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작가론] 은희경
- 최초 등록일
- 2003.12.05
- 최종 저작일
- 20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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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없음
본문내용
<새의 선물>은 시간의 흐름을 따르는 구성이나 원시적으로 느껴질 정도의 싱싱하고 직설적인 문장 등이 평이하게 읽히지만 강한 흡입력으로 사로잡는 힘이 있다. 결코 크거나 대단하지 않은 사람들의 삶과 행태가 적나라하게,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으로 생생하게 살아 움직인다. 당돌하고 영악한 화자의 시선은 우리가 믿고 쫓는 규범과 상식과 미망의 '허'를 여지없이 찌른다. 보아서는 안 될 삶의 이면을 너무 일찍 보아버린 아이의 날카로운 비판적 시선과 거기서 오는 돌이킬 길 없는 상실의 가차없는 묘사는 흔히 볼 수 없었던 것이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어린 시절의 많은 삶들 중에서 최악의 삶 하나를 살아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성장은 유년의 긍정적인 확대가 아니라 부정적인 축소이다. 이런 형벌 때문에 어른에게 허락된 시간이란 과거밖에 없다. 어른들이 자주 뒤를 돌아다보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럴 때 어른의 시간은 과거의 반추와 그런 현재의 반복이기 쉽다. 특히 "열두 살 이후 나는 성장할 필요가 없었다." 라고 말하는 조로한 아이에게 그 이후의 삶은 더욱 긴 형극의 길이었을 것이다. 그 아이는 일찍부터 인생과 손해나는 거래를 했기 때문이다. 그런 아이의 조숙함이 애초부터 선의나 호의를 베풀지 않는 삶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 우리는 그 아이에게 연민을 느끼게 된다.
참고 자료
은희경의 <새의 선물>
<마이너리그> <상속.