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기분장애의 개념
기분장애의 개념은 정상적인 기분의 변화와 달리 지나치게 저조하거나 고양된 기분 상태가 지속되어 개인 생활이나 단체 생활에서 부적응양상이 나타나는 감정상태의 장애이다. 우울이나 희열과 같은 기분, 즉 한 인간의 지속적인 내적 감정상태의 장애가 결정적인 병리인 장애로 정동장애라고도 불린다. 기분장애의 특징은 개인의 지속적인 내적 감정상태가 비정상적으로 변화하여 개인의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기분은 특별한 대상이나 내용 없이 일정 기간 동안 약하게 지속되는 정동 상태로, 기분장애는 이러한 기분의 변화가 지나치게 심하거나 비정상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기분장애는 개인의 감정상태가 정상 범위를 벗어나 극단적으로 변화함으로써 개인의 생활 기능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는 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
2. 기분과 관련된 용어
느낌(feeling)은 대상에 대한 주관적인 동요상태이다. 감정(emotion)은 느끼어 일어나는 심정으로 비교적 강하며 짧은 시간 지속된다. 정동(情動, affect)은 일시적으로 왈칵 치솟는 감정이며, 타오르는 애정, 강렬한 증오, 공포 등이 해당된다. 기분(mood)은 특별한 대상이나 내용 없이 일정 기간 동안 약하게 지속되는 정동 상태이다.
3. 역학과 원인
기분장애의 평생유병률은 2~25%로 다양하다. 주요우울장애의 평생 유병률은 남자는 5~12%, 여자는 10~25% 정도이다. Ⅰ형 양극성 장애는 남녀 모두 1%, Ⅱ형 양극성 장애는 약 0.5%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우울증 유병률은 남자는 약2%, 여자는 약 6%이다. 여성에게 더 많이 나타나는 이유는 호르몬의 차이, 출산경험, 정신 사회적 스트레스, 학습된 무력감 등과 관련이 있다. Ⅰ형 양극성장애는 전 연령층에서 발생하며 평균적으로 늦은 30대에 유병률이 가장 높다. 주요우울장애는 전 연령층에서 발생하는데 최근 소아기 발생 우울증도 발견된다. 감정부전장애의 평생유병률은 약 3%, 주요우울장애보다 적으며 여자가 더 높다. 순환성 장애의 평생유병률은 약 1%이고 여성의 비율이 높다.
기분(정동)장애는 유전, 생물학적 요인, 정신사회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병이 유발되며, 신체질환이나 약물에 의해서도 유발될 수 있다. 최신의 뇌 영상 기기를 이용한 연구에서 우울증 환자의 뇌에 변화가 있음이 보고되었으며, 이는 신경전달 물질 불균형 및 호르몬 이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일부 연구에서 우울증을 가진 가족 내에서 우울증이 더 잘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 유전적 요인도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삶에 있어서 대처하기 어려운 상황, 예를 들어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것, 경제적 문제, 강한 스트레스 등도 기분장애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
4. 임상양상
4.1. 조증(mania)
의기양양, 기고만장, 흥분상태가 되고 매사에 속도가 빨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춤추고 노래 부르고 휘파람을 불며 소란스럽고 제약이 없는 열정상태에 이르게 된다. 부와 권력에 관한 과대망상이나 종교적 과대망상 그리고 그와 관련된 피해망상도 나타난다. 환각이 나타날 수 있으나 흔하지 않고 착각인 경우가 많다. 사고과정에 비약이 많고 연상이 빠르다는 것이 특징이며, 말이 힘차고 높낮이가 자주 변하며 강조하는 악센트가 두드러지고, 사고의 비약, 신어증, 말비빔(word salad), 음향연상, 지리멸렬 등의 장애가 나타나 의미상 관계없는 얘기를 장황하게 지껄이게 된다. 주의 깊게 관찰하면 조증 환자의 연상 작용은 와해되어 있다. 거의 잠도 안자고, 피로를 느끼지도 않으며, 활동하는 동안 여기저기를 다치고 베이기도 하지만 그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고 심각하게 여기지도 않는다. 대개는 예의범절을 무시하고, 많은 양의 음식을 집어 삼키는 수가 많지만 너무나 바빠서 식사도 안하려고 한다. 이처럼 경조증에서 정신운동성이 항진되고 자기중심적이며 소란스러운 행동이 나타난다. 또한 과민하고 활동적이며, 우울과 부적절한 감정 표현도 보인다. 이러한 증상들은 조증 상태에서 보이는 전형적인 특징이다.
