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와 계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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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올바로 보고 싶은 마음에 여러 생각이 섞여버린 작가

처음 접했던 선우휘의 소설은 <한국인>이었다. 그때 나는 중학교 1학년이었는데 그 나이에 한국인이라는 소설을 읽고 바로 이해를 하는 것은 힘들었다. 그때 막 성교육을 받았던 시기였는데 두 세 번 읽고 나서야 등장인물들이 하는 말이 무엇인지 알았다. 어린 나이에 별다른 내용 없이 군인이 부인과 만나서 하룻밤을 잔다는 내용은 이해하기 힘든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단순하고 짧은 내용 때문에 그 전까지 읽었던 여러 이해하기 어려운 말을 늘어놓은 소설들보다 재미있게 읽었고 또 성적인 호기심이 가득했던 중학생에게 인상적인 내용이었기 때문에 기억에 많이 남는다. 그리고 군대도 갔다오고 나이도 먹을만큼 먹은 10년 후에 선우휘의 다른 작품인 불꽃을 읽고 그때 읽었던 한국인이 어린 나이에 이해하기 쉬운 소설은 아니었다고 생각이 들었다.
오리와 계급장은 그 소설 제목도 특이했다. 오리는 울타리를 세우는 과정으로 표현되어 중립적인 이데올로기 성향을 보여주며, 계급장은 어떤 출신을 말해주는 것을 의미한다. 선우휘의 소설은 정치적 이데올로기를 논하는 내용으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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