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괭이부리말 아이들
- 최초 등록일
- 2005.12.04
- 최종 저작일
- 199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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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괭이부리말 아이들을 읽고 서평을 쓴 것입니다. 다양한 인물과 서술 시점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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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아주 오래전에 철거민 마을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학교 선배를 따라 대학 동기들과 아무 생각 없이 도착한 곳은 양재동을 조금 지나 위치한 주암리 마을이란 곳이었다. 학교 대자보에서 간간이 보아온 동네 이름이었지만 선배가 얘기하기 전까지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었다. 철거를 앞 둔 이 마을은 제법 규모가 컸던 것으로 기억한다. 우리는 이곳 사람들이 정부의 부당한 철거 정책으로 고통 받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구체적으로 생각나진 않지만 마을주민들은 전기세며 수도세 등 세금까지 내면서 지금까지 살았는데 불법이라고 나가라고 하니 억울하다는 얘기를 했었던 것 같다. 곧 겨울인데 어떻게 할지 막막하다고도 했다.
어른들은 일을 나갔거나 철거반대 운동에 참여하느라 아이들을 돌 볼 시간이 없었다. 자원봉사를 하는 학생들은 이렇게 방치된 아이들을 위해 프로그램을 만들고 공부방을 운영하거나 직접 관공서를 찾아가 주민들의 철거 반대 투쟁을 도와주고 있었다. 정부 측에서는 벌써 어깨들을 고용하여 학생들과 주민들에게 폭력까지 휘둘렀고 다친 사람들이 많았으며 상황은 좀처럼 나아질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주민들이 사는 모습을 자세히 보여 준다며 선배는 우리를 마을 주민의 집으로 데려갔다. 판자와 판자를 이어서 기둥과 공간을 만든 아주 허름한 집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다. 겹쳐진 판자위로 비닐들이 엉성하게 올려져 있었고 비가 오거나 바람이 심하면 날아갈 것처럼 허술한 집이었다. 집 안은 보통 가정집처럼 온기가 있었고 텔레비전이며 비디오 등 가전제품들이 놓여 있었다. 같이 간 아이들 중에는 먹고 살기 힘들다면서 비디오까지 갖추고 산다며 왜 이런 사람들을 도와주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투덜거렸다. 우리를 데려간 선배는 우리에게 당연히 가지고 있어도 될 물건이 왜 저들에게 있으면 안 되느냐며 되물었다. 우리가 갖고 싶고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사기 위해 돈을 모으듯이 저 사람들도 똑같다고 말했다. 선배의 말은 낮고 조용했지만 난 커다란 울림을 느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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