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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간경화의 정의 및 원인
1.1. 간경화의 정의
간경화는 여러 가지 만성 간질환의 마지막 단계로서 간 실질 전반에 걸친 만성적이며, 비가역적 손상으로 간 손상의 마지막 단계이며, 미만성 염증(diffuse inflammation)과 섬유화(fibrosis)로 인해 결국 간의 기본구조가 변하고 간 기능이 상실되는 질병이다. 간경화증의 기본 변화는 간 세포가 파괴되고 정상조직이 세포의 재생과 반흔조직으로 대치된다. 이로 인해 정상 간실질(liver parenchyma)은 섬유조직에 둘러싸여 결절화(nodule)된다. 간경화증은 만성 알콜 중독 대상자의 10~15%정도에서 발생하며, 모든 간경화증의 45% 이상이 알코올과 관련되어 있다. 남성이 여성에게서 보다 간경화증의 발생이 많으며 우리나라의 35세에서 54세 연령군에서 4번째의 사망 원인이 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간경화증을 ① 지속적이거나 반복적인 미만성 간실질 손상, ② 섬유조직 증식 및 ③ 간세포재생에 의한 결절형성으로 정의하고 있다.
1.2. 간경화의 원인
1.2.1. 알코올성 간질환
알코올성 간질환은 과도한 음주로 인해 발생하는 간 손상으로, 간경화증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이다. 알코올은 간세포에 직접적인 독성 효과를 가지며, 지속적인 음주로 인해 간염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간경화로 진행하게 된다.
알코올성 간질환은 간 손상의 정도에 따라 크게 알코올성 지방간, 알코올성 간염, 알코올성 간경화로 구분할 수 있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초기 단계의 알코올 섭취로 인한 간 손상으로, 간세포 내부에 지방이 축적되는 것이 특징이다. 알코올성 간염은 간염이 발생한 단계로, 간세포 괴사와 간 섬유화가 진행되는 상태이다. 알코올성 간경화는 알코올성 간질환의 최종 단계로, 간 조직이 섬유화되고 경화되어 결절화된 상태를 의미한다.
알코올성 간질환은 주로 만성적인 과도한 음주로 인해 발생하며, 일반적으로 10년 이상 하루 60~80g 이상의 알코올을 섭취한 경우 발생할 위험이 높다. 그 외에도 영양 결핍, 유전적 요인, 성별, 연령 등도 알코올성 간질환의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알코올성 간질환은 초기에 증상이 뚜렷하지 않다가 간경화가 진행됨에 따라 복수, 황달, 출혈 경향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진단을 위해서는 혈액검사, 영상검사, 간 조직검사 등이 시행되며, 알코올 섭취력, 간 기능 검사 결과, 병리학적 소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진단한다.
알코올성 간경화의 치료는 우선적으로 금주가 가장 중요하며, 이와 함께 적절한 영양 공급, 약물 치료, 합병증 관리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 간경화가 진행된 경우에는 복수, 정맥류 출혈, 간성 뇌증 등의 합병증 관리가 필요하다. 또한 간 이식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간경화로 인한 합병증을 예방하고 질병의 진행을 늦추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금주가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알코올성 간경화 환자에게는 금주 교육과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지속적인 관리와 상담이 필요하다.
1.2.2. 바이러스성 간염
바이러스성 간염은 간경화의 주요한 원인 중 하나이다. B형 간염 바이러스와 C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이 장기화되면 간세포 손상과 간염이 지속되어 결국 간경화로 진행하게 된다.
B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은 세계적으로 간경화증의 가장 흔한 원인이며,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의 60~90%가 간경화증을 합병하고 있다. B형 간염은 염증과정이 서서히 간조직을 손상시켜 경화증을 일으킨다.
C형 간염 또한 만성질환으로 간의 상흔조직을 증가시켜 간경화증으로 진전되기까지 보통 10년 정도가 걸리며, 알코올을 함께 섭취하면 더 빠르게 악화된다. C형 간염은 주로 소결절형 간경화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외에도 자가면역성 간염, 담도폐쇄성 간경화증과 같이 바이러스 이외의 요인에 의해 만성 간염이 지속되면 간경화로 진행할 수 있다. 이처럼 바이러스성 간염은 간경화의 주요한 원인 중 하나이며, 만성 간염의 적절한 치료와 관리가 간경화 예방에 중요하다.
1.2.3. 자가면역성 간염
자가면역성 간염은 간에 대한 자가면역반응으로 발생하는 간 질환이다. 자가면역성 간염은 감염성 질환이 아니라 면역체계의 문제로 자가항체를 많이 생산하여 간에 염증을 일으키는 것이다. 이러한 만성염증으로 간이 섬유화되고, 결국 간경화증이 초래된다.
자가면역성 간염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으나,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호르몬 요인 등이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가면역성 간염은 대부분 중년 여성에게서 발생하며, 다른 자가면역질환과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주요 증상으로는 피로감, 식욕부진, 복통, 황달 등이 나타나며, 혈액검사에서 간효소 수치 상승, 자가항체 양성 등이 확인된다.
자가면역성 간염의 치료는 면역억제제 치료가 주된 방법이다. 스테로이드와 같은 면역억제제를 투여하여 자가면역반응을 억제하고, 간 손상을 억제하는 것이 치료의 목표이다. 증상이 호전되면 서서히 용량을 줄이며, 유지요법을 통해 재발을 방지한다. 또한 간이식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간경화증의 원인 중 자가면역성 간염은 상대적으로 희귀한 편이지만, 진단과 치료가 쉽지 않은 질환이다. 따라서 자가면역성 간염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1.2.4. 약물 및 독성물질
약물 및 독성물질은 간경화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대표적인 약물로는 항생제, 향정신성 약물, 항암제, 진통제 등이 있으며, 유기용매, 농약, 중금속 등의 독성물질도 간경화증의 원인이 된다.
우선 약물로 인한 간경화증을 살펴보면, 지속적인 약물 사용은 간세포를 손상시키고 염증 반응을 유발하여 간섬유화를 초래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isoniazid, rifampicin, pyrazinamide 등의 항결핵제, acetaminophen(paracetamol), phenytoin, amiodarone 등의 심혈관계 약물, azathioprine, methotrexate 등의 면역억제제, 항우울제, 항경련제, 스테로이드제 등이 있다. 이러한 약물들은 용량 및 기간에 따라 간독성을 나타내며, 간경화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약물 투여로 인한 간손상은 가역적일 수 있으나, 지속적으로 약물을 사용하거나 복용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회복되지 않고 간경화로 진행될 수 있다.
한편 환경 및 생활 속 독성물질도 간경화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유기용매, 농약, 중금속 등의 독성물질이 간을 직접 손상시켜 결과적으로 간섬유화와 간경화증을 유발한다. 대표적인 예로 탄소 화합물인 사염화탄소, 클로로포름, 사염화 티탄 등의 유기용매, 농약인 파라티온, 디엘드린, DDT, 중금속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