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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단테 《신곡》 강의』에 대한 서평
1.1. 『신곡』의 내용과 의미
『신곡』은 단테 알리기에리가 쓴 대서사시로, 지옥, 연옥, 천국을 다룬다. 저자 이마미치에 따르면 『신곡』은 문학적 형식으로는 시극(詩劇)이며, 내용으로는 신학이자 철학이라고 할 수 있다. 『신곡』은 호메로스의 그리스 문학, 베르길리우스의 로마 문학, 그리고 그리스도교에 뿌리를 두고 있다.
『신곡』의 시작인 지옥편에서는 인생의 중반에 이르러 본래 가고자 했던 삶의 방향을 잃고 길도 없는 황폐한 숲속에 던져진 것이 지옥 여행의 발단이라고 밝힌다. 지옥 입구의 문에 쓰인 글귀에서 단테는 지옥 세계의 의미를 간추려서 보여주고 있다. 지옥은 슬픔, 고뇌, 멸망의 도시이며, 창조주가 태초에 정의를 위해 성부 성자 성령으로 만든, 일절 희망이 없는 세계라는 것이다.
단테는 매 시행마다 11개의 모음으로 11음절을 쓰고, 각 행의 끝모음에 ABA, BCB, CDC, DED, EFE......XYX, YZYZ 식으로 각운을 밟아가면서, 세 시행을 묶어서 한 시절로 나누는 3운구법으로 『신곡』을 썼다. 이처럼 단테가 형식적 규칙성을 철저히 지키면서 장시를 써냈다는 점은 천재적이라고 할 만하다.
이마미치는 『신곡』이 주로 신학적 내용을 담고 있다고 보며, 철학적 의미보다는 지옥 연옥 천국의 경계와 의미, 각 세계에 배치된 인물들의 모습 등이 중심적인 내용이라고 설명한다. 단테는 그리스도 탄생 이전에 태어나 세례받지 않는 자와 이후에 태어나서도 세례받지 않은 자, 신앙 깊은 성자 등의 구분에 따라 인물들을 지옥, 연옥, 천국에 배치했는데, 이는 아우구스티누스나 토마스 아퀴나스의 신학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을 수도 있고,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천국의 모습을 상상했을 수도 있다.
1.2. 『신곡』의 문학적 성격
『신곡』의 문학적 성격은 다음과 같다.
『신곡』은 시극(詩劇)의 형식을 가지고 있다. 저자 이마미치에 따르면 『신곡』은 문학적 형식으로는 시극이며, 내용으로는 신학이자 철학이라고 한다. 『신곡』은 호메로스의 그리스 문학, 베르길리우스의 로마 문학, 그리고 그리스도교에 뿌리를 두고 있다.
『신곡』은 매 시행(詩行)마다 11개의 모음으로 11음절(音節)을 쓰고, 각 행의 끝모음에는 ABA, BCB, CDC, DED, EFE......XYX, YZYZ 식으로 각운(脚韻)을 밟아가면서, 세 시행을 묶어서 한 시절(詩節)로 나누는 3운구법(三韻句法)으로 쓰였다. 단테가 이처럼 까다로운 시형식과 엄격한 운율의 규칙성을 철저히 지켜가며 장편 서사시를 창작한 점은 매우 놀라운 업적으로 평가받는다. 이처럼 단테는 시적 형식과 규율에 대해 깊은 통찰과 예술적 수완을 발휘하여 『신곡』을 집필했다.
그러나 이 해설서에서는 『신곡』 본문을 군데군데 발췌하여 설명하면서 주로 신학적·철학적 의미 분석에 치중하고 있어, 『신곡』의 문학적 의미와 예술적 아름다움을 깊이 있게 파악하기는 어렵다. 특히 단테와 베아트리체의 사랑과 갈등, 희로애락의 인간적 감정 등이 드러난 시적 서정과 문학적 표현 및 수사 등이 거의 다루어지지 않아, 『신곡』 본연의 문학적 성격을 충분히 이해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1.3. 베아트리체에 대한 단테의 사랑
베아트리체에 대한 단테의 사랑은 단테가 그려낸 『신곡』의 핵심적 요소 중 하나이다. 단테는 자신의 이상화된 사랑의 대상으로 베아트리체를 천국에 배치하여 그녀에 대한 숭고한 사랑을 표현하였다.
베아트리체는 단테가 자신의 윤리관, 미적 개념, 그리스도 신앙에 기초하여 신격화한 관념적 존재로 볼 수 있다. 『신곡』에서 베아트리체는 실재하는 단테의 연인이 아니라 그에게 천국의 빛과 소망에 관해 온화한 가르침을 베푸는 신성한 존재이다. 단테는 베아트리체를 성자들과 같은 반열에 올려두어 그녀에 대한 숭고한 사랑을 표현하였지만, 베아트리체의 아름다움이나 매력, 또는 단테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는다.
이처럼 단테와 베아트리체의 관계는 인간적 사랑의 차원을 넘어선 것으로, 베아트리체는 단테를 그리스도교의 교리를 깨우치고 천국의 영광을 체득하도록 인도하는 신학적 스승의 역할을 하고 있다. 다시 말해, 베아트리체는 단테가 추구하는 윤리와 신앙의 상징적 존재인 것이다.
따라서 베아트리체는 단테의 이상화된 사랑의 대상이자 그리스도교의 신앙을 대변하는 관념적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1.4. 지옥, 연옥, 천국의 상징적 의미
단테의 『신곡』에서 지옥, 연옥, 천국은 단테가 상상한 사후 세계의 모습으로, 그리스도교의 교리를 바탕으로 각 세계가 지닌 상징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
지옥은 죄인들이 영원한 고뇌와 절망 속에서 살아가는 곳으로, 단테는 지옥을 "슬픔의 도시"라고 표현했다. 지옥의 입구에 새겨진 글귀에는 "나를 지나면 영원한 고뇌가 있고, 나를 지나면 멸망한 무리가 있을지니"라고 쓰여 있어, 지옥이 구원의 희망이 없는 절대적인 절망의 공간임을 보여준다. 이는 인간의 죄와 악이 낳은 결과이자 신의 정의로운 심판이 반영된 것이다.
연옥은 천국에 오르기 위해 정화의 과정을 거치는 곳이다. 연옥에 있는 인물들은 자신의 죄를 뉘우치며 천국을 향해 정화되어 가는 중이다. 연옥은 희망과 새로운 시작의 공간으로, 죄인들이 천국으로 나아가기 위해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과정을 상징한다.
천국은 신의 은총 속에서 영생을 누리는 곳으로, 단테가 표현한 천국은 그리스도교 교리에 입각한 완전한 행복과 평화의 공간이다. 천국에 있는 성자들과 베아트리체는 신의 광명 속에서 영생을 누리며, 단테에게 천국의 신비와 진리를 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