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성폭력 범죄의 실태와 처벌법 및 근절 대책
1.1. 서론
성폭력은 강간은 물론, 성적희롱, 성추행, 성기노출, 강도 강간, 음란 전화, 음란 통신등 성을 매개로 하여 가해지는 모든 신체적, 정신적, 언어적 폭력을 말한다. 즉,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행한 성적인 신체접척, 성기노출, 성적농담등도 성폭력에 포함된다. 형법 제 297조에 명시된 강간죄의 구성요건을 보면, "상대방의 반항을 불능.현저히 곤란케 할 수 있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부녀를 간음"으로 되어 있다. 강간의 법적 정의는 여성의 동의 없이 여성의 성기에 남성의 성기를 삽입하는 특정 성 접근 행위로 규정된다. 성폭력 특별법에서의 성폭력 범죄는 형법 제 22장 성풍속에 관한죄, 형법 제 31장 약취와 유인의 죄중, 추행 또는 간음을 목적으로 하거나 취업에 사용할 목적으로 범한죄, 형법 제 32장 강간과 추행의 죄, 형법 제 339조 강도 강간의 죄, 성폭력 특별법 제 5조, 특수 강도 강간과 제 14조 통신 매체 이용 음란의 죄 등이다.
1.2. 성폭력의 실태 및 원인
1.2.1. 남녀 불평등한 성차별적인 사회 구조
우선 가장 기본적인 원인은 남녀 불평등한 성차별적인 우리 사회의 구조, 즉 권력관계에 있다. 가부장제인 우리 사회는 여성과 어린이를 남성이나 어른에 비해 낮은 존재, 막 대해도 되는 존재로 여겨 남성과 어른에 의한 여성과 어린이에 대한 지배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어려서부터 남자아이에게는 공격성을 진정한 남성다움으로 가르치고 여자아이들에게는 순종적이고 자기 주장을 펴지 못하는 착한 여자로 기르는 것에서부터 문제가 노정 된다. 결국 남성은 힘과 용기를 덕목으로 하여 출세를 최고의 목표로 삼아 사회적인 일을 함으로써 생계 부양자가 되거나 그러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존재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그런 반면 여성은 사회적 능력보다는 아름다운 외모와 순종을 최고의 덕목으로 삼아 결혼이 인생의 목표이며 가정일에 우선 순위를 둠으로써 생계 의존적인 존재로 만들어 버린다. 이렇게 교육받은 남성과 여성은 지배와 복종의 관계를 갖게 되며 이것은 성관계에도 그대로 연결된다. 가정뿐만 아니라 직장과 사회에서도 상하 위계관계나 지배와 복종의 관계를 갖게 됨으로써 여성은 남성들의 성적 폭력에 쉽게 노출된다. 따라서 이러한 성차별적인 사회 분위기가 성폭력을 부추길 뿐만 아니라 남성에게 성폭력을 허용하게 만들고 성폭력을 한 경우에도 면죄부를 주게 되는 것이다.
1.2.2. 왜곡된 성문화
왜곡된 성문화는 성을 평등한 남녀간의 만남으로 보지 않고 남성을 성의 주체로 여성을 대상으로 상품화시키는 사회적 문화를 말한다. 이러한 왜곡된 성문화는 남녀 사이의 진정한 애정과 신뢰와 책임에 기반한 성을 오히려 소외시키고 있다.
한 살이라도 더 어린 여자를 옆에 앉히고 술 마시고 싶어하는 남자들, 그것을 부추기는 향락 퇴폐 문화, 건강하고 정상적인 성관계보다는 비정상적이고 변태적인 성행위를 보여주는 음란물, 여성의 가치를 오직 '성'으로 다루는 광고와 영화 등이 성폭력을 조장하고 있다. 특히 요즘 청소년 성폭력의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데 이는 우리 사회에 복합적으로 만연된 왜곡된 성문화의 결과인 것이다.
이러한 왜곡된 성문화는 남성이 여성이나 어린이 보다 우월하다는 의식 하에 여성이나 어린이는 막 대해도 상관없다고 인식하는 권력관계가 더 큰 원인이다. 더욱이 이러한 권력관계가 오랫동안 내려오는 관습이나 인식에 녹아들어 남성들에 의해 막무가내로 행해지는 통념들을 만들어 내어 성폭력을 더욱 조장하고 있는 것이다.
