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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1.1. 요한계시록 21장의 마지막 환상
요한계시록 21장의 마지막 환상은 새롭고 완전한 창조세계를 보여준다. 요한은 "새 하늘과 새 땅"(계 21:1)을 보았는데, 이는 현재의 타락하고 죄로 가득한 세상이 종말에 이르러 완전히 새롭게 창조될 것을 의미한다. 이어서 요한은 "거룩한 성, 새 예루살렘"(계 21:2)을 보았는데, 이는 하나님께서 친히 내려와 거하실 완전한 도시-성전을 말한다.
이처럼 요한의 환상 속에서는 새로운 창조 세계와 그 중심에 자리한 도시-성전이 명확히 구분되어 나타난다. 그런데 이는 앞선 부분에서 요한이 "새 하늘과 새 땅"을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곧 이어 성전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명백한 불일치가 존재한다. 이는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한 가지 가능성은 요한이 먼저 새로운 창조 세계를 보고 나서 나중에 그 세계 안에 있는 도시-성전을 보았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요한계시록 21:27에서 "도시의 성전에 속된 것…이 결코 들어가지 못할 것"이라고 선언하는 것을 고려할 때, 이 새로운 도시-성전이 곧 새로운 창조 세계 전체를 대변한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해 보인다. 구약성경에서 성전 경내에 부정한 것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금지된 것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세계에서는 어떤 부정함도 용납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요한은 새로운 창조 세계와 그 중심에 자리한 성전 도시를 동일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구약성경에서 이스라엘의 성전이 가진 우주적 상징성과 관련해서 이해할 수 있다. 즉 지상의 성전이 천상의 성전을 반영하듯이, 요한계시록 21장의 새 예루살렘 성전도 새로운 창조 세계 전체를 포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1.2. 요한계시록 21장 내용의 불일치
요한계시록 21장에 나타나는 내용의 불일치는, 요한이 먼저 새로운 창조 세계를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후의 환상에서는 성전과 같은 구조물을 가진 도시에 대해서만 묘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새로운 창조 세계와 도시-성전 사이의 관계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요한은 21장 1절에서 "새 하늘과 새 땅"을 보았지만, 이어지는 환상에서는 성전의 모양과 구조에 대해서만 자세히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새로운 창조 세계와 도시-성전을 동일시하는 태도는 21장 27절에서도 나타난다. 이 구절은 도시의 성전에 "속된 것이 결코 들어가지 못할 것"이라고 선언하는데, 이는 구약성경에서 성전 경내에 부정한 것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했던 가르침과 관련이 있다.
이러한 불일치에 대해 저자는 두 가지 가능성을 제시한다. 첫째, 요한이 먼저 새로운 창조 세계를 보고 나서 나중에 그 세계 안에 있는 도시-성전을 보았을 가능성이다. 둘째, 요한이 새로운 창조 세계를 도시-성전과 동일시하고 있다는 가능성이다.
저자는 두 번째 가능성이 더 설득력 있다고 보며, 이를 통해 새로운 도시-성전 지역이 새로운 창조 세계 전체를 포괄할 것이라는 점을 제시한다. 이는 요한계시록 21장 27절과 22장 15절의 내용을 통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