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와 생활건강

소개글

담배(니코틴)에 의한 피부각화증에 대한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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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어느 하루에 끝자락에서 그랬다. 하룻밤을 꼬박 새고, 서서히 아침은 밝아오는데 오늘 촬영해야 하는 분량은 아직도 많이 남아있는데다 앞뒤 시간 재지 않고 자기 마음에 들 때까지 큐싸인만 외치던 감독은 그제서 부랴부랴 서두르라 호통만 치는 상황에서 담배는 꽤 괜찮은 위안거리가 되기 마련이다. 어김없이 담배를 물었다. 불을 붙이려는 찰나에 담배를 붙들고 있는 집게손가락과 가운데 손가락이 눈에 들어왔다. 누렇게 멍이 들어있었다. 그때가 어슴푸레한 새벽녘이었음에도 손가락 끄트머리의 누런 얼룩이 선명하게 보였다. 그렇게 한참을 손가락만 바라보았던 적이 있다. 촬영이 끝나자마자 한 일은 화장실에 달려가서 손을 닦는 일이었다. 손가락에 그것이 달라붙은 모양새라서 이질감을 느꼈던 것 같다. 그런데 이것이 손을 백날 닦아도 쉽사리 지워 지기는커녕 점점 더 색이 진해지는 것만 같았다. 그렇게 한 반시간은 손만 닦았던 것 같다. 목욕탕에 가서 때수건으로 문질러 봐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담배와 전초전은 시작된 것이었다.

내 나이 이제 스물 넷. 나름 아직은 젊다고 무작정 도전할 수 있는 패기가 있는 몸이라고 여겨왔다. 그런데 그게 무참해 깨져버린 때가 있었으니, 촬영협조를 얻으러 종로구청에 갔던 날이었다. 거기에 계장이라는 분이 경력을 물으시면서 나이를 짐작하시길 실제 내 나이보다 무려 오년을 더 부르시는 게 아닌가? 물론 그때야 정색을 할 수가 없는 자리여서 그냥 웃으며 넘어갔지만 보기보다 소심한 성격의 나는 한참을 꽁하고 있었더랬다. 회사에서 평소 친하게 지내던 작가에게 슬며시 물어보니 담배를 끊으란다. 담배 많이 피면 빨리 늙고, 주름살도 많아진다고 말이다. 맞다. 그런 얘기는 많이 들어 왔다. 그냥 흘려들어서 문제겠지만 그때는 정말 가슴에 한마디 한마디가 박혀들었었다.
공기 중에 퍼진 담배연기는 피부를 건조하게 만든다고 한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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