수십 년간 누적되어온 세계화, 양극화, 정체성 갈등 등의 심화가 만들어낸 구조적 결과이다.
따라서 지금의 세계 질서 변화는 갑작스러운 돌발 상황이 아니라 장기적인 흐름의 연장선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방송통신대 『세계의 정치와 경제』 교재 1~3장은 이러한 변화의 맥락을 이해하는 데 매우 유용한 출발점을 제공한다.
1990년대 냉전 종식 이후 신자유주의가 지배한 국제 질서, 미국 중심의 단극체제, 그리고 그에 대한 내부 불만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정치적 분출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상세히 설명한다.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김평호의 『보수에서 극우로』를 읽는다면, 저자의 주장과 분석이 얼마나 국제정치의 거시적 흐름과 맞닿아 있는지, 혹은 그 흐름을 의도적으로 생략하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보수가 무너져야 한다'는 명제에 내재된 문제의식과 논리적 결함을 비판적으로 논하고자 한다.
1.2. 세계 정치와 경제 교재 1-3장의 분석 틀
국제정치를 이해하는 대표적인 관점은 현실주의, 자유주의, 구조주의이다. 현실주의는 국제정치를 국가 간 힘의 논리에 의해 결정되는 무정부 상태로 보고, 각국이 국익을 위해 경쟁한다고 본다. 이에 반해 자유주의는 다양한 국가 내부 행위자들이 국제정치를 형성한다고 보면서 경제적 상호의존과 국제기구를 통한 협력을 강조한다. 구조주의는 자본주의적 세계질서가 국가 간 불평등을 심화시키며, 국제정치는 경제적 계급구조에 의해 형성된다고 설명한다.
1970년대 경제위기와 오일쇼크 이후 국제정치경제학은 국제질서를 경제와 정치의 연계 속에서 이해하려는 시각을 제공했다. 신자유주의 제도론은 국제협력이 미국의 패권적 지위와 무관하게 활발히 이루어진다고 주장하며, 국가들은 국제기구와 협정을 통해 협력한다고 보았다. 또한 국내정치와 국제정치는 상호 영향을 미치며, 국제협상에서도 국내정치의 비준 과정이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보았다.
국제정치사회학은 정치와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적 요소를 고려해야 국제정치를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사회학적 상상력을 통해 기후변화, 인종주의, 노동착취 등 국제정치의 사회적 차원을 분석하고 역사사회학적 접근을 통해 국제정치의 장기적 흐름을 파악하려 한다.
세계화는 경제적 측면뿐만 아니라 정치·사회·문화적 영역에서도 변화를 일으키고 있으며, 이는 민주주의 구조를 변화시키고 정치적 포퓰리즘과 혐오 및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다.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노동자들은 불안정한 일자리 속에서 저항하고 있으며, 인종주의적 차별과 국제이주 문제도 증가하고 있다. 세계화는 또한 여성의 노동 이동을 촉진하며 '글로벌 돌봄 연쇄'와 같은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경제 성장이 불평등을 완화할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는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켰다. 선진국에서는 노동자들의 실질 임금 하락과 고용 불안정이 가속화되었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