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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조직의 고정
1.1. 고정의 의의
생체로부터 떨어져 나온 조직은 바로 그 순간부터 세포 내 용해소체에서 유출된 가수분해효소로 인해 자가융해가 발생하고, 그 후 미생물이 증식하여 부패가 일어나면서 조직의 형태 및 구조가 변화하게 된다. 이러한 사후변화를 방지하기 위해 조직이나 세포를 살아있는 상태와 같이 잘 보존된 형태를 유지하는 과정이 고정이다. 고정액은 고정제를 어떤 용매에 녹인 용액으로, 고정은 고정제에 의해 조직에 일정한 물리적, 화학적 변화를 통하여 이루어진다. 물리적 변화에는 조직의 형태와 구조의 현미경적 변화, 조직 내 물질의 추출, 확산, 흡착이 있으며, 화학적 변화에는 산화, 환원, 분해, 변성, 가교형성이 포함된다. 이러한 고정의 과정을 통해 조직의 형태와 구조, 화학적 구성성분을 잘 보존할 수 있다."
1.2. 고정의 목적
고정의 목적은 첫째, 자가융해를 방지하는 것이다. 생체로부터 떨어져 나온 조직은 바로 그 순간부터 세포 내 용해소체에서 유출된 가수분해효소로 인해 자가융해가 발생한다. 고정은 고정액의 작용으로 용해소체효소를 불활성화하거나 세포구성 성분을 화학적으로 변성시켜 자가융해를 방지한다. 둘째, 조직 내 화학물질의 용해 및 소실을 방지하는 것이다. 고정은 액상의 조직 구성성분을 불용화하여 표본제작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특정 화학물질들의 용해 및 소실을 막아준다. 셋째, 미생물에 의한 부패를 방지하는 것이다. 고정은 세균류의 증식을 억제하여 부패로 인한 조직의 변화를 막아준다. 넷째, 조직손상을 방지하는 것이다. 고정은 세포 내에 존재하는 단백질 골격을 안정화시켜 표본제작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조직의 변형이나 압박으로부터 조직을 보호한다. 다섯째, 염색에 대한 매염작용을 한다. 고정은 일반적으로 조직에 대한 염료의 작용을 촉진시킨다."
1.3. 고정제의 분류
고정제의 분류는 크게 세 가지 기준에 따라 이루어진다. 첫째, 단백질 분자 또는 작용기에 대한 결합 여부에 따라 분류된다. 알데히드, 오스뮴산, 피크린산 등은 단백질 분자 또는 작용기에 직접 결합하지만, 에탄올, 아세톤 등은 그렇지 않다. 둘째, 단백질 침전 또는 응고에 대한 특성에 따라 분류된다. 에탄올, 메탄올, 아세톤, 피크린산, 수은염 등은 응고성 고정제이고, 오스뮴산, 중크롬산칼륨 등은 비응고성 고정제이다. 셋째, 화학적 특성에 따라 분류된다. 알데히드(포름알데히드, 글루탈알데히드), 산화제(오스뮴산, 중크롬산칼륨, 과망간산칼륨), 단백질 변성제(초산, 메탄올, 에탄올) 등으로 나뉜다."
1.4. 단독 고정액
단독 고정액에는 포름알데히드, 글루탈알데히드, 사산화오스뮴 또는 오스뮴산, 피크린산 등이 있다. 이 중 포름알데히드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 단독 고정제이다.
포름알데히드는 고정액 제조법이 간단하고 다른 고정제에 비해 값이 싸며 빠른 조직침투성과 뛰어난 고정효과를 가지고 있어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 포름알데히드에 조직을 고정하면 조직의 색이 약간 회백색으로 변하며, 주로 단백질과의 부가 또는 축합반응을 통해 폴리펩타이드 사이에 메틸렌 가교를 형성한다.
포름알데히드는 자극성이 있는 휘발성 기체로, 물에 잘 녹아 37~40%의 수용액인 포르말린으로 판매된다. 10% 포르말린은 이 포름알데히드 원액을 물과 1:9로 희석한 용액이다. 시판되는 포르말린 용액에는 포름알데히드의 중합을 방지하기 위해 메탄올이 약 8% 첨가되어 있다.
그러나 저온에서는 포르말린 내의 포름알데히드가 중합되어 파라포름알데히드의 백색 침전물이 생길 수 있다. 이 침전물은 따뜻한 물에 넣어 가온하면 점차 사라진다. 또한 포르말린이 산화되면 포름산이 생성되어 조직 내 적혈구를 용혈시켜 갈색의 산헤마틴 색소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포르말린의 pH를 중성(pH 7.0)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글루탈알데히드는 분자 양단에 알데히드기를 가진 디알데히드로, 전자현미경 검사의 1차 고정에 널리 사용된다. 미세구조 보존 효과가 매우 우수하나 조직 침투력이 약해 일반적으로 부피가 작은 조직에만 사용된다. 또한 글루탈알데히드 고정 조직에는 유리 알데히드기가 남아있어 PAS 염색이나 면역조직화학에는 부적합하다.
사산화오스뮴 또는 오스뮴산은 전자현미경 검사의 2차 고정액으로 사용되며, 지질을 잘 고정한다. 하지만 자극성이 강한 유독성 증기를 발생시키므로 취급 시 주의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피크린산은 고정제와 염료의 두 기능을 하는 유일한 물질이다. 세포질 염색에 좋으나 핵산을 가수분해시키므로 DNA나 RNA 염색에는 부적합하다. 또한 적혈구를 용해시키고 조직을 심하게 위축시키는 단점이 있어 단독으로 사용하지 않고 다른 고정제와 혼합하여 사용한다.
1.5. 복합 고정액
복합 고정액은 고정제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여러 성분을 혼합하여 사용하는 고정액이다. 대부분의 고정액은 한 성분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다른 장점을 가진 성분들을 혼합하여 균형을 갖춘 형태로 사용된다.
예를 들어, Bouin 용액은 수용액의 포화 피크린산(1.2%), 37~40% 포르말린(250ml), 빙초산(50ml)으로 구성된다. 초산이 포함되어 있어 적혈구의 용혈이 발생하지만, 아교섬유 검출에 사용되는 마손삼색염색(MT)의 조직 고정에 우수한 효과를 나타낸다. 또한 고정 후 남아있는 황색 착색은 수세를 하거나 50~70% 알코올 또는 탄산리튬 70% 알코올 포화 용액을 사용하여 제거할 수 있다.
B-5 고정액은 저장액에 메르큐리 클로라이드(12g), 초산나트륨(2.5g)을 증류수(200ml)에 녹인 용액에 최종적으로 37% 포르말린(2ml)을 넣어 사용하는 복합 고정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