1.2.3. 의사소통의 불일치
여성은 어려서부터 성에 대해서 모르는 것을 미덕으로 가르침 받는다. 성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표현하면 '끼'있는 여성으로 낙인찍히곤 한다. 결과적으로 성과 관련된 자신의 욕구나 느낌을 표현하는 것이 막무가내로 절제당하며 성장하게 된다.
반면 남성인 경우는 중학교부터 공공연하게 접하게 되는 포르노 잡지나 비디오 등을 보면서 잘못된 성을 학습해 가고, 많이 알수록 영웅시되는 분위기다. 이러한 상황은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남녀가 분리되어 생활하면서 더욱 고착화된다.
이렇게 다른 성문화를 익힌 여성과 남성이 사회에서 다시 만났을 때 성폭력은 일어날 수밖에 없다. 성폭력의 위기상황에서 여성이 '안된다'라고 분명히 의사 표현을 해도 남성은 잘못 익힌 성문화에 의해 내숭 정도로 받아들이거나 긍정적 대답으로 취급하여 성폭력을 강행하게 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여성은 원하지 않는 성적 접근에 대해 분명히 표현하는 능력이 차단당하게 된다. 특히 상대방이 권위나 지위가 높은 사람인 경우 그러한 표현은 더욱 어려워진다. 이와 같은 의사소통의 오해가 성폭력을 낳는 것이다.
1.3. 성폭력피해자의 후유증
1.3.1. 불안/두려움
성폭력피해자들은 성폭력 발생 이후 강한 불안과 두려움을 경험하게 된다. 성폭력 과정에서 피해자들은 생명의 위협을 느끼게 되었으며, 가해자에 의해 완전히 지배당하고 있다는 사실에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연구에 따르면 성폭력 피해자의 94% 이상이 공포 상태에 있었고, 90% 이상이 무력감을 느꼈다고 보고하고 있다.
또한 성폭력 피해자들은 성폭력과 관련된 자극이나 물건, 성폭력의 결과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재발의 취약성 등으로 인해 강한 두려움을 경험한다. 피해자들은 혼자 있는 것, 말없이 따라오는 사람, 낯선 장소 등을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으며, 약 90% 이상의 피해자들이 이러한 상황에 대한 두려움을 호소하였다.
이처럼 성폭력 피해자들은 성폭력 발생 이후 장기간에 걸쳐 두려움과 불안을 경험하게 되며, 이는 피해자들의 일상생활을 위축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피해자들은 두려움의 대상이 변화하면서도 그 수준이 높게 유지되어 결국 스스로 두려운 대상들을 회피하게 되며, 이는 피해자들의 사회적 관계와 활동을 제한하게 된다. 따라서 성폭력 피해자들에 대한 지속적인 심리상담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1.3.2. 우울증
우울증은 성폭력피해자에게 있어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의 하나이다. 우울증상은 성폭력 후 처음 몇주간 가장 현저하게 드러난다. 우울증상은 울음, 수면 및 식사장애, 피로감, 자살적 관념, 죄의식, 무가치감, 절망 등으로 표현된다. 불안증상이 성폭력 발생 후 몇 시간에서 몇 일 동안 대다수 피해자에게 가장 현저하게 드러나는 증상이라면, 우울 증상은 성폭력 후 한 두 주일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서 빈번히 나타난다. 국내연구에서는 우울증을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는 연구는 없으나, 우리나라 성폭력피해자들도 우울증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볼 수 있다. 한국여성개발원의 연구에 의하면, 성폭력피해 직후의 영향에 의욕상실, 자신을 죽이고 싶도록 미웠고 열등감에 사로잡힘, 주변사람들의 눈치를 자주 보게 되고 소극적으로 변함, 자신에 대한 혐오감, 식욕상실 및 식음전폐 등 우울증상을 추정케 하고 있다. 성폭력의 장기적 영향에 의하면, 우울증상이 보다 명확히 드러나고 있다. 즉, 자포자기, 자살시도, 혼자 있을 때가 많아지고 우울하고 잡념이 많아짐, 의존적 성향이 높아짐, 낮은 자아존중감, 우울증, 신경쇠약, 자살시도, 자포자기 등의 증상들이 장기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렇듯 성폭력피해자가 경험하는 전형적 우울증상에는 일하러 갈 수 없고 직장을 그만두는 등 일상생활에 장애가 발생하며, 자살에 대한 생각까지 포함된다. 이처럼 성폭력피해자의 우울증상은 피해자로 하여금 사회적 상호작용이나 사회활동으로부터 탈퇴하게 하고, 피해자가 기존에 누리던 삶의 보람이나 즐거움을 얻지 못하게 하는 등 심각한 후유증을 야기한다.
