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바울서신 개관
1.1. 바울서신의 기본 성격
바울서신은 각 교회에 있는 문제, 환경, 상황의 해결과 위로와 격려를 위해서 각 교회와 성도들에게 맞추어서 교훈을 주고 말씀과 신학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 목회적, 변증적, 선교적, 신학적 목적으로 기록된 상황서신이다"
바울서신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목적과 배경에 대한 올바른 연구와 이해가 필요하다"
하지만 목적과 배경에 따른 상황성을 이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성경의 저자 및 1차 독자와 현재 성경을 읽는 독자 간의 시간적, 종교적, 문화적, 지리적, 철학적 간격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저자인 바울이란 인물 자체를 이해하는 데도 복잡함으로 어려움이 있다" 왜냐하면 그가 유대와 헬라, 두 세계관의 문화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여, 이 두 세계관 사이에 사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선교의 현장에서 저자인 바울과 1차 독자의 상호 관계 안에서 나타나는 배경들을 이해하기도 쉽지 않다"
바울서신에는 하나님의 구속 역사와 예수님의 사역에 대한 해석을 담고 있는 복음의 핵심을 지니고 있고, 신자들이 좀 더 바른 신앙생활을 하도록 격려하는 목적을 가지고 기록되었다"
그렇기에 바울서신의 성격과 특성을 무시한 채 단순한 문자적 해석을 한다거나, 상황적 고려 없이 해석하여 현대의 교회와 성도들에게 대입 시키려 한다면 심각한 오류를 범할 수 있다"
그렇기에 바울서신을 볼 때에 바울은 통일적이고 초월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는 일괄성과 바울이 편지한 교회들과 선교현장에서 직면해야하는 상황으로 인한 메시지의 상황성을 잘 이해해야 한다"
1.2. 바울의 생애와 사역
바울의 생애와 사역은 다음과 같다.
바울은 소아시아 남동쪽에 위치한 다소에서 태어났다. 다소는 당시 헬라문화의 중심지로서 상업과 무역이 발달한 도시였다. 바울의 부모는 다소의 이민자였으며, 그의 아버지는 베냐민 지파 출신의 바리새인이었다. 바울은 어린 시절에 예루살렘에 가서 전문적인 율법학자의 교육과 훈련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바울은 당시 율법학자들의 문학적 기술을 익히 알고 사용하였다. 또한 다소가 헬라문화의 중심지였기에 바울은 스토아철학 등의 영향도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바울은 이방에서도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한 유대인으로 유지하였다.
신약성경에서 바울은 사울과 바울이라는 두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사울은 베냐민 지파 출신의 왕의 이름에서 유래된 히브리식 이름이고, 바울은 로마식 이름의 가문명이었다. 이를 통해 바울이 로마시민권자였음을 알 수 있다. 이 시민권은 바울의 전도여행에 매우 유용하게 사용되었다.
율법교육을 받고 성장한 바리새인 사울은 예수님과 동시대에 살면서 예수님에 대한 소문과 정보를 알고 있었다. 그러나 사울은 예수님의 십자가 처형을 신성모독으로 여겨 교회를 핍박하는 데 앞장섰다. 그러다가 다메섹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면서 삶이 완전히 바뀌었다. 이 다메섹 사건은 단순한 회심을 넘어서 사도적 소명과 권위, 계시와 연관된 중요한 사건이었다. 바울은 하나님의 은혜로 직접적인 계시를 받아 복음을 증거하였기에 그의 서신의 중심 사상이 은혜 사상이라 할 수 있다.
예수 핍박자에서 복음 전도자로 바뀐 바울은 3년간 아라비아에서 지내다가 예루살렘으로 가서 제자들과 교제하고 복음 전파를 하며 유대인들과 변론하였다. 그러다 핍박을 받아 다소로 피신하여 10년간 지내다가 바나바에 의해 안디옥 교회에 불려가 1년간 사역하였다.
바울은 이후 1-4차에 걸친 전도여행을 통해 지중해 지역을 여행하며 복음을 전파하였다. 1차 전도여행은 소아시아와 갈라디아 지역을, 2-3차 전도여행은 소아시아, 발칸반도, 그리스 지역을, 4차 여행은 로마로의 호송여행이었다. 이 과정에서 바울은 많은 교회들을 개척하고 편지를 보내며 활발한 선교 활동을 펼쳤다.
