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바람이 머무는 곳
- 최초 등록일
- 2011.09.21
- 최종 저작일
- 20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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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히말라야, 바람이 머무는 곳
Himalaya, Where The Wind Dwells
개봉 2009. 06. 11
감독: 전수일
주연: 최민식
영화 감상문입니다
목차
1. 바람의 길
2. 회자정리
본문내용
1. 바람의 길
영화의 첫 장면에 종이 박스에 개인 소지품을 들고 엘리베이터를 등지고 선 중년남자가 있다. 세상과 마주하기 싫다는 혹은 세상의 순리를 어긋나고 싶다는 소극적인 공격성 되겠다. 마흔 세 살의 직장인이 있다. 아내와 자식들은 미국에 유학가 있는 기러기 아빠다. 불행하게도 이 분이 회사로부터 대기발령이라는 것을 당했다.
프랑스에서 소설을 쓰는 알랭 드 보통에 따르면 중세시대에 하층 계급에 속하는 사람들은 단지 불운한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작금의 현실에서 돈 없이 괴로워하는 사람들은 루저(loser)가 되었다. 인생의 실패자다. 과거에는 신의 보살핌을 받지 못한 가련한 사람이 이제는 실력과 능력이 없어 도태된 자가 된 것이다. 이런 인식이 극단으로 치달은 것이 작금에 유행하는 신자유주의다. 인간의 어떤 능력인지 모르겠으나 그 능력 순으로 랭킹을 매겨서 돈을 배분해야 한다는 아주 천박한 인식이다. 정치를 좌지우지 하는 사람이 사회를 아는 사람이 아니라 경제만 아는 사람이 된 결과일까? 각설하고 이런 구조하에서 퇴출당한 행복한 사나이가 최민식이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지 못한다. 자신은 도태되었으니 못난 사람이고 행복해서는 안 되는 사람이다.
회사를 나온 미스터 최는 짜장면을 한 그릇 먹고 동생이 하는 공장에 갔다. 이사 하는 날 최민식을 도와준 도르지가 자동차 사고로 죽었다는 말을 듣는다. 그리고 도르지의 유골을 들고 네팔로 간다. 최는 갈 곳 없이 비를 피하고만 있다. 다른 사람들은 비를 피하면서 지속적으로 어디론가 가고 있는데 최는 물끄러미 바라만 보고 있다. 인생의 방향을 잃어버린 중년남자를 효과적으로 표현한 훌륭한 씬이다.
장년 도시남자에게 자갈밭을 기는 것은 쉽지 않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찾아볼 수 없고 끝도 없는 산길을 걸어만 간다. 짐을 들고 가는 짐꾼은 백 미터는 앞서 있고 발바닥은 아려온다. 사람도 지나다니지 않는 곳에서 과일을 파는 사람이 있다. 말 없는 상인에게 돈을 주고 과일로 목을 축인다. 가방을 맨 세르파는 한국에서도 일 못한다고 해고당한 최는 히말라야에서도 별로 필요 없다. 급기야 마른 기침을 해대고 코피를 흘리고 쓰러진다. 말 위의 최는 구토를 하느라 존재의 기력을 소진한다. 고산증에 걸린 최씨는 말에 던져진 짐짝 같은 신세가 되어 자르코트에 도착한다. 생활 불능의 장소에 도착한 최. 한국에서나 소용에 닿는 삶의 재주는 어디다 쓰겠는가? 이쪽 저쪽 모두 삶의 노곤함이다.
참고 자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