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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크론병
1.1. 정의
크론병은 구강부터 항문까지 소화관의 어느 부분에서나 생길 수 있는 만성적 질환으로, 병변이 비연속적으로 발생하는 특징이 있다. 가장 많이 발생하는 부위는 회장의 말단부위이며 이환된 장의 모든 벽, 특히 점막 아래가 두꺼워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 질환은 치사율이 높지 않지만 재발과 합병증으로 인해 환자가 무기력해질 수 있다. 크론병은 어떠한 연령층에서도 생길 수 있으나 주로 20대 전·후, 혹은 60세 이상에서 많이 발생하며 유전적 성향을 보인다.
1.2. 원인
크론병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먼저 환경적 요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흡연이다. 크론병과 흡연은 밀접한 연관이 있는데, 흡연자의 경우 크론병에 걸릴 위험이 높고 질병이 악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흡연이 장내 면역반응을 변화시켜 크론병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음으로 유전적 요인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크론병은 다인자성 유전질환으로 알려져 있으며, NOD2 유전자 변이와 같은 유전적 소인이 있는 개인에서 발병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유전적 요인은 위장관 내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반응의 불완전한 조절과 관련이 있다고 밝혀졌다.
또한 서구화된 식생활, 위생 환경의 개선 등의 변화로 인해 우리나라에서도 크론병이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이는 과거에 비해 면역계가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노출되는 기회가 줄어들어 면역체계가 과민하게 반응하게 되어 크론병이 발병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종합해보면, 크론병의 발병에는 유전적 소인과 함께 흡연, 식생활, 위생 환경 등의 복합적인 환경 요인이 관여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향후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크론병의 발병 기전이 보다 명확히 밝혀질 것으로 기대된다.
1.3. 증상
크론병의 전형적인 증상은 설사, 복통, 영양결핍으로 인한 체중감소 등이다. 크론병은 급성 증상을 보이기도 하지만 경과가 느리며, 증상은 호전과 악화를 반복한다.
크론병 환자의 약 30~50%에서는 항문 주위에 병적인 변화가 동반되는데, 흔히 치핵, 치루 등이 생기며 단순하지 않은 증상을 보인다. 아동에게 발병하는 경우, 정상 어린이와 비교했을 때 몸무게와 키의 성장이 느리며(성장 장애), 발열, 빈혈, 관절의 통증과 강직감, 성장과 성적 발달의 지연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크론병 환자는 급성으로 발현되면 체온이 상승하고 백혈구 수치가 증가한다. 전형적인 증상 외에도 관절염, 포도막염, 피부 증상, 경화성 담관염, 신장 결석 등의 장 외 증상이 비교적 자주 나타난다. 증상의 종류와 정도는 환자마다 매우 다양하며, 서서히 또는 급속히 나타난다.
특히 회장의 말단부위가 침범되면 배꼽 주위의 통증을, 공장이 침범되면 복부 중간의 상부와 왼쪽에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지방변증인 경우에는 대변이 악취가 나고 흡수불량 상태가 되며, 갑작스런 배변욕구로 인해 한밤중에 잠을 깨기도 한다. 이외에도 심한 지방변증이나 설사, 장기간의 장염을 앓는 환자에게 영양결핍, 체중감소, 식욕부진, 통증, 빈혈, 무기력, 피로 및 대사 장애 등이 발생할 수 있다.
1.4. 진단검사
크론병의 진단검사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이루어진다. 한 가지 검사만으로는 진단할 수 없으며 여러 검사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
우선, 병력을 듣고 신체 진찰을 실시한다. 그 후 혈액검사, 대장 X-ray 검사, 대장 내시경 검사를 통해 장의 내부 상태를 확인한다. 내시경 검사에서는 장을 따라 길게 나타나는 종주형 궤양과 자갈밭처럼 보이는 조약돌 점막 형태가 관찰되며, 모양이 일정하지 않은 아프타 궤양(aphthous ulcer)도 보일 수 있다. 이러한 내시경 소견과 조직검사 결과를 종합하여 크론병을 진단할 수 있다.
또한, 크론병이 소장을 주로 침범하므로 소장의 X-ray 검사도 필요하다. 초음파 검사나 CT 촬영은 농양을 진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한편, 크론병과 유사한 양상을 보이는 다른 질환들과의 감별이 중요한데, 특히 결핵성 장염과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항결핵제 투여 후 치료 반응을 확인하여 감별한다.
이처럼 크론병은 다양한 검사 방법을 통해 종합적으로 진단되며,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각각의 검사 결과를 유기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1.5. 치료방법
1.5.1. 약물치료
약물치료는 크론병 치료의 기본이 되며, 증상을 완화시키고 염증과 손상된 조직의 파괴를 늦추는 것이 그 목적이다. 대표적인 약물로는 항염증제, 부신피질호르몬제, 면역억제제 등이 있다.
항염증제로는 설파살라진(sulfasalazine)과 메살라민(mesalamine)이 주로 사용된다. 이들은 주로 장의 염증을 경감시키는 데 효과적이며, 크론병의 유지 요법에도 이용된다. 부작용으로는 두통, 오심, 구토, 복통 등이 나타날 수 있으나 대부분 치료 초기에 발생하며 투약을 중단하면 사라진다.
부신피질호르몬제제인 하이드로코티손, 덱사메타손, 프레드니솔론 등은 강력한 항염증 효과가 있어 치료에 효과적이지만, 장기간 투여할 경우 부작용이 많이 발생할 수 있다. 부작용으로는 둥근 모양의 얼굴, 여드름, 식욕증가, 체중증가, 속쓰림과 소화불량, 십이지장 궤양, 골다공증, 고혈압, 백내장, 녹내장, 성격의 변화 등이 있다.
면역억제제인 아자치오프린, 메토트렉세이트 등은 면역 기능과 염증 반응을 나타내는 세포들의 기능을 조절하거나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이들은 약을 사용한 후 3~5개월 뒤에 최대 효과가 나타나며, 지나치게 면역계를 억제하여 저항력이 떨어질 수 있고 알레르기성 췌장염, 탈모증, 불임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이처럼 크론병 환자에게 다양한 약물치료가 사용되며, 환자의 증상 정도와 병력, 부작용 발생 여부 등을 고려하여 개별적인 약물 처방이 이루어진다. 약물치료는 증상을 완화시키고 장기적인 관해 유도에 도움이 되지만, 때로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1.5.2. 수술요법
수술요법은 약물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악화되거나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에 필요하다. 치료 도중 수술을 받게 되는 환자는 전체의 약 50% 정도이다.
3개월간 약물치료를 해도 반응하지 않는 경우, 독성 거대 결장, 장협착, 누공, 심한 출혈 등의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 수술로 치료해야 한다. 대장 염증이 심하면 전 대장 절제술 및 영구 회장루를 시행한다. 전체 대장을 제거하는 대장 절제술을 시행한 후, 복막에 작은 구멍(stoma)을 만들어 피부 밖으로 소장의 끝을 연결하며 대변을 받아내도록 하는 수술 방법이다.
소장 부분에 병변이 있으면 소장 부분 절제술을 시행하고, 협착이 생기면 협착 성형술을 시행한다. 수술 후에도 증상이 재발할 수 있으므로 지속적인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
1.6. 간호중재
1.6.1. 설사 완화
크론병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잦은 설사는 염증으로 인한 장의 흡수 기능 저하로 발생한다. 장의 염증으로 수분, 전해질, 담즙산염, 유당 등을 제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