이처럼 바울은 자신의 삶을 온전히 복음 전파를 위해 바쳤으며, 그의 서신들은 이러한 그의 생애와 사역을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1.3. 바울서신 해석의 방법론
바울서신 해석의 방법론은 크게 네 가지 범주로 구분된다"
첫째, 역사적 해석이다. 바울서신은 현대의 편지가 아닌 1세기에 일어난 상황을 전제로 한 과거의 문서이기 때문에 1세기의 상황을 복원해 낼 수 있는 역사가의 안목이 필요하다. 역사적 상황에 대한 이해 없이는 그 당시 수신자들의 처해있던 상황과 바울이 그들에게 전하고자 한 메시지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
둘째, 문학적 해석이다. 성경은 인간의 언어와 문서로 주어졌기 때문에 각 책들은 고유한 문학적 특징을 지니고 있다. 바울서신은 편지라는 장르적 특성을 가지고 있어 당시의 편지 형태를 이해하고 해석해야 한다"
셋째, 해석학적 접근이다. 이는 본문의 현재적 적용으로, 저자의 표현 수단에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니라 저자가 표현하려고 했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당시 저자의 의식 상태를 이해하고자 한다"
넷째, 신학적 해석이다. 이는 성경해석 과정이라기보다는 마지막 점검의 순서라고 할 수 있다. 역사적, 문학적, 해석학적 접근을 통해 본문을 현재에 적용할 때 역사적 개혁주의 신학과 신앙고백, 신조에 부합하는지를 점검하는 과정이다"
또한 바울서신을 연구할 때 중요한 자세는 바울서신을 복음서가 아닌 바울서신으로 있는 그대로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본문에 우선권을 부여하여 주석이나 설교집, 고정관념 등으로 인한 선입견 없이 본문 자체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연린 자세로 성경을 연구하면 다양한 배경 속에서 본래의 의미와 교훈을 발견할 수 있다"
1.4. 주요 바울서신의 배경 연구
1.4.1. 로마서
로마서는 바울의 풍부한 신학적 사상을 포함하고 그가 전한 복음을 체계적으로 소개하고 있기에 배경 연구가 매우 중요하다"". 로마는 당시 세계의 중심지였다. 약 백만명의 여러 민족이 함께 살아가는 문화적 혼합이 있어 다양한 종교의 모습이 나타났고 황제 숭배도 있었다. 당시 로마의 유대인 사회는 매우 다양하고 복잡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었다. 그러나 클라우디우스의 칙령으로 유대인들이 로마에서 추방이 로마서의 하나의 배경으로 작용되고 있다"". 로마교회에 기원에 대해서는 정확히 나와 있지 않다. 다만 사도나 전도자들에 의하기보다는 디아스포라에 의하여 설립되었다고 볼 수 있다. 당시 로마교회의 상황은 어려운 형편이였다. 유대인과 이방인 출신의 그리스도인, 혹은 믿음이 약한 자와 강한 자로 구성된 로마교회는 갈등이 심화되어 교회가 하나되지 못하였고 바울 앞에는 그 문제를 해결하여 다시 하나의 공교회를 만들어야 할 수신자의 실제적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바울은 로마서를 기록할 당시 유대인들의 핍박이 있었지만 구제헌금을 예루살렘으로 가지고 가려하였다. 바울은 로마교회에 보내는 편지를 통해 자신의 복음에 대한 체계적인 설명을 제시하여 유대주의자들의 비난을 없애고 자신의 신학적 입장을 체계화시켜 로마교회에 설명해야만 하는 상황에 있었다. 로마서는 수신자의 상황과 저자의 상황이 함께 어우러져 기록된 서신이다. 단순 기독교 교리 요약서가 아닌 바울이 선교 중에 쓴 상황서신이다.
1.4.2. 고린도전서
고린도전서는 바울의 여러 서신들 중에서도 가장 문제적인 교회 상황을 보여주는 편지이다. 고린도는 주전 44년에 로마의 식민지로 재건되었고, 주전 27년부터는 아카야 지역의 행정수도가 되었기 때문에 자연히 로마의 총독이 주재하던 곳이었다. 국제적인 무역과 상업이 성행했던 고린도는 온갖 범죄와 타락한 행습들이 만연한 도시가 되었다. 이런 도시 가운데 바울은 2차 전도여행 중에 고린도 교회를 세운다.
그러나 고린도 교회는 타락한 이교적 사회 환경에 깊은 영향을 받아 침몰할 위험에 놓이게 되었다. 그들은 그리스도 안에 있는 구원을 영적인 세계에서 확정된 것으로 보고 성령의 은사들을 자신들이 이미 얻은 영적인 구원의 실재를 확인해 주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이런 고린도교회의 비윤리적이고 교리적인 문제의 근원을 바울은 고린도인들이 세상의 지혜를 받아들인 데 있다고 밝힌다.
바울은 누구든지 참으로 지혜 있는 자가 되고자 한다면 세상의 관점에서 미련한 자가 되라고 말한다. 세상 방식대로 지혜로운 사람은 하나님 앞에서 미련한 자이기 때문이다. 고린도전서가 오늘날 현대 교회들에게 주는 교훈이 있다면, 그것은 현대 교회들이 고린도 교회처럼 동일한 십자가 복음의 부재현상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교회 내에서 하나님보다는 사람들이 주인 행세를 하고, 예수 그리스도처럼 사랑과 섬김과 겸손으로 살기보다는 돈이나 명예나 권력을 추구하는 삶이 교회의 삶을 멍들게 하고 있다. 바울은 고린도 교회처럼 세속화의 거친 풍랑 속에 침몰해 가는 현대 교회들에게 십자가 복음의 회복만이 하나님의 능력을 회복하는 유일한 길임을 교훈해준다.
1.4.3. 갈라디아서
갈라디아서는 바울의 초기 신학세계를 엿볼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서신이다. 바울이 다메섹에서 이방인의 사도로 부르심을 받은 후 가장 이른 시기에 저술된 편지이기 때문이다.
바울은 편지 서문에서 "갈라디아 교회들에게"(1:1) 편지를 쓴다고 밝힌다. 바울이 남쪽 갈라디아 지방을 방문하여 처음으로 복음을 전했을 때 그는 심한 질병을 앓고 있었다. 바울은 고린도후서에 따르면 '육체의 가시'(고후 12:7)로 불리는 이름 모를 병 때문에 고통 속에서도 갈라디아인들에게 복음을 전했다. 이러한 배경에서 바울은 갈라디아에서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유와 통일이라는 중심주제들을 해설한다.
바울이 이러한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