4.2. 우울증(depression)
우울증(depression)은 슬픈 기분과 일상활동에 대한 흥미와 즐거움의 상실이 특징적이다. 우울증 환자는 의욕이 저하되어 활동에 참여하기 싫어하며, 신체적 증상으로 체중 감소, 불면, 피로 등을 호소한다. 또한 무가치감, 죄책감, 집중력 저하 등의 인지 증상도 나타난다. 이러한 증상들은 2주 이상 지속되며, 일상생활과 사회 기능 수행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한다.
우울증의 원인으로는 생화학적 요인,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뇌 내 신경전달 물질의 불균형, 호르몬 장애 등이 생물학적 요인으로 제기되고 있으며, 가족력이 있는 경우 유전적 소인이 있을 수 있다. 또한 사랑하는 사람의 상실, 경제적 문제, 만성 스트레스 등의 심리사회적 요인도 우울증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
우울증의 증상은 개인차가 크며, 성별, 나이, 교육수준 등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일부 환자는 움직임이 느리고 쉽게 지치며 의욕이 없는 반면, 다른 이들은 초조하고 안절부절못하는 양상을 보일 수 있다. 또한 가면우울증으로 알코올 의존, 신체화 증상 등의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우울증의 진단을 위해서는 우울한 기분, 흥미상실, 체중변화, 불면, 피로, 죄책감, 집중력 저하, 자살사고 등 9가지 증상 중 5가지 이상이 2주 이상 지속되어야 한다. 이러한 증상으로 인해 일상생활과 사회기능에 심각한 어려움이 있어야 하며, 다른 질환이나 물질의 영향이 아니어야 한다.
우울증의 치료는 약물치료와 정신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항우울제 투여와 더불어 인지행동치료, 대인관계치료 등의 정신치료를 통해 증상 호전과 재발 방지를 도모한다. 초기에는 증상 개선에 4-6주가 소요될 수 있으며, 증상이 호전된 이후에도 최소 6개월 이상의 유지 치료가 권장된다. 입원치료, 전기경련 요법, 반복경두개자기자극 등의 치료법도 활용된다.
우울증은 반복적으로 삽화가 나타나는 만성 질환이므로, 전문가의 지속적인 관리와 개인의 적극적인 치료 참여가 중요하다. 약물치료와 정신치료를 병행하고, 생활 습관 개선, 사회적 지지 등을 통해 예방과 관리를 해나가야 한다.
5. 흔히 동반되는 양상
5.1. 불안
기분장애 환자들에게는 불안 증상이 자주 동반된다. 우울증 환자의 경우 심한 불안과 초조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조증 삽화가 있는 양극성 장애 환자에서도 과도한 흥분과 불안감이 동반되기도 한다. 불안은 일반적으로 기분 장애의 주요 증상 중 하나이다.
불안 증상은 기분장애 환자들의 일상생활과 치료에 큰 장애 요인이 되기도 한다. 불안으로 인해 사회적 기능이 저하되고 정상적인 대인관계 유지가 어려울 수 있다. 또한 불안은 우울증에서 자살 위험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따라서 기분장애 치료 시 환자의 불안 증상에 대한 관심과 개입이 매우 중요하다.
기분장애와 동반되는 불안 증상은 일반적인 불안 장애와 유사한 특징을 보인다. 지속적인 긴장감, 걱정, 공포감, 신체적 증상(두근거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