1.3.3. 사회적응
성폭력피해자의 사회적응은 성폭력 이후 겪는 가장 어려운 후유증 중 하나이다. 성폭력피해자들은 성폭력 발생 직후 학습장애, 학교 기피, 집중력 상실, 무단결석 등 학업에 적응하기 어려워하며, 가정생활에 있어서도 가출, 남성에 대한 혐오와 무관심, 친구나 친척과의 관계 단절 등을 경험한다.
장기적으로도 상당수의 여성들이 성폭력 피해 이후 학교와 직장생활을 포기하고 사회적 관계를 회피하며, 일부는 윤락행위나 약물·알코올 중독에 빠지기도 한다. 이는 서구 여성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피해의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배우자나 파트너와의 관계에서도 성폭력은 심각한 손상을 초래하거나 관계 상실을 야기한다. 성폭력 이전의 관계 수준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배우자와의 관계가 악화되고 이혼에 이르는 경우가 많아 피해자의 상처가 더욱 가중되는 실정이다.
이처럼 성폭력피해자들은 대인관계, 학업, 직장생활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적응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는 피해자의 고립과 사회적 소외를 낳아 회복을 더디게 한다. 따라서 성폭력피해자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사회복지적 지원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1.3.4. 성적 기능상의 문제
성폭력피해자의 성적 기능상의 문제는 성폭력이 피해자의 성적 기능과 관련하여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에 따르면 성폭력 피해자들은 성적 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들은 성폭력 직후 성적으로 위축되어 있으며 성행위에 대한 혐오감, 증오감, 남편과의 성관계 어려움, 성적 불안감, 성적 관심 감소 등 성적 어려움을 호소하였다. 아동기에 지속적인 성폭력을 당해온 여성의 경우 과도한 성적 호기심이 생기거나 빈번한 성기노출을 하게 되는 등의 성적 문제도 나타났다.
장기적으로는 성불감증, 성적 죄의식, 성적 불안감, 낮은 성적 자아존중감, 성행위에 대한 혐오감, 증오감, 두려움 등 심각한 성적 역기능이 관찰되었다. 일부 피해자들은 성 행위에서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고 애무, 키스 등 신체접촉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일부 피해자는 성관계가 문란해지는 등 자신을 버린 사람이라고 여기며 문란한 성생활을 하기도 하였다.
또한 성폭력피해자들은 성적 자극이나 접촉에 의해 과거의 외상을 극도로 재경험하는 플래시백 증상을 겪기도 하였다. 이처럼 성폭력피해자의 성적 기능상의 문제는 매우 심각하고 지속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1.3.5. 신체적 문제
성폭력피해자의 신체적 문제는 성폭력 당시 입었던 타박상에 기인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뚜렷한 출처가 없을 수도 있다. 성폭력 피해자들은 피해 직후 임신 또는 임신에 대한 두려움, 타박상, 두통, 얼굴이 달아오름, 지속적 출혈, 생리중단, 세균감염, 신체적 상해 등의 신체적 증상을 호소하였다.
이러한 신체적 증상들은 몇 주가 지나면서 대부분 사라지지만, 일부 증상들은 정서적 디스트레스에 의해 가려져 있었던 탓으로 오히려 초기단계가 지난 후에야 인식되기도 한다. 연구에 따르면 성폭력이 심했을수록, 정신신체화 효과가 더 많이 나타났다. 예를 들어 두통뿐 아니라 수면장애와 식사곤란도 일반적으로 나타났다.
장기적인 신체적 영향으로는 임신, 병적 식욕과다 혹은 식욕감퇴, 신경예민, 두통, 불면증 등의 증상이 관찰되었다. 이처럼 성폭력 피해자들은 단기적으로는 다양한 신체적 문제를 겪지만, 그 중 일부는 장기적으로도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
1.3.6. 정신적 후유증 -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중심으로
때로 성폭력피해자들은 신경쇠약, 자기학대, 자기파괴적 성향, 정신분열증, 대인기피증 등 여러 아주 심각하고 치유가 어려운 정신적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